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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말은 신는 게 아니라 '입는' 것" 최예나 로맨틱타이거 대표

새 패러다임 제시하는 '프리미엄 핸드메이드 레그웨어'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1.06.09 15:36:11
[프라임경제] 독특하다.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제품의 매력을 '반전'이라고 꼽을 만큼 알면 알수록 느껴지는 매력이 다르다. 첫인상은 다소 생소했지만, 제품 하나하나에 담긴 특별한 스토리와 정성이 가치를 높인다. 디자인 회사 비포브랜드를 운영 중인 최예나 대표가 '양말 하나로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겠다'고 창업한 로맨틱 타이거가 그 주인공이다.

최예나 로맨틱타이거 대표. ⓒ 로맨틱타이거


그저 빨아서 개켜둔 더미 중 손에 잡히는 양말을 신는 이들에겐 먼 나라 남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양말은 이미 패션 피플과 남성복 시장에서 '패션에 둔감한 아저씨'와 '감각 있는 오빠'를 구분 짓는 기준으로 주목받아왔다.

패션의 본고장 △이태리 △밀라노 △뉴욕 △일본 등의 명품 패션 런웨이에서는 이미 무한한 가능성과 영감을 주는 아이템으로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해 나간다.

로맨틱타이거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핸드메이드 레그웨어 브랜드다.

'양말'이라는 단어보다 레그웨어가 어울리는 까닭은, 정성과 퀄리티에 있다. 로맨틱 타이거의 레그웨어는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수많은 손길을 받아 탄생한다.

먼저 국제적인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디자이너들이 팀을 이뤄 해당 시즌의 컨셉을 기획하고 고민하며 디자인을 도출한다. 동시에 3~4개월의 샘플링 기간을 거치며 디자인에 적합한 최적의 소재를 선정한다.

해당 원단이 결정 나면 디자인 컬러를 수작업으로 입히게 되는데, 원단을 씌워놓은 판에 묻은 잉크를 닦아내고 다시 컬러를 씌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 후 완성된 디자인으로 샘플을 제작, 직접 착용하거나 세탁하며 수정할 점을 보완하고, 최종 테스팅이 끝나면 수봉제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수봉제란 사람이 재봉틀로 일일이 마감처리를 진행하는 봉제 방식으로, 제작 인원만 6명이 들어가지만, 제작과정에서 레그웨어 10개 중 4개가 탈락할 만큼 디자인과 품질에 철저하다.

최 대표는 "로맨틱타이거의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레그웨어 하나하나에는 개런티 카드와 함께 고유번호가 부여된다"며 "'다름' 이라는 큰 개념을 가지고 양말 하나로 나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어워드 수상 디자인 회사 대표의 '새로운 도전'

로맨틱타이거는 유니크한 핸드메이드 레그웨어 브랜드다.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디자이너들의 노련한 감각으로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 로맨틱타이거


최 대표가 운영하는 브랜딩 디자인 회사 '비포브랜드'는 디테일이 살아 있는 디자인으로 대형 클라이언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백지 위에 점 하나만 찍어도 여백, 구도, 무게감이 다 다를 수 있고 해석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충분한 스터디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 보통 초안을 8~10가지 제안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제품을 더 잘 이해한 디자인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내가 클라이언트라면?' 하는 생각으로 최종 결과물에 만족하는지 고려한다"고 말했다.

'비포브랜드'는 다수의 국제 어워드를 수상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최 대표는 단순히 일회성으로 일감을 수주받는 게 아닌, 지속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를 고민해왔다.

그는 "클라이언트들의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목표한 만큼 좋은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서, 불특정다수, 즉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우리의 디자인을 어떻게 하면 선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그렇게 1년 반정도의 구상 시간을 갖고, 우리가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우리가 일상에서 생활하는 것, 그리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을 찾다가 핸드메이드 삭스를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맨틱 타이거는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다. 그는 "강하고 용맹함의 상징인 호랑이도 어쩌면 로맨틱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구나 사랑받고,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있고, 그런 뜻을 브랜드 이름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콜렉션처럼…"유럽·일본 마켓 진출 목표"

로맨틱타이거는 이번 시즌 'The Movement' 라는 타이틀로 현대무용을 감미해 콜렉션 라인을 선보였다. ⓒ 로맨틱타이거


아무리 마니아층이 늘고 있어도, 아직 가격이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터, 사업을 하며 우여곡절은 없을까.

최 대표는 "유럽이나 일본에선 이미 패션피플들의 아이코닉한 아이템으로 핸드메이드 스타킹삭스를 많이 착용하는데, 한국은 저희가 처음으로 시도를 하게 돼 시행착오가 많은 건 사실"이라며 "로맨틱타이거는 만든 삭스를 팔기에 급급하지 않고 양말을 파는 것보다는 우리의 컨셉트와 결을 팔고 싶다"고 답했다.

로맨틱타이거가 제안하는 개념과 컨셉트, 그리고 새로운 모델을 고객들이 경험했으면 한다는 것. 

그는 "로맨틱 타이거가 이번 첫선을 보인 컨셉트는 'The Movement' 라는 타이틀로 현대무용을 감미하고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어서 콜렉션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며 "핸드메이드 스타킹삭스는 여자분들뿐만이 아니라 남자분들에게도 양말 하나로 나의 스타일과 센스, 즉 나의 페르소나를 구축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작은 디테일로 큰 임팩트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맨틱타이거는 유럽이나 일본 등 양말 시장이 선진화된 마켓 진출을 추진하고, 그와 같이 국내 인지도와 마케팅에 집중하며 다음 시즌 구상을 그려나가고 있다.

최 대표는 "다음 시즌은 '퍼즐'을 주제로 할까 한다"며 "열정도 많고 욕심도 많아 개척해나가야하는 것이 많다. 하지만 저보다 더 열정이 있고 고생하는 우리 팀원들이 있고, 또 우리가 이러한 핸드메이드삭스에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즐기는 마음으로 작업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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