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일문일답] 네이버 "올해 더 빠른 페이스로 스타트업 투자"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 "모든 투자팀 잠재적 M&A 대상"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1.06.08 15:26:41
[프라임경제] 네이버(035420)는 올해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가 8일 출범 6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 네이버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는 8일 열린 D2SF 출범 6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작년보다 더 빠른 페이스로 투자 중이며 초기 투자뿐 아니라 후속 투자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작년과 비슷한 수준 혹은 더 많은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D2SF가 지난 6년간 투자한 스타트업은 70개, 총 투자액은 400억원에 이른다. 

80%가 B2B 분야 스타트업임에도, 전체 투자팀을 보면 △생존율 99% △후속투자유치 성공율 70% △전체 기업가치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양 리더는 연내 완공 예정인 제2사옥에도 1개층 규모로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한다며,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함께 실험하고 교류하며 더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와의 일문일답.

-올해는 몇 개 스타트업에 얼마나 투자할 건가.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는.

"금액은 건마다 다르지만, 확실한 건 작년부터 초기 투자뿐 아니라 후속 투자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가 첫 투자한 회사에 후속 투자하는 것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을 학습했다. 도메인에 대해선 푸드 테크, 패션 테크 등 일상에 맞닿은 곳이 많다고 하는 말이 일부 맞다. 그렇다고 서비스 스타트업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기반으로 하되, 어려운 기술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더 체감하고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기술에도 투자한다고 보면 좋겠다."

-국내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6년 전 네이버가 처음 기술 투자를 시작할 때만 해도 기술 스타트업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실력과 열정 있는 분들이 이 시장으로 어떻게 들어올까. 롤모델이 필요하다. 이른바 박세리 모멘텀. 그동안 그런 모멘텀이 만들어졌다. 해외에서 큰 규모로 인수되거나 인정받는 테크기업이 나오고 있다. 퓨리오사 같은 경우도 국내에서 테크 유니콘 나올 수 있겠다는 희망을 주는 사례다.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훌륭한 사례를 만든 것처럼, 기술 스타트업도 그런 순간이 올 것이다. 2~3년 내 시그니처가 될 만한 딜 또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성장을 이끈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나 M&A를 검토하고 있나.

"항상 하고 있다. 그 팀이 잘 성장해서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거나 네이버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의 경우 후속투자를 한다. 작년부터 후속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게 됐다. 투자를 위한 모든 미팅은 잠재적으로 M&A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이다. 처음 투자할 때부터 어느 조건을 충족하면 M&A를 추진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모든 투자팀은 잠재적인 M&A 대상이다."

-스타트업과의 외부 커뮤니케이션보다 네이버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더 어렵다고 이야기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렵나.

"네이버가 20년 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원로 스타트업이다. 그동안 우리가 다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러다 어느순간부터 네이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합을 맺고 협업해야 된다는 것을 공감하지만, 실무에 적용하는 데에는 애로사항이 많다. 실무자들은 단기 지표나 기술 성장 목표에 집중하는데, 결이 다른 스타트업을 소개해 주거나 교류를 유도할 경우 시야 확대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험을 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어라는 저항선과 몰두하고 있는 목표. 이것들을 뚫기 위한 작업이 6년 동안 우리가 해 온 일이다. 이제는 네이버 내부에서도 시너지 요구 수준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네이버는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찢어져 있고, 각각의 어젠다와 수요, 다각화된 시너지 관점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네이버와의 시너지가 단점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스타트업 입장에서 당연히 고민된다. 협력을 전제로 하고 투자하지 않고 투자계약과 협력은 별개다. 협력하는 건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을 때만 가능하다. 저 팀의 사업이 매력적이고 네이버와의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고,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적인 판단은 쌍방의 자유의지에 있다. 네이버는 하고 싶은데 스타트업이 아직 기술을 끌어올려야 돼서 기다려야 되는 경우도 많다. 네이버의 경쟁자와 시너지를 내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많다. 저희가 투자했던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스케일로 잘 성장해서 글로벌 테크 자이언트한테 인수제안을 받으면 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제2사옥에 마련할 스타트업 전용공간이 스타트업 입주 형태인가.

"입주가 맞다. 기본적으로 수십팀은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2사옥 공간은 네이버의 인프라를 테스트베드로 삼을 수 있는 예비 창업단계 팀들이 더 적합할 것이다. 공간 자체가 굉장히 기술 친화적으로 마련된다. 로봇, 자율주행, AI 기술이 건물 전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 공간들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서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입주할 것이다. 구체적인 입주 규모와 공간 디자인 등은 하반기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공유하겠다."

-앞으로 네이버의 인수합병이 더 활발해지는가. 정해진 방향성이나 목표가 있나.

"각 자회사와 CIC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인수합병 서칭과 결정 모두 스스로 한다. 우리가 투자를 선행한 뒤 추천하는 바텀업 딜과 각 자회사에서 요청이 들어와 연결해주는 탑다운 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네이버에서 현재 가장 공들이는 쇼핑이나 웹툰 등에서 자원과 자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딜이 활발히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