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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형의 직업병 이야기] 타이어제조업과 직업병이야기

 

정일형 공인노무사 | press@newsprime.co.kr | 2021.05.31 12:34:47

[프라임경제] 자동차 1000만대 시대를 넘어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자동차 등록 대수는 약 2430만 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자동차 1대당 인구수가 2.13명에 이르는 것으로 사람 2명당 자동차 1대가 있는 셈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지속적인 증가는 완성차 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굴러가기 위한 필수적 요소인 타이어 산업의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되다. 타이어 산업은 자동차 산업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완성차 회사와 별개로 거대한 규모의 독자적인 산업을 구축하고 있는 특징이 있으며, 소비자들의 타이어에 대한 다양한 요구 및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타이어 사(社)들의 기술 개발 및 연구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타이어 산업의 발전 이면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타이어 산업 노동자의 산업재해 문제이다. 특히 우리나라 모 타이어 기업의 경우 노동자들이 심장 질환과 암 등 각종 질병으로 잇따라 숨지며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이 붙을 만큼 심각한 산재 문제로 사회적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이번 시간에는 '왜 타이어 공장에서는 산재, 특히 직업병 문제가 끊이지 않는 걸까?'라는 물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타이어는 크게 정련-반제품-성형-가류 이렇게 네 가지 공정을 거쳐 완성하게 된다. 정련은 여러 원재료를 혼합해 고무를 생산하는 과정을 의미하고, 이렇게 생산된 타이어용 고무 시트를 이용하기 쉽게 가공하는 반제품 공정을 거쳐 원통형 모양으로 성형 공정을 거친 후 가류 공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타이어가 완성된다.

공정별 유해물질과 관련해서 가장 먼저 언급되어야 할 물질은 바로 고무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에 의하면 고무공장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인체에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GROUP 1'에 속한다고 보고 있을 만큼 고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베타-나프탈아민, 벤젠, 석면 등 각종 발암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구체적으로 공정별 위험인자에 대해 설명하면 아래 표와 같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방문기 '죽음의 공장'에서 일어서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에서 발췌. ⓒ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이 외에 타이어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무리한 힘, 반복적인 작업, 부적절한 자세 등을 취하는 과정에서 각종 근골격계 질병 및 장시간 근로 환경에서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질병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타이어 기업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11년 67건에서 2020년 225건으로 산재 신청이 3배 이상 증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각종 암의 경우 적게는 5년에서 10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생하기 때문에 퇴직 이후 암이 발병하더라도 미처 업무와 관련 있음을 알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타이어 공장은 오랜 기간 따라다니는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 노동자의 근로 조건 및 환경을 개선할 것을 당부하며, 노동자들은 타이어 공장에서 근무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면 혹시 산재가 아닐까 한 번 더 의심하여 산재보험의 울타리 안에서 정당한 보호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일형 공인노무사 / 노무법인 산재 경기 안산지점 대표노무사 /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 자문노무사 / 광산진폐권익연대 강릉지회 자문노무사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자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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