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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대표가 꼽은 '베스트버거', 폐기용 빵으로 만들었다

유효기간 늘린 스티커 덧대 폐기용 빵·또띠아 재사용…앤토니 마티네즈 대표 취임 시점과 맞물려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1.08.04 17:05:00

맥도날드 홈페이지 갈무리.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2017년 불거진 '햄버거병' 논란에 홍역을 치른 한국맥도날드는 앤토니 마티네즈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 뒤 즉각 고급화를 전면에 내세운 '베스트버거 이니셔티브(이하 베스트버거)'를 선보였다. 하지만 신임 대표 취임 시점과 맞물려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 경영 철학마저 비판 받고 있다.

4일 맥도날드는 '유효기간 지난 식자재 재사용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이번 문제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철저한 점검과 관리를 통해 식품안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KBS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는 유효기간이 지난 햄버거 빵·또띠아를 버리지 않고 재사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직원인 점장 등 지시 하에 아르바이트생들은 식자재 봉지에 적시한 유효기간이 지나면 유효기간을 임의로 늘려 적은 새 스티커 위에 덧붙이는 이른바 '스티커 갈이'를 했다.

◆1년 전부터 '유효기간 뻥튀기'…앤토니 마티네즈 취임 시기 '오버랩'

그간 맥도날드는 해동 식자재에 품질 유지를 위해 스스로 정한 유효기간을 스티커로 부착해 이 기간을 철저히 지킨다고 홍보해 왔다. 

공익신고자에 의해 밝혀진 유효기간 바꿔치기는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발생됐다. 지난해 1월부터 맥도날드 빵을 둘러싼 '유효기간 뻥튀기'가 발생된 셈이다. 
 
문제 발생 시점은 묘하게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이사 부임 시기와 겹친다. 지난해 1월29일 한국맥도날드는 그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조주연 대표이사 뒤를 이어 한국에 왔다. 당시 한국맥도날드 사상 첫 여성 CEO였던 조 전 대표 사임 배경에 관심이 모인 가운데, 햄버거병 사건이 조명됐다. 

햄버거병 사건은 최모씨가 딸(6)이 2016년 맥도날드의 한 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뒤 용혈성요독증후군을 갖게 됐다며 2017년 7월 맥도날드 본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시민단체 고발 등으로 검찰 조사가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마티네즈 대표 취임으로 맥도날드가 햄버거병에 실추된 이미지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지 관심이 모였다.

◆'햄버거병 논란' 5년…폐기용 빵으로 '베스트버거' 만든 맥도날드

실제로 지난해 3월 맥도날드는 마티네즈 대표 취임 첫 프로젝트로 베스트버거라는 '식재료 고급화' 전략을 내놨다. 베스트버거는 식재료와 조리 프로세스 등 버거를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개선한다는 콘셉트의 맥도날드 혁신 프로그램으로, 이 일환으로 햄버거 빵(번)이 전면 교체됐다.

실제 효과도 있었다. 지난해 한국 맥도날드 매출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대비 7% 성장한 9800억원을 달성했다. 가맹점을 제외한 매출은 7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올랐다. 

이에 올해 초 마티네즈 대표는 취임 1주년 최고의 성과로 베스트버거를 꼽았다. 이밖에 공개 영상들을 통해 베스트버거 성과를 강조해 왔다. 

지난 3월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가 공개 영상을 통해 취임 1년 동안의 성공적인 결과물에 대해 언급하며 베스트버거 이니셔티브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지난해 6월10일 공개한 ‘베스트 버거로의 초대: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의 메시지’ 영상에서 운영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맥도날드

하지만 이번 사건이 드러나며 햄버거병 논란 이후 도입한 고급화 전략마저 무색해졌다. 신임 대표 취임 후 맥도날드는 겉으로는 '베스트'를 외치고 뒤에선 폐기용 빵을소비자에게 전달해온 양상이 됐다.

맥도날드는 내부 규정에 따라 해당 사안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발방지 대책으로 △유효기간 준수 및 식품안전 강화 위한 지속적 지침 전달 및 교육 △매장 원자재 점검 도구 업데이트 △매장 원재료 점검 제도 강화 조치를 취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이번 문제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더 철저한 점검과 관리를 통해 식품안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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