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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군인 리부팅] (39) "제4의 직업 꿈꾼다" 노영진 우림종합관리 경비지도사

200여명 경비 인력 관리…"끝이 아닌 매일매일이 시작"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1.06.29 18:05:25
[프라임경제] "자신이 어디에 속하든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세요. 회사를 위해서 뭘 할 것인가 고민하고 주체적으로 움직인다면 회사와 함께 자신도 성장한다는 것을 몸소 경험할 수 있어요."

노영진 우림종합관리 경비지도사. ⓒ 국가보훈처


노영진 우림종합관리 경비지도사는 30여년의 군 생활 이후 사회에 안착했다.

그를 대표하는 단어는 '성실'과 '사명감'이다. 두 가지를 삶의 윤활유처럼 여기며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남들은 흔히 은퇴 시기라고 말하지만, 일흔 줄의 그는 젊은 청년 못지않은 열정을 지녔다. 

남들이 늦었다고 말하는 '고희', 노영진 경비지도사는 '제4의 직업'을 꿈꾼다. 

경비업 틈새시장을 개척해 고령의 제대군인과 국가유공자 자녀를 우선 채용해 함께 일하고 성장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다음은 노영진 우림종합관리 경비지도사와의 일문일답.

- 우림종합관리는 어떤 곳인가.

"부산에 자리한 우림종합관리는 공동주택관리, 경비업, 미화업 위탁 관리 전문업체입니다. 30여년 군 생활 이후 2012년 우림종합관리에 입사했습니다. 공동주택, 빌딩, 학교, 공장 등의 현장에서 일하는 경비원과 미화원 등의 인력 관리를 담당하고 있고, 직원 면접부터 채용, 배치, 순회 점검, 교육 등이 주요 업무입니다. 

경비원은 도난 및 화재 예방을 위한 순찰부터 주변 환경 정리, 주차 구역 질서 유지 등 입주민을 위한 중책을 담당하기에 매월 4시간씩 직무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 이들이 현장에서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뒤에서 다양한 업무를 맡고, 경비원과 미화원 총 200여 명에 가까운 인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많은 제대군인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위기 대응 능력이 탁월하나.

"우림종합관리에 근무하는 제대군인은 경비원 인력 중 7%에 해당합니다. 제대군인의 경우 책임감이 강해 최우선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화재 발생, 응급환자 발생, 정전 등의 긴급 상황 발생 시 우선순위에 따라서 즉각 조치할 수 있는 훌륭한 역량을 지니고 있죠.

실제로 예비역 공군 중령으로 전역한 직원의 경우 심혈관질환을 앓는 동료 경비원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자 순발력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고요. 119를 호출하고 병원에 연락해 의사의 신속한 응급조치로 생명을 구한 일은 제 기억에 깊게 남아 있습니다. 같은 군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 것은 물론 제대군인의 강점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죠."

- 30여년의 군 생활 이후 사회에 안착했다. 어떤 노력을 했나.

"1973년 육군3사관학교에 입교 후 2002년 육군 중령으로 전역할 때까지 29년 6개월 동안 군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전역 후 2년간 예비군대대장 시험공부에 매진한 끝에 3전 4기로 합격하고,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서 예비군대대장으로 4년 넘게 근무했습니다. 이후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경비지도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지금에 이르렀네요."

- 다양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많은 사람을 관리하려면 리더의 역량이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

"군에서 병사들을 관리하면서 지킨 철칙이 '단 한 사람도 희생시키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병사들이 다치거나 아프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끔 노력했습니다. 늘 부모나 형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상담했어요. 

경비지도사가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래도 경비원과 미화원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항상 역지사지로 생각하고,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귀담아듣습니다. '선생님', '여사님'이라 호칭하는 등 직원들을 존중하려고 합니다."

- 힘든 상황은 어떻게 개척해나갔나.

"전역 후 사회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때 두려움이 앞서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저 또한 50대의 나이에 전역할 당시 막막하기만 했고요. 걱정이 될 때마다 극한 상황 속에서 난관을 헤쳐나갔던 군 생활의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좋은 직장'을 찾는 자세를 지양하라는 겁니다. 자신이 어디에 속하든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회사를 위해서 뭘 할 것인가 고민하고 주체적으로 움직인다면 회사와 함께 자신도 성장한다는 것을 몸소 경험할 수 있습니다."

-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앞으로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길, 지칠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해요(웃음). 그만큼 바쁘게 움직이거든요. 평일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면 운동과 텃밭 가꾸기를 하죠.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고 사니 힘들 겨를이 없어요. 

대한테니스협회 생활체육 전국시니어테니스 대회에 출전해 랭킹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평생 건강하고 즐겁게 일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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