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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제도 사각지대" 중견기업 하소연…'제도 챌린지' 효과 있을까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1.06.14 07:30:14
[프라임경제]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중견기업은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기업으로,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군엔 속하지 않는 회사를 말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위치하지만,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 등을 갖추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중견기업의 정의. ⓒ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그럼에도 10년 전인 2011년 6월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의 기자간담회에서 제도적 사각지대로 인해 중견기업을 운영하기 힘들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단은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다"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이 됐는데 결과적으로 (중소기업기본법상) 국내 조달시장에서 손을 떼야 하는 일이 생기더라, 협력사 직원 생계를 고민하다 결국 법인 분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세계적 중견기업이 되기 위해선 독자적인 기술경쟁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만큼은 중소기업 수준으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주장이 나온 이유로 글로벌기업 도약 육성책, 정부의 세제혜택 등에서 기존 중견기업에겐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간담회가 열린 후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2014년에 생겼고, 지금까지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지원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10년 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주장이 호응을 얻어 중견기업의 어려움을 일부 해소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9년에 발생한 코로나19의 장기화, 인력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견기업연합회는 2월23일 중견기업의 91.5%가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연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 중견기업연합회

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는 지난 2월23일 중견기업 정책금융 대출 만기 연장 수요 및 금융 애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견기업의 91.5%가 3월 말에 종료되는 정책금융 대출·보증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연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견련은 "56.1%가 코로나19에 따라 판매 부진 등의 악영향을 받아 자금 상황이 안 좋다"며 "규모에 따른 획일적 기준으로 금융 사각지대에서 애로를 겪어 온 중견기업의 경우 성장 가능성을 배제한 기존의 금융 시스템 아래에선 온전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 측도 코로나19로 인한 중견기업의 어려움을 공감해 오는 9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지금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열린 중소·중견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 연합뉴스

그리고 중견·중소기업인들은 6월10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 대회의실서 열린 중소·중견기업 간담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아쉬운 것은 중소·중견기업의 인력 수급 문제"라며 "어떻게 하면 이공계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지 그게 업계의 큰 관심"이라고 피력했습니다.

이어 이들은 "규모 편견 때문에 우수 인재가 중소기업에 잘 안 오는 것을 상쇄시킬 수 있는 좋은 제도가 스톡옵션인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과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정부 측은 해외보다 과도한 규제를 민간·정부와 같이 3단계(△소관부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로 검토해 개선한다는 방침인 규제 챌린지를 내세웠습니다.

10년 전에도 제도적 사각지대로 인해 중견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이에 관해 정부도 법을 제정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중견기업은 코로나 이전보다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김 총리가 "해외에 없는 규제를 적극 해소해 세상의 변화에 정부가 제때 대응하지 못해 느끼는 기업들의 애로와 답답함을 풀어보겠다"고 말하면서 규제 챌린지를 6월부터 추진하겠다는 뜻에 환영하며, 앞으로도 중견기업의 애로사항이 해소되도록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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