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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문화 걷어내려는 '금융권'…MZ세대 소통 '박차'

젊은 직원이 임원에게 역멘토링, 각종 SNS 통해 소통하기도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1.06.24 10:22:21

주요 시중은행들이 보수적인 문화에서 탈피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파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각 사

[프라임경제] 주요 시중은행들이 보수적인 문화에서 탈피해, 젋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는 MZ세대(20·30세대 연령층)에 발맞춰 임원과 젊은 직원이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 알려졌다.

기존에는 임원이나 선임이 후임에게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는 수직적 구조였다면, 현재는 젊은 직원이 임원에게 MZ세대 문화를 알려주거나 함께 체험하며 소통하는 방식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의미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매우 친숙하며, '공정 가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리버스 멘토링'을 시작했다. 기존에 선배가 후배에게 업무 노하우 등을 전달했던 '멘토링'과 달리 후배가 선배에게 문화나 소통방식 등을 역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모임은 MZ세대 직원 3명과 임원 1명이 각각 멘토와 멘티로 활동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도 올해 MZ세대를 대표하는 '주니어 보드'를 출범했다. 주니어 보드는 기업이 과장급 이하 직원들 중 청년사원들을 청년중역으로 임명해, 기존 임원·중역회의와 별도로 회사 중요 안건이나 문제를 제안·토의·의결하게 하는 제도다.

신한금융투자 주니어 보드에 속한 MZ세대 청년중역들은 주 1회 만나서 디지털 혁신 아이디어와 경영 방향을 논의한다. 또 사내 주요 현안에 대해 임원들과 만나 역멘토링도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은 젊은 직원이 임원에게 정기적으로 특강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지주 자회사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디지털 인사이드'에는 우리은행 직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에서 근무 중인 디지털 부문 직원 8명이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마이데이터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강연을 했다.

이와 함께 KB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은 CEO가 직접 나서서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꾀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지주 자회사 등을 방문해, 직원과 만나는 '타운 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미팅 주제는 직원들이 주로 정하는데, 사소한 대인관계 고민부터 진로 고민까지 다양하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서초동에 있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수시로 방문하며,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격의없는 대화 자리를 갖기도 했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는 농협금융지주가 만든 디지털 전진 기지로 디지털R&D센터와 NH핀테크혁신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권 행장은 이외에도 매월 정기 간담회 'With CEO'를 열고, 디지털 관련 아이디어 등 행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금융권이 이처럼 소통을 확대하는 건 점차 빨라지는 디지털화 속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며, 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가 은행이나 카드, 증권 등 금융 전반에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MZ세대를 이해하고 그들의 특성을 파악해야 향후 더욱 치열해질 금융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최근 금융권은 게임산업과 손을 잡기도 했으며, 인스타 등 각종 SNS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통해 디지털 시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나아가 서로 이해함으로써 친밀한 관계를 돈독히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모든 직원들이 의견을 내고, 이를 반영해 조직 내 변화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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