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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품발품] 베일 벗은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 갈등은 ing

'로또 단지' 차익만 10억원 "관건은 내부 불화로 사업 지연"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1.06.10 11:40:26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19길 10 인근에 짓는 '래미안 원베일리' 건설현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상반기 분양 '대어(大魚)'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이하 원베일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는 지난 7일 분양공고를 게시, 오는 17일 1순위 청약에 돌입한다. 다만 분양 일정이 확정된 지금까지도 조합 내부 갈등이 종식되지 않고 있어 분양 성공에 있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모양새다. 

많은 시행착오를 끝내고 마침내 세간에 모습을 드러낸 래미안 원베일리 관심이 뜨겁다.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밀어낸 원베일리(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1호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35층 △23개동 총 2990가구로 조성되는 서울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용면적 46∼74㎡ 총 224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타입별로 △46㎡ 2가구 △59㎡ 197가구 △74㎡ 25가구다. 

일반 분양 가격(3.3㎡당)이 사상 최고 수준인 5653만원에 달함에도 불구, 인근 아크로리버파크(3.3㎡당 1억원)와 비교해 60% 수준이라는 점에서 속히 '로또 단지'로 꼽힌다. 나아가 브랜드 가치를 감안, 아크로리버파크 시세도 어렵지 않게 호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군다나 서울 지하철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 신반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역세권이다. 아울러 올림픽대로와 반포대로가 인접했으며, 인근에 명문 학군으로 꼽히는 초·중·고교가 위치해있는 등 우수한 생활 인프라를 자랑한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원베일리는 많은 사람이 눈독 들이는 단지지만, 모든 타입이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하다"라며 "하지만 분양 성공시 10억원이 넘는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단지'인 만큼 역대급 청약 경쟁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순탄치 않았던 과정 끝에 이뤄낸 결실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에서 하차해 8-1 출구로 나오면 '반포 센트럴 자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신반포역 쪽으로 걷다 보면 공사가 한창인 원베일리 시공 현장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지도. ⓒ 네이버 지도


"마침내 분양 확정이 났고, 오는 17일부터 본격 분양에 돌입한다. 조합은 성공적 입주를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도 검증된 우수한 입지에 속해 일명 '랜드마크 단지'로 언급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인프라를 조성해 강남 최고 명품 아파트로 거듭나겠다."

사실 원베일리 재건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난관을 거쳐야만 했다. 

지난 2015년 9월 △신반포3차 △반포경남 △경남상가 △신반포23차 △우정에쉐르 총 5개 단지를 흡수 통합해 출범했지만, 초과환수제 문제를 포함해 △분양가 책정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일반 분양 통매각 등으로 많은 진통을 겪어왔다.  

원베일리 조합에 따르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경우 2017년 12월31일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에 그해 7월 사업시행계획 수립을 위한 총회를 개최, 12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제를 면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합 세대당 7000만원 이상 예상되는 초과이익 부담을 피할 수 있던 것이다. 

아울러 분양가 산정에 있어 차질을 빚으면서 당초 지난해 하반기로 추진됐던 분양 일정도 연기되기도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일반 분양가(3.3㎡당)를 조합원 분양가(5700만원)보다 낮은 4891만원으로 책정한 것이다. 다행히 분양가상한제 이후 택지비가 높게 인정받으면서 일반 분양가는 최종 5653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상한제 적용시 HUG 산정 분양가보다 10~20%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긴 했지만, 택지비가 반영될 경우 분양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 아래 분양가상한제를 단행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일련의 사안들을 조합원들이 힘을 모아 해소한 원베일리는 2020년 4월20일 마침내 착공에 돌입, 오는 2023년 8월 입주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견본주택發 내부 갈등 "사업 차질 우려"

이처럼 원베일리 재건축 사업은 현재 '새로운 강남 랜드마크'라는 명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조합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조합장 해임안 발의' 활동까지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조합원 간 갈등은 지난해 11월 공개된 조합원 대상 견본주택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적지 않은 논란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창호 문제와 조합장 부정 대출 의혹을 꼽을 수 있다."

사실 현 조합 집행부와의 불화는 조합원 대상 견본주택에서 시작됐다는 게 비대위 측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조합 집행부가 개관한 견본주택 창호 크기 등에 대해 다수 조합원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건설현장. ⓒ 프라임경제


여기에 삼성물산 측 홍보 책자와 너무 상이한 것은 물론, 일부 세대의 경우 전용면적과는 무관하게 거실 창호 크기(3.6m)가 동일했다는 불만이다. 창호 제품도 독일 브랜드 'PROFINE 창호'였지만, 이마저도 중소기업 '우신윈시스템'이 중간재를 수입해 이를 조립·생산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창호 문제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0일 조합원 선호도 조사를 통해 기존 업체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좀처럼 불만을 거두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에 수긍하지만,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PROFINE 창호 선택을 유도했으며, 특히 모 조합원에게 유튜브를 통해 창호설명을 하도록 하는 등 부정적 방법을 서슴지 않았다. 이토록 일정 업체를 고수하는 건 결국 유착관계에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집행부와 비대위의 갈등은 얼마 전, 조합장 '부정 조합 대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재건축 시 임시 자택을 구해야 하는 입주민들은 주택 담보로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당시 서초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LTV) 제한 때문에 '종전주택 감정평가액 40%'까지만 가능했다. 

하지만 비대위가 조합장 종전주택 등기부등본을 조사한 결과 이주비 대출과 조합 대출 총액이 무려 10억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도시정비법 제70조를 악용해 조합 대출까지 받는 부정을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도시정비법 제70조에 따르면 세입자가 존재하는 세대에서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임차보증금을 토지등소유자 대신 조합(사업시행자)이 먼저 금전을 지급한 후 추후 토지등소유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단 이는 세입자 보호 제도인 만큼 반드시 세입자 존재 여부가 확인되어야만 한다. 

"조합장은 관리처분인가 승인 후 조합원 이주가 한창이던 2018년 6월, 당시 미국에 있던 조합원 A씨 소유 사업시행구역 내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다. A씨 세대가 공실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조합장이 해당 세대를 담당하던 공인중개사에게 전입신고를 부탁해 본인 주소지를 A씨 집으로 이전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집주인 A씨가 조합장 점유·사용을 승인한 적이 없었고, 주민등록 이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또 임대차계약서 작성 시 당사자 간 절차 진행이 필수임에도 불구, 어떤 과정 없이 이를 진행했다. 

즉 조합장은 허위 서류를 통한 주소지를 이전해 조합 대출까지 진행하는 부정행위를 서슴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조합장이 소유자 동의 없이 이주했다는 점은 건조물 침입과 동시에 사문서 위조·행사 행위로 판단될 수밖에 없다"라며 "나아가 이를 통해 조합 대출을 받았다면 명백한 사기행각"

원베일리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접수한 고발장(왼쪽)과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무실. ⓒ프라임경제


조합 집행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언급할 수 없다"라며 "비대위 측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고, 이는 진행되고 있는 법적 판단에 따라야 하는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일련의 문제를 무사히 해결하고 향후 입주까지 남아있는 안건을 무사히 마무리해 사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과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조합 간 불화를 순조롭게 마무리해 강남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계속되는 갈등으로 사업 지연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릴지 관련 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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