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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허리케인 '아이다' 상륙…국내 정유주 '매수' 기회?

S-Oil 5% '반짝' 상승 후 주가 절반 '미끄럼틀'…화학 업종 하락폭 '1위'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1.09.02 14:04:16

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아이다로 파괴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조선소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미국 원유 정제 설비 45%가 몰려 있는 미국 남부 멕시코만 지역에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상륙하면서, 석유 공급차질과 정제마진 상승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이와반대로 국내 정유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9.2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한 주간 10% 넘게 상승했다. 이는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해안 석유 생산시설이 가동을 멈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외신은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루이애지나주를 강타하며, 대규모 정전사태를 발생시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피해규모만 100만 가구에 달하며, 복구비용으로 2200억달러(한화 250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허리케인은 규모와 강도에 따라 5등급으로 나뉜다. 아이다는 이중 두 번째로 강력한 4등급에 해당한다. 이번 강력한 허리케인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한 뒤 뉴올리언스 등 주요 도시를 강타하며 정유·화학 생산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미국 정제설비 45% 이상이 위치하고 있다. 미국은 아이다 상륙 이전부터 피해 우려로 인해 해당 지역 생산 시설 중 원유 59%, 천연가스 49% 등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멕시코만 지역의 원유·천연가스 생산 시설은 이미 가동을 대량 중단했다"며 "공급 차질로 마진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아이다로 인해 국내 정유주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공급·생산 차질로 인해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올해 초의 경우 미국을 강타한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관련 설비가 중단되면서 국내 정유·화학 기업들이 수혜를 누린 바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미국 허리케인 영향으로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금호석유, 롯데정밀, 효성화학, S-Oil 등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 같은 기대감은 코스피 화학 업종 지수에도 뚜렷하게 반영됐다. 지난 31일 화학 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0.82%(58.48p) 상승한 7216.37p로 마감한 바 있다. 지난 26일 종가가 7135.3p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수가 우상향을 보인 셈이다.

종목별로도 같은 기간 S-Oil은 5.05% 상승했으며, 같은 정유 업종인 GS도 2.39% 동반 상승했다.

반면 아이다 영향으로 유가 상승 폭이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해 8월 발생한 허리케인 '로라'와 비교해보면 설비 타격 시점 풍속이 절반 수준에 해당되며, 주요 설비가 밀집된 지역을 직접 강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8월27일 미국 남부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했던 로라의 경우 국내 정유주들은 눈에 뛴 등락폭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S-Oil은 2거래일(3.62%) 연속 하락 마감했으며, GS는 2.09%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 공급부족(쇼티지)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 기대감에 상승했던 국내 정유주들이 지난 1일에 이어 이날도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화학 업종은 전 거래일대비 1.44% 하락하며, 코스피 23개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같은 날 S-Oil과 GS 역시 '반짝' 상승세를 보였으며, 각각 2.63%, 0.71%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오후 1시23분 기준 화학 업종과 S-Oil은 전 거래일대비 각각 0.39%, 0.76%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GS는 전 거래일대비 0.59%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위정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구원은 "이미 미국 내 셰일 생산량이 적어 허리케인이 글로벌 원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 하반기 WTI 가격이 현 수준과 비슷한 65~75달러 선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의 허리케인으로 인해 국내 기업에 수혜로 이어질지에 대한 분석이 분분한 가운데 유안타증권은 아이다 영향이 약 10일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리타 당시 해상 원유생산설비와 육상정유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WTI 주가가 10일 동안 9.4% 상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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