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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주당 목포시의회 향한 우호적 무관심이 잉태한 '진촌퇴척'

 

나광운 기자 | nku@newsprime.co.kr | 2021.05.20 08:56:41
[프라임경제] 2018년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은 물론 난공불락으로 여겼던 부산, 경남, 울산 등 광역단체장을 포함.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을 싹쓸이 하면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또한 2020년 치러진 총선 역시 압승을 거두며 촛불로 시작된 민심의 선구자가 된 듯 으쓱했던 민주당은 '마음껏 해도 좋다'는 집권당의 자만감에 취한 잔칫집 분위기만 즐기다 지난 4 ∙7 보궐선거에서 무능함과 교만함의 심판을 받으며 국민의힘에 완패하는 귀결을 낳았다.

보궐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문재인 정부의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그린라이트가 켜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겠지만, 국민들은 정작 집권당이 되자 과거 정권과의 변화에 무감각하고 공정이 사라진 심각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혹독한 심판의 독배를 던지는 결과로 심판했다.

중국의 사상가 노자의 '나아간 것은 적고, 물러선 것은 많다'는 뜻의 진촌퇴척(進寸退尺)에 '용병의 방법에 관해 내가 감히 주체가 되려 하지 않고 객체가 되며, 감히 한 치를 나아가지 않고 한 자를 물러선다'는 말이 있다.

많은 국민이 부패와 적폐에 젖어 공정이 사라진 정부에 대해 슬퍼하고 항거하면서 촛불을 들고 적폐와 개혁적 변화를 함께할 정당으로 택한 민주당은 180석의 숫자에 취해 민심을 가벼이 여겨 큰 재앙을 맞았고, 자신들의 보배(민심)를 잃게 되면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은 형국에 처해있으면서도 중앙정치에서 땜질 정치에 정신이 팔려 정작 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비리와 갑질에는 동네정치로 치부하며 밑바닥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만일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권 연장 욕심에서 벗어나 급격히 돌아서고 있는 여론보다 한 발짝 빠르게 행동하는 승부사적 정치 리더십을 발휘해 노선과 이념을 뛰어 넘어선 진정 국민의 아픈 곳을 찾아내고 그곳에서 민심의 아픈 소리를 먼저 해결하려는 업그레이드된 정치력을 보였다면 급격한 민심의 회초리는 적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정치판에는 '영원한 적군도 없고 영원한 아군도 없다'고 하지만 민주화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 호남, 그중에도 목포에서는 그동안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통했던 곳 중 한 곳이다.

현재도 목포에서 정치를 하는 많은 정치인들은 "그래도 민주당이지 설마 목포에서 국민의 힘 후보를 찍겠느냐"는 말을 스스로 뱉으며 민주당 소속을 정치적 재산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현실은 변했고 또 사실 현장에서는 "이제는 지방의회도 내부에서 견제세력이 생겨야 하고, 민주당 독주에서 파생하고 있는 각종 비리와 독선을 더 이상 감싸주는 어리석은 투표는 안 된다"는 등의 민심이 SNS 등에서 등장하고 있다.

사실 현재 목포시의회는 역대 회기 중 가장 많은 잡음을 낳고 있으나, 목포시지역위원회나 전남도당은 물론 중앙당에서도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와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민주당에 대한 시민들의 배신감은 확산기로에 있으며, 내년 지방선거를 기다리며 변화의 초석에 서겠다는 민심 역시 확산세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목포시의회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는 황제 접종과 황후 순대 의혹,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의혹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의 각종 잡음으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에도 집권여당의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의회 차원의 조사나 해명은 물론 시민들에 대한 사과도 없는 독불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데도 중앙당은 공정이라는 이념을 상실하고 있다.

조선 중기의 유학자 율곡 이이는 동호문답(東湖問答)에서 군자와 소인을 가려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제왕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도학을 싫어하거나, 직언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구태를 묵수하며 망령되게 시도하여 복을 구하려 한다면 소인배들이 그 틈을 타 갖가지 방기곡경(旁岐曲逕)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떵떵거리며 의석수를 자랑삼아 무소불위의 독주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며 사회적 갈등을 안고 있는 문제를 멀리한다면 멀어진 민심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공정이 사라지고 자신들의 욕심에 눈이 멀어 있는 독단적인 지방의회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정치가 시민을 위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올바른 의회로 복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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