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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합병원 "4기 간암환자 4번 수술 받고 17년째 생존"

이미 40대 초반 4기 판정…희귀사례로 학회 보고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1.06.10 16:51:07

박광민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장이 수술하는 모습. ⓒ 부산 온종합병원

[프라임경제] "환자는 의사를 신뢰하고, 의사가 환자를 포기하지 않으면 A씨 같은 기적은 언제나 이뤄진다." 

40대 중반에 간암 4기로 진단받았던 60대 남성이 지금까지 4번의 재발과 수술 끝에 17년째 생존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특히 예후 나쁜 간담췌 관련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A씨의 기적 같은 17년 생존'에 대해 담당주치의인 박광민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은 들뜬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0월 4번째 간 절제술을 시행했던 박광민 센터장은 "지난해 9월 간 미상엽에 암이 재발한 60세 남성 A씨에게 간 미상엽 절제술과 에탄올 주사 주입술을 시행한 뒤 서른 차례 방사선 치료 끝에 암 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10일 밝혔다.

박 센터장은 "지난 2005년 4기 간암을 진단받았던 A씨는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재발과 수술을 되풀이하면서 17년째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의사 생활 35년 동안 4기 간암환자가 이렇게 오래 생존하는 건 처음 보는 희귀 사례"라고 강조하고 조만간 대한외과학회 등에 임상사례를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온종합병원 등에 따르면 B형 간염환자였던 A씨는 40대 중반에 첫 간암을 받던 때부터 이미 임파선까지 전이돼 4기 상태였다. 당시 수술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암세포가 퍼져버려, 주변에서는 그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 여겼다. 그해 A씨와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간 절제술과 임파선 곽청술로 간암을 치료했다. 그러던 중 2007년 복강 내 임파선에 간암이 재발해 서른 차례나 방사선치료로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2009년 결국 잔여 암세포 발견으로 2차 간 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10여 년 동안 더 이상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던 A씨에게 세 번째 위기가 닥쳤다. 2018년 간 제4분절에서 간 세포암이 재발돼 다시 수술 받았으나, 2년 뒤인 2020년 9월 간 미상엽에 또 다시 간암이 확인된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A씨였지만 의사들이 더 이상 수술하기를 꺼렸고, 수소문 끝에 박광민 센터장을 찾아왔다.

박 센터장은 자신을 굳게 믿고 있는 A씨를 포기할 수 없어 수술하기로 했고, 간 절제술과 에탄올 주사 주입술 등을 시행했다. 이후 서른 차례 방사선치료를 받은 A씨는 최근 검사 결과 온종합병원으로부터 더 이상 암 세포가 발견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A씨는 "간암 4기로 진단받았을 땐 '사형선고'라 생각하고 포기하려 했으나 '포기하지 말라'는 가족들의 응원과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는 주치의를 신뢰하게 되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면서 "그 결과 네 번씩이나 재발·수술해도 17년째 기적처럼 살고 있게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더 삶의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앞으로 평생 우리사회에 도움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의료진과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암환자들에게 끝까지 치료를 포기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박광민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장. ⓒ 부산 온종합병원.

한편, 2020년 12월 발표된 국가암등록 통계시스템 상 2018년 신규 간암 환자는 1만5736명으로 전체 암 중 6번째 순위였지만, 남녀 평균 5년 생존율은 37%로 매우 치명적이다. 특히 A씨처럼 말기인 4기 간암의 5년 생존율은 더더욱 낮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A씨의 '17년 생존'은 기적이라는 게 의료인들의 설명이다. 간암보다 5년 생존율이 낮은 암은 폐암 32.4%, 췌장암 12.6%, 담낭·담도암 28.8% 등이다.

 
간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B형간염 바이러스(72%) △C형간염 바이러스(12%) △알코올(9%)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약 100배,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간염에 걸린 기간이 오래될수록 간암 발생 위험 역시 증가하므로 간염환자들은 평소 건강 체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박 센터장은 "간암 환자 중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을 앓는 사람은 간암 발생률이 1000배 이상 증가한다는 임상보고가 있으므로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경변 여부를 점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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