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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장 '리모델링' 왕좌 둘러싼 치열한 쟁탈전

'누적 1위' 포스코건설 상승세…DL이앤씨 2개월 만에 '수주 1조'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1.08.11 15:58:25

DL이앤씨가 리모델링 시장 복귀 2달만에 누적 수주 1조를 넘어섰다. 사진은 지난 6월 시공사로 최종 선정된 산본 율곡아파트 조감도. © DL이앤씨


[프라임경제] 최근 불안한 부동산 시장이 계속됨에도 불구, 오세훈 서울시장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실현되지 못하면서 서울 노후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서 리모델링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자연스레 건설사들 역시 이에 맞춘 관련 조직을 구축하는 등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사실 리모델링 사업은 최근 건축시장에 있어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은 중층 노후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지만, 도시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리모델링 사업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구조물을 모두 철거한 뒤 새롭게 짓는 재건축과 달리 기존 주택 뼈대를 유지한 채 개축·증축하는 방식이다. 

재개발 및 재건축 등 기존 정비 사업 기간은 10년 이상 소요되는 반면 통상 5년으로 상대적으로 짧다. 또 재건축 사업에 적용되는 △초과이익환수제 △임대아파트 의무 건설 △도로·공원 등 기부채납 의무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다만 재건축과 비교해 세대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그동안 수익성 한계 등을 이유로 대형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그동안 리모델링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는 쌍용건설이다. 2000년 7월 '업계 최초'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한 이후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누적 수주실적이 15개 단지 총 1만3000여가구에 달하며 리모델링 가구수 기준 점유율 42% 차지하고 있다.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지난 5월 수주에 성공한 가락 쌍용1차아파트. © 쌍용건설


2014년 분당 매화마을 1단지 수주를 시작으로 리모델링 시장을 이끌어온 포스코건설도 '더샵' 브랜드 파워와 경험에서 나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누적 수주 실적은 18개 단지 총 1만6680가구로 '리모델링 누적 수주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늘어나는 구축아파트들로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되자 과감한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GS건설(006360)이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정비2담당 산하에 신설한 리모델링팀을 통한 사업 본격화를 알렸다. 

GS건설 리모델링팀은 사전 기술영업을 통한 리모델링 사업 발굴 및 수주와 단지 사업 관리를 담당한다. 이를 통해 기술 확보와 사업수행 역량을 축적해 해당 사업에서 입지를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은 자이(Xi)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수년간 국내 최강자로 입지를 확고히 해왔다"라며 "리모델링팀 신설을 통해 수도권 및 지방까지 리모델링사업을 확대할 예정으로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1등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전건영아파트 리모델링사업 투시도. © GS건설


'국내 최초 공동주택 리모델링' 타이틀을 보유한 DL이앤씨(375500)도 5월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시장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서울 및 1기 신도시 중심으로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 참여한 결과, 시장 복귀 2개월 만에 '누적 수주 1조'라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대우건설(047040)의 경우 2009년 이후 약 12년 만에 리모델링 사업 복귀를 개시했다. 지난 4월 쌍용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과거 리모델링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 기술을 개선하고, 설계 상품을 개발해 사업 수익성을 향상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연간 3000~5000억원 규모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목표로, 상황에 따라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라고 첨언했다. 

지난해 12월 도시정비사업실 내 전담 조직을 신설한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역시 서울 및 수도권 일대 리모델링 사업을 활발히 벌여가고 있다. 특히 아이파크(IPARK) 브랜드 경쟁력 외에도 타 건설사보다 빨리 뛰어들어 리모델링 준공실적까지 갖춘 만큼 리모델링 수주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개발 및 재건축과 비교해 규제나 소요시간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조합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형 건설사에서도 전담팀을 꾸리고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다 치열해진 리모델링 시장에서 '기존 강자'가 현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대형건설사들이 새로운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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