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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금융] 일론 머스크의 저격 "환경파괴 주범" 채굴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21.05.20 10:13:03
[프라임경제] 지난 19일 가상자산 시장이 대폭락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대량 매도세가 유입되며 바이낸스를 비롯한 몇몇 대형 거래소 서버가 터질 수준의 폭락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대폭락의 원인은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는 상황입니다만 시장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언에서 시작된 '나비효과'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변심했습니다. 갑자기 비트코인 채굴에 화석 연료가 과다하게 사용된다며, 테슬라 결제수단에서 제외하겠다고 폭탄발언을 했는데요. 이는 가상자산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일론머스크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 급락이 시작됐다. ⓒ 업비트


일론 머스크는 지난 12일 개인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화석 연료 사용 급증이 우려된다"며 "비트코인 전력 사용량 대비 1%만 사용하는 다른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찾을 것"이라며 테슬라에 대한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했습니다. 16일에는 그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각했을 수 있다는 뉘앙스의 트윗을 올렸죠.

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인 '테슬라'가 화석 연료 사용을 두고 비판적 입장을 표명한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그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가 시장에 미쳤던 파장을 고려한다면 '입방정'이란 비난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비트코인 채굴에 과한 전기가 소모된다는 사실을 갑자기 알게 된 것도 아닐 텐데 말이죠.

발언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라도 머스크의 변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채굴'의 문제점과 한계를 짚어볼 계기가 됐다는 건 분명합니다. 

머스크는 왜 채굴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했을까요? 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채굴의 정의와 방식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극악' 난이도 수학 연산 위해 '고성능 채굴기' ↑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채굴이란 '블록이 연결된(블록체인) 구조의 비트코인 공공원장에 거래 기록을 추가하는 과정'입니다. 즉, 채굴을 통해 거래를 인증한다는 얘기죠. 비트코인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들어 놓은 어려운 수학 연산을 푸는 방식으로 블록이 생성되며, 이 때 채굴업자는 그 대가로 일정 수준의 비트코인을 얻게 됩니다. 그 방식을 금광에서 광부가 금을 캐는 과정에 빗대 채굴이라 부릅니다. 

채굴을 실시하도록 설정한 컴퓨터를 통해 채굴을 합니다.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해 전력 소모가 높은 고성능 컴퓨터가 사용됩니다. 이 때문에 채굴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한 거죠. 비단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을 비롯한 블록체인 구조의 1세대 가상자산 대부분은 채굴이 필요합니다.

수학 연산 난이도는 채굴업자가 늘어날수록 높아집니다. 채굴업자가 거의 없던 초기엔 난이도가 낮았기 때문에 개인용 컴퓨터로 채굴하고도 다량의 비트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며, 덩달아 채굴시장도 활성화됐고, 현재엔 난이도가 매우 높아져 개인용 컴퓨터 1대로 연산하는 데 5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비트코인 채굴 1위인 중국 등에서는 수천대의 고성능 채굴기 컴퓨터를 놓은 채굴장 운영이 활성화됐고, 실제로 사용 전력량은 상상을 넘는 수준입니다. 중국이 채굴시장의 큰손이 된 데는 중국정부의 규제도 한 몫 했는데요. 정부가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자 채굴에 매달린 것입니다.

비트코인 설계구조 상 물량이 제한돼 있고, 채굴량이 줄어듭니다. 덧붙여 비트코인 가치 상승에 의한 난이도 상향은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고성능 채굴기 사용에 기인한 전기 소모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게 현실입니다.

◆간접채굴 고려한다면 업체 판단 신중해야

이렇듯 환경문제를 야기한다고는 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아 채굴시장에 뛰어든 개인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채굴에 참여하는데요. 고성능컴퓨터를 설치해 직접채굴 하거나, 업체에 의뢰해 간접채굴(클라우드 마이닝)하기도 합니다.

직접채굴은 말 그대로 컴퓨터에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전용 ASIC 채굴기(고성능 컴퓨터로 비트메인 등 특정 업체에서 판매 중)를 구매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고성능 컴퓨터와 ASIC 채굴기의 가격은 수천만원을 넘기도 하는데요. 이 마저도 최근엔 품절입니다. 직접채굴을 위해선 일정 공간이 있어야 하고, 전력 소비가 만만찮아 개인이 가볍게 접근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채굴 커뮤니티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채굴기를 놀렸다가 수백만원의 전기세를 냈다는 에피소드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합니다. 심한 소음 역시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간접채굴은 특정 회사에 채굴을 대행하는 방식입니다. 간접채굴 업체에 일정 비용(채굴을 원하는 수준의 해시 파워 이용료를 내는 방식)을 지불해 채굴을 맡긴 뒤 일정 수수료를 떼고 해시 파워가 채굴한 비트코인을 보상받게 됩니다.

직접채굴에 비해 접근이 용이하고, 초기비용이 덜 들어가는 등 클라우드 솔루션 이용과 비슷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수취한 뒤 제대로 보상해주지 않는 악덕 업체가 늘고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업체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지 않으면 먹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겠습니다.

◆환경오염 주범 오명 어떻게 벗을까?

한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는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1년 간 비트코인 채굴에 소비되는 전력량은 25위권으로 웬만한 나라보다 많이 소비된다"며 "전문가들은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2033년까지 전 세계 기온이 2도 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최근 중국 산장성 부근에선 발전소가 채굴업체에 전기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며 "비트코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환경문제 개선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케임브리지 연구소가 채굴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76%는 "소모 전력 중 일부라도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수준이 오염을 줄이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겠지만 채굴업자 모두 환경오염이 문제라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 아닐까요?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맞물린 채굴 경쟁 심화 속에서 '환경오염'이라는 난제 해결에 어떤 해법이 적용될지 관심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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