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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롯데칠성·하이트, 삼다수 입찰 불참…'물 전쟁' 격화

'국내 생수 시장 2조' 전망 속 '자체 브랜드' 판매 주력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1.09.01 15:41:42

제주 삼다수 제품 이미지. ⓒ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프라임경제] 생수업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주 삼다수' 판권 입찰전에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국내 생수업체들이 대다수 불참했다. 이들은 자사 생수 브랜드 경쟁력 확대에 더 힘을 싣겠다는 계획으로 치열한 '물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1일 LG생활건강은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자사 먹는샘물 브랜드인 강원 평창수·다이아몬드 샘물·휘오 순수 등의 판매에 주력하기 위해 이번 제주 삼다수 판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의 제주도 외 지역 위탁 판매 협력사 모집 입찰을 마감했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입찰 참여 기업은 4곳"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업체명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도 이외 지역의 경우 협력사를 선정해 제주 삼다수를 유통한다. 현재 마트 등 소매 판권은 광동제약이 숙박업소와 병원 등 비소매 판권은 LG생활건강이 보유 중이다. 이들의 계약 유지 기간은 4년으로 오는 12월14일 만료된다. 

제주 삼다수 판권 확보는 생수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로 관측돼 왔다. 특히 이번 입찰 모집의 경우 소매와 비소매 부문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부문으로 다뤄져 입찰자의 시장 장악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됐다. 제주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한 생수 1위 브랜드며, 지난해 매출은 2835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기존 유통 업체인 LG생활건강과 광동제약을 삼다수 판권 확보전 유력 참여자로 관측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이 결국 불참을 결정하며 12월15일부터는 제주 삼다수 유통에서 손을 떼고 자사 브랜드 키우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하이트진로·오리온·웅진도 '불참'…"우리 물 키운다"

LG생활건강과 함께 입찰 참여 후보로 거론돼 온 롯데칠성음료·하이트진로음료·오리온도 모두 불참했다고 밝혔다. 웅진식품도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모두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 △'석수(하이트진로음료)' △'용암수(오리온)' △'가야워터(웅진식품)' 등 생수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이 회사들 역시 불참 이유로 LG생활건강과 같이 '자사 제품 강화'를 언급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주 삼다수 판권 확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용암수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판권 확보 시 당장 매출 성장 효과는 있지만, 자사 생수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서는 카니발리제이션(자사 제품 간 시장 잠식)이라는 악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2조 생수 시장 잡아라"…'물 전쟁' 격화 예고

국내 생수 시장이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생수 업체들은 자사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으로 2023년에는 두 배 수준인 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각 생수 업체들이 치열한 '물 전쟁'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제주 삼다수는 23년째 생수 시장 1위를 점하고 있지만, 경쟁사들과 달리 성장세 정체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2015년부터 2017년가지 줄곧 41.5%였던 제주 삼다수의 점유율은 2018년과 2019년 39.9%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40%대를 회복했다. 그러는 사이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와 농심의 백산수 등 경쟁사 제품 점유율은 각각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제주 삼다수 생산을 맡고 있는 제주개발공사는 오는 7일 입찰사들 제안서 평가를 진행하고 이달 내로 우선협력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사는 판매계획·영업계획 등 유통 역량을 최우선으로 심사해 브랜드 성장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이밖에 제주도 기여 방안도 심사 요건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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