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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씨티은행 통매각 난항…인력 감축 무리수가 불러온 나비효과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1.08.26 17:58:22
[프라임경제] 한국씨티은행은 이달 중 확정 짓겠다던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 방식 결정을 다음 달로 미뤘다. 7월 중 매각 방식을 결정해 직원에게 알리기로 했던 복안이 어긋난 분위기다.  

매각 방식 결정이 힘들어진 이유는 소비자금융 부문 전체를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사 모두 통매각이 최선이라 일치하고 있으나 자산관리(WM)와 카드사업부 부분을 부분 인수하려는 움직임 외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

업계에선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이 M&A 시장에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이유를 인력구조 때문이라 평가한다. 

한국씨티은행 직원 평균 연력은 47세로 높은 편이며, 평균연봉 수준 역시 높은 편에 속한다. 4대 시중은행(KB국민 1억400만원, 신한 9600만원, 우리 9500만원, 하나 9200만원)보다 10% 이상 높은 1억1200만원이다. 

이 같은 인력구조가 인수기업에겐 운영 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씨티은행이 꾸준히 이행해 온 운영 효율화 정책에 의해 신입공채를 없애고, 통폐합한 지점 인력을 본점으로 이동시키면서 기형적 인력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200개 이상의 점포를 39개로 통폐합했다"며 "영업점 직원을 본점에 배치하면서 인력구조에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리하게 운영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지난 10년 간 신입공채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기형적 인력구조가 통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함에도 노조는 고용안정을 위해 통매각만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사측의 과거 의사결정이 기형적 인력구조를 만든 원인이라는 점에 비춰 노조 입장에선 당연히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결정권은 결국 모회사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노사가 시장상황에 부합하는 의견 합치를 이루는 게 매각에는 더욱 유리할 것이다. 자산관리(WM)와 카드사업부에 대한 부분매각 수요가 있음을 생각하면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면 좋은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모회사가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장 상황에 맞춰 노사가 한 걸음씩 양보하는 슬기로운 자세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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