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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벤처기업 '투자유치' 성공전략, 세가지 키워드는?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21.06.29 17:46:16
[프라임경제] 바야흐로 투자 전성시대다. 저금리와 역대급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그 훈풍이 비상장 벤처기업에도 불고 있다.

벤처기업의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자금 문제다. 기업에게 자금은 마치 피와 같아서 적기에 받지 못하면 타이밍을 놓쳐 성장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 벤처기업 속성 상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이익을 실현해 그 이익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상장하는 IPO 기업들이 최소 3번 정도 투자를 받는 이유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지금은 벤처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막상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로부터 투자 받기란 녹록치 않다. 왜 그럴까? 

투자를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투자유치에 대한 지식과 스킬 부족이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투자유치 성공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하듯 투자자 설득도 상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 즉 역지사지 접근이 성공 포인트가 된다.

투자자 목적은 투자한 기업이 성장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모든 초점을 맞춰 스토리를 짜야 한다. 특히 벤처캐피탈은 1~2년 단기투자가 아니라 3~5년 정도 기간을 두고 투자하기 때문에 당장 실적보다 3~5년 뒤 성과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성장전략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때 '스토리텔링'은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기업 비전을 듣고 "말이 되는데?"라는 반응을 자주 보인다. '말이 된다'는 것은 '스토리가 이해된다'는 것이며, 비전이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사실에 근거해 논리를 만드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벤처기업 경영자는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돼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를 설득하고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다. 

'시장'도 중요한 투자포인트로서 '스토리텔링'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유명한 벤처캐피탈 '벤치마크' 창업자 라칠르프(Andy Rachleff)는 "위대한 팀이 형편없는 시장을 만나면 시장이 이긴다. 그러나 위대한 팀이 위대한 시장을 만나면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아무리 위대한 팀이라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시장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핵심요소가 된다. 

사업과 조직을 이끄는 '경영팀(Management Team)'도 중요한 포인트다. 많은 투자자가 '벤처기업 성패는 경영팀 역량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C급 팀이 A급 시장에 있는 경우'와 'A급 팀이 C급 시장에 있는 경우' 중 투자자는 어느 쪽을 선택할까? 투자자는 주저하지 않고 후자를 고른다. 시장이 좋아도 팀이 평범하면 당장은 성장하는 듯 보여도 결국 시장을 제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팀이 좋으면 다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언젠가는 좋은 시장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5년 전 필자가 투자유치를 지원해 80억원 투자를 받은 한 벤처기업이 위대한 시장을 갖고도 2년만에 파산했다. 경영자를 포함한 '경영팀'이 무능했던 탓이다. 훌륭한 배를 갖고 있어도 선장을 비롯한 리더들이 무능하다면 결코 목적지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필자는 그 일을 계기로 '경영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평판조회 등 기업 검증 시스템을 재정비해 의사결정 근거들을 체계화했다. 뛰어난 경영팀을 꾸리는 것은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것뿐 아니라 경영을 잘하기 위한 본질적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시장에 돈이 넘쳐난다고 해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까지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은 없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또 잘 설득하는 것에 벤처기업 투자유치의 성패가 달렸다. 이때 '스토리텔링, 시장, 경영팀' 이 세 가지 키워드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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