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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트렌드] LG전자 방향을 엿 본 '톤프리 TFP9'

잘빠진 디자인, 차별화 된 기능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21.08.08 16:28:57
[프라임경제] 트렌디한 사람이 되려면 트렌드에 빠삭해야 한다. 그래야 뒤처지지 않는다. 여기다 릿(Lit)한 마인드까지 갖췄다면 바로 트렌트세터가 되는 거다. '쩐다'라는 의미의 릿은 슬랭어(Street Language). 릿한 트렌드라 함은 곧 '쩌는 유행'이라 할 수 있겠다. 조금 순화해서 '멋진 유행'. 릿트렌드에서는 '좀 놀 줄 아는 사람들'이 쓸 법한 멋진 아이템들을 다룬다.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066570)가 작심한 듯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 기술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기반 생태계의 한 요소로 여겨지는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 한차원 높은 수준의 제품으로 경쟁력을 선보여, 반드시 스마트폰 브랜드가 블루투스 이어폰 선택의 기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톤프리 TFP9 구성품. 좌측부터 충전케이블, 크레들 및 이어폰,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케이블. = 강경식 기자


LG전자의 블루투스 이어폰 신제품 '톤프리 TFP9'는 디자인부터 뛰어나다. 특히 귀에 꽂았을때 디자인의 매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과연 훌륭한 디자인에 걸맞는 수준의 제품인지를 알아보기위해 리뷰를 결정했다. 

디자인에 대한 칭찬을 조금 더 하자면, 마이크스틱의 라인이 턱선과 일치하고, 버드의 돌출이 귀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아 안정감과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양산 난이도를 높이는  곡선이 대거 차용됐고, 이음새와 결합부의 완성도는 매우 뛰어나다. 갤럭시 버즈, 에어팟 프로를 사용해 온 입장에서 체감했던 디자인의 아쉬운 부분들이 일거에 해소됐다.

때문에 빨리 리뷰하겠다는 의사를 LG전자에 밝혀야했다. 어느새 생활필수품에 가까워진 블루투스 이어폰을 다시 구매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많은 정보를 확보할 필요는 충분했다. 다행히 LG전자는 화이트 제품을 리뷰하라며 빌려줬다.

상자를 개봉하면 마주하게되는 원형 크레들은 멀리서 보면 UFO, 가까이서 보면 콘텍트렌즈 케이스와 비슷한 생김이다. 유선이어폰을 사용하던 시절 보관 케이스와도 닮았다. 상하로 구분된 크레들은 살균 기능과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Plug & Wireless)' 기능을 갖고 있다.

나노 단위 LED 자외선(UV-C)으로 유해세균을 99.9% 살균하는 기능은 팬더믹 이후 꽤나 유용한 기술이자 마케팅 포인트다. 이어폰의 접촉면이 점막에서 가깝기에 더욱 훌륭한 장점이라고 판단된다. 

이어폰을 스마트폰과 연결하고 줄넘기와 장거리 달리기, 계단오르기를 통해 착용감을 확인해봤다. 사실 줄넘기는 양손을 사용하는 운동이라 횟수와 속도를 높일수록 이어폰의 유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LG전자는 기본 구성에 3종의 이어젤을 포함했다. LG전자는 무독성 그리고 저자극성 의료장비 등급의 실리콘 이어젤은 포스텍 인체공학 연구실과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착용감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상하 운동이 반복됐지만 귀 안에서 이어폰이 이격되는 느낌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격감이 없는 경우 보통은 귀 안에 진공상태가 느껴져야 한다. 음향과 동시에 '호흡', '침 삼키는 소리' 같은 이질감과 불편함이 찾아와야 일반적인데, 버드의 귀 안쪽 접촉면에 실린 중심과 실리콘 이어젤의 압력은 진공상태까지 만들지 않고도 확실한 안정감을 제공했다. 

운동을 마무리 할 때 까지 이어폰 이탈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 강경식 기자

5.2g에 불과한 가벼움은 본격적인 러닝 과정에서 유용함을 드러냈다. 평소 실외 달리기 구간은 6Km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의없는 평지다. 스퍼트와 걷기를 반복하는 운동 패턴대로 진행하며 즐겨듣는 음악을 재생했다. 

이어폰을 사용하며 유산소 운동을 할 때 경험하는 문제는 숨소리다. 러너는 듣는 음악에 따라 호흡을 맞추는 경향이 생긴다. 때문에 비슷한 BPM의 노래를 달리기하는 동안 재생하도록 한다. 하지만 자각하는 호흡이 아니라 숨을 마쉬고 내뱉는 소리가 듣는 음악을 넘어설 경우 리듬이 깨지는 경우를 종종 경험해왔다. 

