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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자 보암모 대표 "암전문 요양병원 입원비 보험금도 지급해야"

암전문 요양병원 "직접 치료 아니다" or "모든 암 치료, 병원 상관없이 직접 치료다"

김기영 기자 | kky@newsprime.co.kr | 2021.08.20 18:24:11

[프라임경제] 지난달 9일 삼성생명은 삼성 서초 사옥 고객플라자를 점거하고 있는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우 모임) 회원 21명과 암보험금 지급 관련 개별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1월부터 이어져온 점거가 종료됐지만, 21명 외 보험금을 받지 못한 보암모 회원들은 지속적인 시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보암모는 지난 6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삼성생명 중징계를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기영 기자

보암모와 삼성생명 간 분쟁 원인 중 하나는 암 전문 요양병원 입원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에 대해서다. 주요 대형병원의 경우, 급성기 치료가 끝난 환자의 입원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암 환자들은 암 전문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보암모는 암 전문 요양병원 입원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측은 암 전문 요양병원도 요양병원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직접 치료로 볼 수 없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 .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금감원은 요양병원도 병원으로 구분되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당시 지급 권고 수용 비율이 90%를 웃돌았던 타 보험사와 달리 삼성생명은 64%에 그쳤다. 요양병원 암 입원비 지급을 둘러싼 보암모와 삼성생명 여전히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이정자 보암모 대표를 만나 그들의 속 사정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정자 보암모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정자 보암모 대표가 삼성생명 암 보험금 지급 관련 지난 6일 기자회견 이후 인터뷰를 통해 보암모의 향후 계획을 전했다. = 김기영 기자


- 보암모 대표를 맡으신 이유는.

"작년에 암이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면 21명과 같이 투쟁해서 보험금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보암모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험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암 환자들을 위해 선두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 암 전문 요양병원 vs 직접 치료, 이에 대한 의견은.

"암 전문 요양병원과 일반 요양병원은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암 전문 요양병원은 항암치료와 관련된 약들이 있고 약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채 삼성생명은 암 전문 요양병원이 요양병원이라는 이유로 직접치료를 행하는 기관이 아니기에 암 입원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모든 암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치료는 전부 직접 치료에 해당됩니다.

게다가 직접 치료라는 말은 보험사에서 쓰는 단어일 뿐 의사들은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직접 치료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보험사는 직접치료라는 단어가 들어간 의사 소견서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과거 암보험 상품 약관에는 직접 치료라는 문구도 없었습니다."

- 암 전문 요양병원 의사의 치료 소견서는. 

"과거 암 전문 요양병원 의사가 직접 치료라고 소견서를 작성해 줬지만, 삼성생명은 요양병원 의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엄연한 의사입니다. 과거에 금융감독원에서 요양병원도 병원으로 분류되므로 암 입원비를 지급하라고 보험사들에게 권고했지만, 유일하게 삼성생명만 권고일 뿐이라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 삼성생명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암 전문 요양병원은 △본 병원에서 치료 마감 혹은 포기 △항암치료 필요 △집에서 케어가 불가능한 암 환자 등이 입원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비용이 비싸 보험이 없으면 들어가기가 힘듭니다. 단순 요양이 아닌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위해 입원했는데,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보험은 왜 드는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또한 삼성생명은 △직접 치료 △필수불가결 △회사 내부 규정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같은 보장 내용의 보험을 가진 타 보험사는 입원비를 지급하는데 왜 삼성생명은 지급을 안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동일한 보험상품 가입자인데 △A는 100% △B는 50% △C는 부지급하는 일관성 없는 암보험금 지급의 이유는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모든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이 순간에도 일부 암 환자는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할 돈은 없고 청와대에 줄 돈은 있는 삼성 그룹은 하루빨리 반성하고 고통을 안겨준 암 환자들에게 사죄해야 합니다."

- 보암모 향후 계획은.

"보암모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지부장을 임명할 예정입니다. 삼성생명 보험을 가입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적힌 전단지를 제작해 각 지역의 삼성생명 건물 앞에서 배포할 예정입니다. 서울은 노원구에 위치한 삼성생명 건물 앞에서 시위와 전단지 배포가 예정돼 있습니다. 특히 보험금 부지급 문제가 많은 삼성‧한화‧교보생명을 메인 타깃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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