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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경험 3명중 1명…3040女 '부캐' 찾아 일터에

여성인력기관 활용 늘어…'출산휴가·채용 조성' 중기 지원 필요성

윤인하 기자 | yih@newsprime.co.kr | 2021.07.19 18:12:03
[프라임경제]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5~54세 기혼여성은 857만8000명, 경력단절여성은 150만6000명으로 전체의 17.6%를 차지했다. 

2019년과 2018년에는 각각 19.2%, 20.5%를 차지했다. 연령대별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취업자는 40~49세가 47%(2315명 중 1010명)로 가장 많았고 △30~39세(25.5%) △50~54세(25.2%) △15~29세(2.2%) 순이었다.

지난해 경력단절여성 실태 조사한 결과 발췌. 여성들은 경력단절 사유로 '육아'를 가장 많이 꼽았다. ⓒ 통계청


19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OECD·IMF 등 복수 국제기구가 "한국여성의 경력단절은 한국경제 발전 저해요인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G5(주요 5개국)간 여성 고용률 격차도 30세에서 49세까지 가장 컸다. 

또 여성 경력단절은 저출산 문제와 떼어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실제 OECD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2018년 0.98명으로 1970년부터 연평균 3.1%씩 감소해 OECD 37개국 중 저출산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통계를 냈다.

설상가상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여성 근로자 포진 비율이 높은 대면 서비스 업계가 직격타를 맞으며 여성 일자리가 위협받았다. 지난해 감소한 여성 취업자 수는 13만7000명으로 남성 취업자 수 감소 수치인 8만2000명에 비하면 70% 가량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이 개최한 포럼에서 "감염 위기에도 여성인력은 간호사, 노인요양보호사, 간병인, 청소노동자 등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며 "여성 실직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경단녀, CEO·크리에이터·사회복지사로…새 도전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모성보호 관련 공공지출 비중은 0.4%로 G5 평균(1.5%)의 3분의 1에 그쳤다는 분석을 냈다. 또 여가부와 통계청이 2019년 6000여명 표본집단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근로자 35%는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많은 열정과 재능을 가진 경력단절여성들은 제2의 삶 즉 '부캐'를 찾아 사회로, 일터로 다시 향하고 있다. 

#. 라이브커머스 크리에이터 문소라(42세) 서울개미 대표는 대학 졸업후 스포츠 용품 마케터로 14년간 회사생활을 했다. 육아, 일을 병행하는 삶을 꿈꿨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퇴사했다. 긴 공백 끝에 문 씨는 자신의 경력과 트렌드를 조합해 라이브커머스 크리에이터로의 준비를 위해 인력센터를 찾았다. 문 씨 특유의 열정은 꾸준히 일하는 원동력이 됐다. 문 씨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우수한 상품을 발굴해 전하고 있다. 통신판매업 신고와 스마트스토어·이커머스에 판매자 입점 등록을 진행한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문 씨 사례뿐 아니라 여성들은 △사회복지사 △드론기능강사 △사물인터넷(IoT) 개발 △로봇코딩 △3D프린팅 등 분야 자격증 취득과 구직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여가부는 새일센터 등을 통해 국비무료 직업교육훈련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육아휴직급여 확대 지원…기업격차 여전 

정부는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현상을 막기 위해 여성과 기업을 위한 육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활용 역랑에는 기업마다 격차가 존재했다.

여가부 조사에 의하면 많은 중소기업이 업무공백, 인건비 부담, 대체인력 확보 어려움 등으로 인해 출산·육아 휴직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올 초 2021~2025년 실천을 목표로 영아수당(만0세~1세) 인상 등이 포함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육아휴직급여의 경우 현재 통상임금의 50%인(최대 월 120만원) 수준을 통상임금의 80%까지 늘릴 예정이며 아이 만 0세 때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을 쓰면 3개월 간 각각 최대 월 3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지원 대상기업에는 육아휴직지원금을 3개월간 월 200만원씩 지원하고, 육아휴직 복귀자 고용 후 1년 이상을 유지한 중소기업에 제공하던 세액공제 5~10%는 15~30%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기 '유연근무 도입·채용 조성' 위한 정부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유연한 근로 환경을 조성하고 경력단절여성을 적극 채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 국내총생산 대비 모성보호 관련 공공지출 비중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점도 언급했다.

여성인력기관을 통해 경력단절여성 채용을 적극 시행하는 기업도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경력단절예방의 날을 맞아 실시한 콘서트에서 두 기업을 소개했다.

에스테틱 화장품 개발·생산업체 바이온셀은 여성 직원 10명중 8명을 새일센터를 통해 고용하고 있으며 새일센터 지원을 통한 워크숍과 교육,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다른 기업 더부엔지니어링은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전직원 유연근무제를 실시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여성직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김용희 더부엔지니어링 대표는 "코로나 이전부터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독력하고 작업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며 "경력단절여성 채용에 성공한 기업의 차별화된 전략과 시스템을 많은 회사가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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