극복의 과정은 단순했다. 톤프리 TFP9에 탑재된 이퀼라이저 모드를 변경해보고 'Bass Boost모드'를 선택할 뿐이다. 하이브리드 진동판 드라이버가 만들어낸 둥둥거리는 음향은 발걸음을 일정한 리듬으로 유지해준다. 만듦새와 기능의 완성도가 비슷하게 높다는 판단을 이끌어냈다. 경험에 따른 평가지만 톤프리 TFP9의 베이스는 운동에 방해보다는 긍정적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사람에게도, 이어폰에게도 하드코어한 환경은 계단 오르내리기다. 유산소 운동의 마지막으로 종종 7층(지상6층, 지하1층)건물의 계단을 10번 남짓 오르내린다. 이미 휘청거리는 다리를 끝까지 올리다보면 헤드뱅잉을 하고있는 머리와 손잡이를 찾아다니는 왼손, 그리고 어느새 흘러내리는 이어폰을 발견하고는 한다. 

이어폰을 고쳐끼우는 과정에서 발견한 톤프리 TFP9의 작은 단점은 터치 동작의 민감함이다. 촉각과 청각으로 확인되는 '딸깍'이 없기 때문에 땀을 닦거나 모자를 고쳐쓰는 과정에서 음악이 종종 멈춘다. 하지만 두번 내지 세번의 반복 터치는 오류없이 잘 작동됐다. 

하지만 심박수가 치솟는 사이에도 음악은 선명했고, 안정감과 사운드는 운동 과정에서 충분히 사용할만한 장비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이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대안이다.

통화 음질은 사용자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톤프리 TFP9를 '와이어리스 이어폰'이 아닌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부르는 개인적 기준에 따름이다. 전화음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유선 이어폰 시절에 버금가는 통화품질을 보인다면 해당 제품을 와이어리스 이어폰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런 느낌은 사용기기에 따른 차이일 수도 있다. 통화를 시도했던 스마트폰은 아이폰12프로다. 애플의 정책 때문에 최적화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평가에 박해진 더욱 커다란 가능성은 아이폰+에어팟 프로의 사용환경이 학습됐기 때문일 것.

기자와 같은 구성의 사용자라면 조금 큰 이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차이였다. 거리감 보다는 선명함의 차이였고, 기기별로 다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필터의 역할 때문일수도 있다.

반면 통화 대상의 평가는 훌륭했다. 그럼에도 판단의 주체는 사용자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통화 테스트를 진행한 상대방들은 통화시 사용자가 경험하는 이어폰 스피커에 비해 마이크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판단을 이끌어냈다. 동시에 전달되는 잡음을 효율적으로 제거해 상대방이 느끼기에 기존 사용 제품보다 덜 시끄럽고 선명한 음성을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3.5mm AUX단자를 통해 블루투스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은 제품 사용의 확장성을 제공한다. = 강경식 기자

LG전자가 신제품에 탑재한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Plug & Wireless) 기능도 사용해봤다. 'C타입 단자와 3.5mm 언벨런스 단자로 구성된 케이블'이 기본 포함돼 있다. C타입을 크래들에, 3.5mm단자를 노트북 AUX와 연결하고 스위치를 켜봤다.

블루투스 연결없이 크래들을 거친 사운드가 전달됐다. 밸런스단자와 관련된 이슈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고음질의 영역에서 다룰 문제라면 애초에 유선 청음기기를 선택할 것이다.

다만 효용면에서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은 꽤 실용적으로 사용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유선 연결을 염두에 둔 장치 대부분에 사용할 수 있으며, 아날로그-디지탈 전환 목적의 개인용 장비로 TFP-9는 휴대성과 장시간 사용에 압도적인 가성비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개인방송 컨텐츠의 다각화가 이끌어 낸 질적 성장을 고려하면, 이 같은 컨버팅 기능만으로도 다양한 측면에서 사용될 수 있어 보인다. 방송 및 음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5.5mm 젠더와 연결은 잘 작동했다.

아쉬운 부분은 크래들과 다른 블루투스 장비와의 연결 제한이다. 디스플레이를 갖춘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결을 시도해봤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실패했다. 

애플이 만든 생태계는 아이폰을 중심으로 컨텐츠에 기반한 생활환경에 초점을 맞춰 확대돼 왔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에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와 생활가전으로 확대됐고, LG전자는 제어부 역할을 수행해온 스마트폰 대신 가전이 타 브랜드가 만든 생태계의 요소가 되는 형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을 양분해 온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의 생태계에 대한 공고함을 구축한다면,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는 각 생태계 요소에서 수준높은 서드파티로서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이다. 

때문에 톤프리 TFP9은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는 LG전자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든다. 포화상태의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 경쟁할 자격을 보여준 예시이자 어떤 생태계에 내놓아도 매력적인 디바이스로 소개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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