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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한앤코에 매각 무산 통보…"부도덕한 사모펀드"

법무법인 통해 법적 대응 예고…"경영권 매각 지속 추진"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1.09.01 09:43:20

지난 5월27일 남양유업 인수 의지를 밝히며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배포한 로고 이미지. ⓒ 한앤컴퍼니

[프라임경제] 회사 매각 발표 후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 온 홍원식 남양유업(003920) 전 회장이 결국 매도인인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에 매각 무산을 통보했다. 

아울러 홍 전 회장은 법무법인을 통해 한앤코에 법적 책임도 묻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홍 전 회장은 경영권 매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1일 홍 전 회장은 법률대리인 LKB앤 파트너스를 통해 주식매매계약 상대방인 한앤코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입장문을 함께 배포한 홍 전 회장은 "저는 마지막까지 계약이행을 위한 최선을 다하였으나 결국 무산되었다"며 "계약서에 정한 8월31일이 도과되었기에 부득이 계약을 해제하게 되었다"고 알렸다. 

◆홍 전 회장 "한앤코는 부도덕한 사모펀드…노쇼 아냐"

홍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한앤코를 향해 '부도덕한 사모펀드'라고 지칭했다. 

그는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라는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어 다시 한번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하나,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이렇게 쉬이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간 대리점 갑질 논란과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올해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허위과장 광고까지 잇따라 발생된 논란에 남양유업을 향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자,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4일 공개 석상에 올라 눈시울을 붉히며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 연합뉴스


약 20여일이 지난 5월27일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 전 회장(51.68%)과 배우자 이운경(0.89%), 손자 홍승의(0.06%)는 보유주식 전체 52.63%를 한앤코에 3107억원에 양도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홍 전 회장이 한앤코 측 인사를 신규 이사진으로 선임할 것을 의결하기로 한 임시주주총회를 일방 연기하며 양측 계약 무산 가능성이 대두됐다. 

한앤코 측은 지난 7월30일 진행 예정이었던 임시주주총회 시점을 '매각 종결일'이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홍 전 회장은 이날 "이미 8월17일에 밝힌 것과 같이 임시 주주총회일 이전에 거래종결일을 7월30일로 볼 수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홍 전 회장은 한앤코가 본인을 비난하거나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약상으로도 8월 31일까지는 협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음에도 매수인은 이보다 일주일도 더 앞선 8월23일,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다고 압박하는가 한편, 아직 계약이 유효함에도 비밀유지의무를 위배하고 여러 차례 계약이나 협상의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짚었다.

◆"시간·금전 피해에 기망"…홍 전 회장, 한앤코에 법적 책임 묻는다

홍 전 회장은 계약 해제 사유가 한앤코에 있으며, 한앤코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홍 전 회장은 "이번 일을 통해 많은 시간적,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음은 물론이며 계약 과정에서 저를 기망한 사실이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검토하겠다"며 "계약을 해제할 수밖에 없게 만든 매수인에게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 다시는 이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없게끔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노쇼'로 비춰진 임시주총 연기 건에 대해 짚어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노쇼'라고 저를 비방했던 일체의 과정에 대한 책임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달 한앤코가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것을 언급했다. 한앤코는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 홍 전 회장 등 매도인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남양유업 매각, 결국 소송전 비화…"경영권 매각 계속 추진"

홍 전 회장은 이번 계약이 불평등 계약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M&A 거래에서는 이례적일 만큼 저는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아니하였고 계약의 내용 또한 매수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계약이었다"며 "그럼에도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권 교체라는 대의를 이행하고자 주식 매각 계약을 묵묵히 추진했다"고 했다. 

'불가리스 사태'로 파장이 커진 뒤 속행된 남양유업 매각 시도는 이처럼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다만 홍 전 회장은 경영권 매각은 지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경영권 매각 약속을 지키려는 저의 각오는 변함없이 매우 확고하다"며 "매수인과의 법적 분쟁이 정리되는 대로 즉시 매각 절차를 다시금 진행할 예정이니 이번 일로 실망하지 마시고 향후 과정을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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