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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써밋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대우 하이엔드와의 마찰…인수전 이후 또 다른 양상 불가피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1.05.21 19:12:15

호반써밋 수성 조감도. ⓒ 호반건설


[프라임경제] 지난 2019년 호반건설과 대우건설(047040)간 펼친 '정상' 신경전이 재차 회자되는 분위기다. 이는 다름 아닌 양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명 '써밋(SUMMIT)' 때문이다. 

때는 2019년 3월. 창립 30주년을 맞은 호반건설이 그룹통합 CI와 함께 새로운 주택브랜드 '호반써밋'을 공개하자 이보다 앞서 '푸르지오 써밋'을 내세운 대우건설과의 마찰이 불가피했다. 

대우건설은 특정 브랜드 내세운 '차별화 추세'에 맞춰 2014년 용산 푸르지오 써밋을 시작으로 '푸르지오 써밋'을 육성,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2018년 분양)을 통해 하이엔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상태였다. 

업계 관계자는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은 수주 당시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까지 나서며 '고급화' 전략으로 푸르지오 뒤에 써밋을 붙였다"라고 회상했다. 

호반건설이 지난 2018년 3월 창립 30주년을 맞아 공개한 써밋 BI(아래)는 대우건설 푸르지오써밋 BI(위)와 표기 및 디자인이 매우 흡사해 '유사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 각사


단어(써밋) 자체가 일반명사인 만큼 양사간 법률적 상표권 분쟁을 피했지만, 표기와 디자인 측면에서 매우 흡사해 브랜드 혼란 요소로 지적됐다. 

당시 호반건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10년부터 주상복합단지에 '호반써밋플레이스'를 사용했으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지도 탓에 표절 의혹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과 1년 전 이들간 '인수 합병'이 높은 관심을 끌었던 만큼 수요자 입장에선 브랜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게 업계 평가다. 더군다나 대우건설 써밋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반면 호반건설의 경우 기존 브랜드(베르디움)가 있음에도 불구, 굳이 써밋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대우건설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했다. 

실제 호반건설이 2018년 당시 대우건설과의 인수합병을 시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다만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 발전소' 대규모 국외 손실 리스크를 확인한 호반건설이 추가적 손실을 우려해 인수 포기를 선언해 인수전을 통해 지명도만 높였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최근 호반건설과 대우건설간 불편한 관계가 재조명되는 이유는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인수 후보자로 또다시 호반건설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전 참여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호반건설에게 있어 대우건설 인수는 재도약의 발판이라는 점에서 참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총자산 규모(재무제표 기준) 5조4148억원 △공정위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재계순위 37위 등 명실상부한 대기업 그룹사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업계는 '종합 건설사'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과천 푸르지오써밋. ©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국토교통부 도급순위)도 2019년 10위권에 진입한 바 있지만, 주택건설 외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이듬해 곧바로 12위로 미끄러졌다. 

실제 고급건축과 토목, 플랜트 등은 하루아침에 실력을 쌓기 힘들며, 자체 택지개발은 수많은 리스크가 따른다. 도심 정비사업 역시 기존 건설사 브랜드파워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처지다. 

이와 달리 대우건설은 2020년 시공능력평가 순위(6위)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건축과 토목과 플랜트 등 전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더군다나 호반건설은 지난 3월 대한전선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 시장 큰 손'인 만큼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해 글로벌 종합 건설사로의 도약을 꾀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 

호반건설은 호반대로, 대우건설은 대우건설 나름대로 써밋 경쟁력을 시장 내에서 입증하고 있지만, 인수전 상황에 따라 또 다른 양상을 보일 게 분명하다. 

과연 써밋이 호반건설 브랜드로 대중에게 인식될 수 있을지, 아니면 대우건설 하이엔드 브랜드로 남을지 관련 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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