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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켓컬리, Z폴드·Z플립 덕 보려다..."사기 아닌가" 이용자 불만 폭주

'24일 0시 새벽배송' 알렸지만 지연 일정 공지 미흡…컬리 홍보실 "삼성이 약속 안 지켜"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1.08.30 14:44:54

마켓컬리가 사전예약 판매한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 게시물 갈무리. 게시물 제목에는 '8/24, 화 수령'이라고 적시돼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Z폴드3'와 'Z플립3'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섰지만, 배송 지연에 강제 취소 사태까지 발생하며 소비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30일 마켓컬리 내 Z폴드3와 Z플립3 문의 게시판에는 소비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Z폴드3를 주문한 한 소비자 A씨는 "명백한 허위 광고이자 소비자 기만"이라며 "한 차례 카카오톡 문의와 세 차례의 1:1 문의글을 올렸음에도 소비자의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지난 17일 해당 제품의 사전예약판매 첫 날 마켓컬리의 해당 제품 판매 페이지 최상단에 '8월24일 화 수령'이라는 설명과 '마켓컬리는 23일 밤 11시까지의 주문 예약 건들을 모아 바로 다음 날인 24일 0시부터 아침 7시 사이 샛별 배송으로 배송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 등을 본 뒤 마켓컬리에서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켓컬리는 지난 17일 Z폴드3와 Z플립3 선착순 사전예약 판매 진행 관련 소식을 알렸다. 

당시 마켓컬리는 "23일 밤 11시까지 주문 예약을 모아 다음날 24일 0시부터 아침 7시 사이 샛별배송으로 배송한다"고 밝혔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천경원 생활팀 리더도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의 강점을 살려 가장 먼저 배송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발굴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8월24일 화 수령'이라는 문구는 현재도 마켓컬리 내 Z폴드 판매 게시물 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24일 0시~7시 '샛별배송' 무색…배송 지연에 고객들 "사기 아닙니까"

A씨는 "다른 판매 사이트에서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이 있었음에도 최대 6개월 무이자 혜택으로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지 않았던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이유는 샛별배송을 통한 24일 수령이라는 광고 때문이었다"고 짚었다. 

A씨에 따르면, 22일경 마켓컬리는 '주문한 제품이 24일 새벽에 발송될 예정'이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하지만 수령예정일 하루 전날인 23일 오후7시13분 마켓컬리는 '공급사 입고 지연으로 인해 28일 이후 순차 배송' 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A씨는 "마켓컬리 고객센터 영업시간이 오전 7시~오후 7시라고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으므로 소비자로서 이 문자는 어떤 문의도 할 수 없는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17일부터 23일까지 Z폴드3와 Z플립3의 사전 예약을 진행, 이 기간 구매자들에게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사은품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때문에 마켓컬리가 23일 저녁 제품 배송 지연을 안내 했더라도 소비자로서 다른 판매처에서 사전 예약이 사실상 불가능해 이같은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A씨는 "약속한 날짜에 제품을 받지도 못했고 마켓컬리가 광고한 샛별배송도 받지 못했다"며 "허위광고로 인한 소비자 기만으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A씨 외에도 다수의 소비자들이 이같은 피해를 호소했다.

또 다른 Z폴드3 주문자 B씨는 "24일 새벽배송이 된다 하여 컬리에서 주문한 건데 사기 아닙니까"라며 "배송 전날에 28일에 배송된다고 문자만 하나 보내면 끝나는 건가요"라고 날을 세웠다. 

Z폴드3뿐 아니라 Z플립3 구매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피해는 잇따랐다. 심지어 강제로 주문을 취소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Z플립을 주문한 C씨는 "샛별배송이 몇시쯤 도착하는지 알려주지도 않았고 공동현관 키 위치를 알려줬음에도 배송기사는 공동현관 키를 찾지 못해 출입을 못했다며 미배송 처리하고 물품을 가져갔다"며 "고객센터에 다시 배송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미배송건은 취소밖에 할 수 없다고 되풀이했고 결국 강제 취소 당했다"고 전했다. 


마켓컬리 내 Z폴드 문의란에는 배송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컬리 "삼성전자의 공급 문제…주문 수량 약속 삼성이 안 지켰다"

신선식품 위주로 판매해 온 마켓컬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전예약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가 상장 추진 의지를 밝힌 뒤, 마켓컬리는 몸집 불리기에 나서왔다. 이번 인기 단말기 판매도 가입자 및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됐지만, 미흡한 배송과 응대로 이미지 실추만 뒤따른 모양새다.

컬리 새벽배송 소개 이미지 갈무리. ⓒ 프라임경제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다시는 마켓컬리를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냉담한 반응까지 나온다.  

컬리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반도체 수급 이슈로 삼성전자에서 공급이 불안정해 배송 지연이 일어나고 있다"며 "마지막에 주문한 고객에게는 28일 이후에 순차적으로 발송된다고 주문할 때부터 안내가 됐고, 28일 이후 지연 건들에 대한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물량 예측 관련해서는 "물량 예측을 하고 날짜를 정하는데 정해진 물량을 주겠다고 했던 삼성에서 갑자기 이슈가 됐다"며 "저희도 삼성에 수량을 약속 받고 하는데 그게 안 지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컬리 관계자는 "우리가 다루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며 "고가이다 보니 반응이 더 큰 듯하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Z폴드3는 198만7700원에, Z플립3는 125만4000원에 판매했다. 

◆소비자단체 "허위과장 광고 여지 있다, 보상 필요"…컬리 "보상 어렵다"

소비자단체도 이번 마켓컬리의 '약속'을 놓고 허위과장 광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사회경제1팀장은 "허위과장 광고의 여지가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에는 안내나 보상 등 소비자를 위한 조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켓컬리는 적립 혜택·쿠폰·할인가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보상 수단은 여러가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마켓컬리 외 자급제 단말기를 유통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 중에는 플래그십 단말기가 고가로 유통된다는 점과 사전 예약과 같이 소비자 혜택이 몰리는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해 배송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회사 측에서 일정 부문 피해 보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속도를 강조한 만큼 이 약속한 날짜에 미발송되면 보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Z폴드·Z플립 배송 지연에 대해서는 더 큰 금액의 보상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컬리 역시 '배송 속도'를 내세웠지만 보상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컬리 관계자는 "보상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라며 "고객센터에 문의를 주면 관련해서 별도 안내 문자가 나갔고, 고객 중 급하게 취소가 필요하거나 원하실 경우 100% 취소를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판매했지만 제품 불만이 아니라 반도체 수급 이슈라 보상을 해드릴 수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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