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인터뷰] 한국씨티은행 노조 "통매각, 고용안정 위한 유일한 길"

26일 정기 이사회 예정, 빠른 결말보다 안전한 결과 필요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1.08.23 10:10:57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의 매각 방식이 16일 정기 이사회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지난달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소비자금융 부문의 매각 방식을 이달 중 확정 짓겠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씨티은행 노사 모두 통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의향 기업들이 부분매각을 원한다는 추측이 나오자 노동조합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월15일 한국씨티은행 모그룹인 씨티그룹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는 2004년 한국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을 인수해 사업을 게시한 지 17년 만이다. 

금융계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인수의향사들이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중 자산관리(WM)와 카드사업부 부분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국씨티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씨티은행은 현재 3287명의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중 소비자금융 부문 직원은 2500여명이다. 작년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국민은행(1억400만원), 신한은행(9600만원) 등 주요 시중은행 임금대비 높은 수준이라 평가되며, 인수의향 기업들이 통매각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로 지목되기도 했다.

부분매각 가능성이 제기되자 씨티은행 노동조합(노동조합)은 소비자금융 통매각을 요구하며 지난달 20일부터 1인 시위에 나섰다. 또 지난달 28일부터 부분매각을 반대한다는 광고문구를 붙인 노동조합 래핑버스가 한국씨티은행 본점, 금융위원회, 국회 주변을 순환운행 중이다. 

지난달 28일부터 부분매각을 반대한다는 광고문구를 붙인 노동조합 래핑버스가 한국씨티은행 본점, 금융위원회, 국회 주변을 순환운행 중이다. = 장민태



임태준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 정책홍보국장을 만나 소비자금융부문 철수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한국씨티은행 철수에 대한 노동조합 입장은.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철수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는 모 그룹인 씨티그룹의 결정이기에 한국씨티은행 경영진들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철수에 대한 노조의 입장은 향후 발생할 고객과 직원들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근로자 고용안정과 고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통매각 방식으로 한국씨티은행 철수가 결정돼야 한다"

-노조가 통매각을 주장하는 이유는. 

"통매각은 비자발전 실업자가 생기지 않고 직원들이 은행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부분매각이 결정되면 인수의향 기업들이 원하는 부서들만 인수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남은 부서 직원들은 정리해고를 당할 확률이 높고, 은행업계 인원감축 상황과 맞물려 재취업도 어렵다. 노동조합이 통매각을 원하는 건 은행과 관련된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뿐이다" 

-한국씨티은행 철수가 결정된 이후 노조 행보는. 
 
"올해 6월 정도까지 노조는 대외활동에 집중했다. 금융위원장,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만나 현재 씨티은행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있다. 결국 은행 매각 철수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하겠다고 가능한 게 아니고 결국 금융위원회 인가 사항이다. 노조는 부분매각 시 직원들과 소비자들이 어떤 피해를 보는지 설명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도 노동조합과 사측의 원만한 합의가 가장 큰 의제로 보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부분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막내 직원은 30대 후반, 직원 평균나이 47세인 조직 고령화가 나타난 건 사실이다. 그 이유는 한국씨티은행이 2014년부터 대규모 점포 통폐합 등 운영비용을 꾸준히 감축해 왔기 때문이다. 전국에 200개가 넘던 점포는 현재 39개밖에 남지 않았다. 특히 한국 씨티은행은 규모를 줄이면서 약 10년 가까이 신입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 

운영감축으로 발생한 다른 문제도 있다. 영업점을 축소하면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전부 본점으로 배치됐다. 그들 중  일부는 소비자금융, 기업금융으로 구분할 수 없는 공통업무를 맡고 있다.

결국 이들처럼 소비자 금융과 기업금융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일명 '그레이존'에 있는 직원이 존재한다. 이들은 이미 운영감축의 피해를 본 직원들이다. 이번 매각으로 인한 그레이존 직원의 2차 피해를 막으려면 통매각이 꼭 필요하다"

-사측의 희망퇴직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어떤 입장인지.

"아직 노동조합이 희망퇴직에 대해 논할꺼리는 아니다. 희망퇴직이 은행의 몸집을 가볍게 해 인수의향자를 찾기에 유리한 건 이해하지만, 노사합의 사항이다. 사측이 노조에 정식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하거나 협의를 한 적은 없다. 다만 노조는 새로운 삶을 위해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이 있다면 무작정 반대할 생각은 없다."

-이달 26일 정기 이사회에서 매각 방식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향후 노조의 계획은.

"구체적인 출구전략은 많은 분이 예상하는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 씨티그룹이 정리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소비자금융 사업부 중에서 매각이 가장 빠르게 진행된 곳은 호주 씨티은행이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이 호주 씨티은행 소매자 금융 부문 전 직원을 고용승계하겠다고 한다.

호주 씨티은행이 가장 빠르고 좋은 방향으로 출구전략이 잡혔음에도 내년 3월 이후에나 결과가 확실해진다. 출구전략은 당국과 노사가 함께 많은 논의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빠른 결말보다는 안전한 결과를 기다려주길 바란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