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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도쿄 '공유 자전거'와 서울 '따릉이'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07.07 14:22:04

도쿄 NTT '도코모셰어 사이클'. © www.jalan.net 캡처


[프라임경제] 도쿄도는 지난 5월 "도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자동차 중심 문화로부터 쾌적하고 걷기 편한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드는데 자전거가 중요한 교통수단"이라며 "앞으로 구축할 공공교통 네트워크 결절 부분에 공유 자전거를 투입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자전거 △통행공간 확보 △주차대책 △보급촉진 등 오는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안이 담긴 '자전거활용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도쿄에는 현재 4개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 시스템이 있다. 이중 NTT 도코모 계열사가 운영하는 '도코모 셰어 사이클'과 소프트뱅크 계열사 '헬로 사이클링'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도쿄 시내를 일주하는 JR야마노테선을 중심으로 안쪽 지역 지요다구·신주쿠구 등 11개 구는 NTT 도코모, 바깥쪽은 소프트뱅크가 담당한다(나머지 2사는 존재 미약). 이들 회사는 대여소 1700여 곳에서 1만8000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요금(1일 기준)은 회사별로 설정 방식이 달라 직선적 비교가 어렵지만, △NTT 1일 1650엔 △소프트뱅크 최대 12시간 1100엔이다. 전기동력이 탑재된 자전거라곤 하지만, 도쿄 메트로 기본요금 170엔·24시간 이용권 600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싼 수준이다. 

지난 2006년 세타가야구 시범운행을 시작으로 구 단위로 운영하던 도쿄 자전거는 2016년 '광역상호이용'으로 전환했다. 

위에서 언급하는 도쿄는 도쿄도 중심이 되는 23개 구를 가리킨다. 이 지역은 면적 627㎢에 964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605㎢에 991만명인 서울과 규모가 유사하다. 도쿄도 전체는 23개 구 이외 다마 지구과 도서 지역을 합치면 서울 면적 3배가 넘는다. 

자전거는 인간이 지상에서 이동할 때 근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고안된 도구다. 걷거나 달릴 때보다 적은 에너지가 소모돼 같은 운동량으로 더 빠르고 멀리 갈 수 있다. 

실제 자전거는 운동 부족을 초래하는 자동차와 달리 적당한 운동을 유발해 건강증진에 도움을 준다. 또 도로를 넓게 차지하지 않고,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에 친화적이다. 유럽이나 미국·일본 등 선진국이 자전거 효용성을 재평가하고, 공유 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다. 

'자전거'라는 용어는 일본어에서 왔다. 위키피디아 일본어판은 "1870년 다케우치라는 인물이 도쿄에 '지텐샤(自転車)'라고 명명한 삼륜차를 제조·판매하겠다는 신청서를 낸 것이 문헌상 첫 사용례"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식 한자표기 '자전차(自転車)'를 우리 언어습관에 맞게 바꾼 게 자전거다. 한자 종주국 중국에서는 '즈싱처(自行車)'라고 부른다.

서울 '따릉이'. © www.bikeseoul.com 캡처


이와 유사한 '따릉이'가 2015년 10월 서울에 나타났다. 산뜻한 녹색 림(rim)에 바스켓, 3단 변속기어로 무장한 따릉이가 대여소에 줄지어 있는 모습이 뭇사람 시선을 끌었다. 서울 시내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층에 어필했다. 

전철 기본요금보다 저렴한 이용료도 매력적이었다. 1~7일간 이용요금이 1~4000원이며, 5000원이면 1개월을 1시간 단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 요금이다. 처음 2000대에서 출발한 따릉이는 2021년 3만7500대로 늘어났으며, 대여소도 150곳에서 2440곳으로 증가했다. 올해 중 3,000대를 더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 따릉이는 목하 진화 중이다. 

지난 1일에는 따릉이 이용에 대한 궁금증을 24시간 상담하는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서비스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도 했다.

강준민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팀장은 "앞으로 양적 증대보다 효율적 운영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라며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자전거 자격 인증제 시험에 많은 이용자가 참여해 안전한 자전거 이용문화 증진에 동참해 주기를 당부했다.

따릉이 시스템이 한때 '자전거 대국'으로 불렸던 일본이나 '발상지' 유럽 각국을 능가해 국제표준이 되길 따릉이 애용자 한 사람으로 기대한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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