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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01X 번호 종료…'010 번호통합정책' 반발 여전

SKT, 22일 밤 12시부터 01X 번호 010으로 자동 변경…LG유플러스도 순차적 진행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1.06.22 18:52:19

SK텔레콤 로고. ⓒ SK텔레콤


[프라임경제] KT에 이어 SK텔레콤(017670)의 01X(011·016·017·018·019) 번호도 내일부터 사라질 전망이다. 남은 LG유플러스(032640)의 01X 번호 이용자들도 이달 말까지 010 번호로 바꾸게 된다. 정부의 010 번호통합정책 때문인데 수십년간 사용해온 휴대폰 번호를 바꿔야 하는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22일 SK텔레콤은 01X 번호를 010 번호로 자동변경 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정부터 SK텔레콤은 아직 010 번호로 변경하지 않은 고객들의 01X 번호를 자동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자동변경을 원하지 않는 고객은 통신사에 변경 금지 요청을 하면 되지만 해당 번호에 대해서는 7월부터 발신, 10월부터 수발신이 제한된다.

◆코앞으로 다가온 01X 번호와 이별…방식에 대한 지적도

지난해 7월 통신사들은 2세대 통신(2G)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다수 존재해왔다. 이들을 위해 제공하던 '한시적 세대 간 번호이동' 서비스도 6월 말을 기점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번호 그대로 3G·LTE·5G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온 서비스다.

통신 3사 중 가장 늦게까지 2G 서비스를 유지해온 LG유플러스 또한 이달 말 서비스를 끝낸다고 밝혀 LG유플러스 01X 번호 이용자들도 이달 말까지 전부 번호를 변경하게 될 예정이다.

앞서 통신사들은 2G 서비스 종료에 따라 잔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변경 시 요금 할인과 지원금 지급 등 금전적 혜택을 약속했다. 그러나 일부 잔존 이용자들은 "번호의 의미와 가치가 금전적 혜택과 치환되지 않는다"며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이렇게 모인 '010 통합반대운동본부'회원들은 '2G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게 아니라 01X 번호를 지키고 싶은 것'이라며 이번 강제 번호 변경 절차에도 반발하고 나섰다.

010번호로 변경한 이용자를 위해 운영됐던 번호변경 안내서비스의 조기중단도 불만을 초래했다. 당초 1~2년 번호변경 안내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했던 통신사들의 말과 다르기 때문이다.

통신사에겐 강제로 번호를 변경해야 하는 사정도 있다. 정부의 통신번호 자원 확보 계획에 따른 결정이다. 

정부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차 등에도 통신번호를 부여하는 데 01X 번호를 사용할 방침이다. 올해까지는 해당 번호들을 비워두지만 내년부터 사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번호변경 안내서비스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2G 서비스 종료에 따라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 등 정보소외계층을 향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2G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해서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해야하는 것은 아니다"며 "효도폰 등 어르신들을 위한 제품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 01X 이용자에게 발송된 01X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 서비스 종료 안내. ⓒ 프라임경제


◆010 통합반대운동본부 "01X 번호 지키려는 것" 반발 지속

2011년 정부의 010 번호통합정책 시행 당시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010 번호로 넘어가는 고객이 많았다. 이후 일부만이 010 번호가 아닌 01X 번호를 고수하며 2G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소수 고객을 위해 망 이용료를 납부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통신사들은 2G 주파수 할당기간이 만료되는 6월 말 망 철거를 예고했다.

그러자 01X 식별번호 이용자들의 반발이 나왔다. 인터넷 카페 010 통합반대운동본부 회원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지속적으로 010 번호 변경에 반대하는 뜻을 밝혀왔다.

오랜 기간 이용해온 번호에 대한 애착이나 연락이 끊긴 인연에 대한 기다림 등 이들이 01X 번호를 고수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2G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01X 번호는 사용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과거 010 번호통합정책이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010 번호통합정책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하며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01X 번호 이용자들의 010 번호통합정책에 대한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010 통합반대운동본부 회원들은 지난주 헌법재판소 앞에 모여 2G 서비스 종료 후에도 01X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시위를 벌였다. 현재도 010 통합반대운동본부는 네이버 카페를 통해 01X 자동변경 금지 요청 후기 등을 공유하고 있다.

2G 서비스 종료를 앞둔 마지막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 관계자는 "010 외 번호는 6월까지 유지된다고 고지했고 그 후 전환된다"며 "번호라는 자원 자체가 개인한테 귀속되는 게 아니라서 정부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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