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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패러다임 전환' 현대차그룹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하이드로젠 웨이브' 개최…오는 2040년 수소에너지의 대중화 선언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1.09.07 15:41:18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자신들의 수소사업의 명확한 비전과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모빌리티의 실체를 대거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Everyone, Everything, Everywhere)' 쓰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기고자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은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며 "이를 위해 가격과 부피는 낮추고 내구성과 출력을 크게 올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다"라고 첨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그룹


이 같은 상용차의 전면적인 친환경 전환 계획 발표는 세계 자동차 회사 중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7일 글로벌 온라인 행사로 진행된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는 현대차그룹이 처음 선보이는 수소 관련 글로벌 행사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수소사회를 조기 실현할 수 있도록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수소는 친환경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에너지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로, 연료로 사용하면 전기·열·순수한 물만을 배출한다. 이에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은 글로벌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인류와 지구에 제안하는 해결책인 셈이다.

트레일러 드론.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등 친환경시대를 앞장서서 준비해왔다. 그 결과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추고 투싼 FCEV를 선보인 후 2018년 수소전기차 넥쏘, 2020년 7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 대형 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 수출을 시작했다.

수소 경제 관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수소에너지가 차지하고, 시장규모는 2조5000억 달러(약 2750조원), 연간 CO₂ 감축효과는 60억톤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창출 효과도 3000만명에 이른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수소비전 2040'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수소전기 상용차 대중화를 통한 전 지구적 배출가스 저감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업계 최초로 이미 출시된 모델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다. 

비전 FK. ⓒ 현대자동차그룹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통상적으로 평균 운행거리와 운행시간이 훨씬 긴만큼 차량당 배출하는 탄소량도 상대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상용차에 연료전지를 선제적으로 탑재함으로써 배출가스를 대폭 줄이고 범지구적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 상용차들이 한국의 대중교통과 물류시스템에 선제적으로 투입될 경우 한국의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는 다른 국가들에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2030년 내수 상용차시장에서만 연간 20만톤 이상의 수소 수요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상용차를 앞세워 연 40만대에 이르는 유럽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 글로벌 확산도 가속화한다. 여기에 2030년 전 세계 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 상용차 시장도 공략하고자 전장 5~7m의 수소연료전지 PBV(목적기반 모빌리티)를 개발, 향후 상용차 부문에 자율주행과 로보틱스까지 결합해 사업역량을 강화한다.

이-보기 모빌리티. ⓒ 현대자동차그룹


그 시작점으로 현대차그룹은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미래 장거리 물류를 위한 무인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을 최초 공개했다.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및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2대의 e-Bogie(이-보기) 위에 트레일러가 얹혀 있는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다. Bogie는 열차 하단의 바퀴가 달린 차대를 뜻한다.

현대차그룹은 트레일러 드론이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으며, 이-보기는 콘테이너 트레일러와 별도로 운행할 경우 화물운송·건설·소방·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이외의 모빌리티 및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도 적용하는 등 미래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겠다"며 "트램, 기차,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이동수단뿐 아니라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연료전지를 적용해 전 세계적인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플랫형 시스템. ⓒ 현대자동차그룹


이미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으며, 수소생태계 확대를 위해 자사 제품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모빌리티에도 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현재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보다 크기와 가격은 낮추고 출력과 내구성을 높인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으로 향후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2023년에 내놓을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시제품인 100㎾급과 200㎾급 연료전지시스템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동식 수소충전소. ⓒ 현대자동차그룹


100㎾급 연료전지시스템은 넥쏘에 적용된 2세대 연료전지시스템에 비해 부피가 30% 줄었고, 상용차용으로 개발 중인 200㎾급은 넥쏘 시스템과 비교해 크기는 비슷하지만 출력은 2배 정도 강화됐다. 내구성 역시 2~3배 높고, 향후 상용차용 고내구형 연료전지시스템은 50만㎞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의 가격은 지금보다 50% 이상 낮출 계획으로, 2030년에는 가격을 더욱 낮춰 수소전기차가 일반 전기차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은 다양한 형태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파워 유닛 모듈은 ㎿(메가와트)급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시스템으로, 100㎾급 연료전지시스템을 여러 개 연결해 500㎾ 또는 1㎿ 등 다양한 출력을 제공할 수 있다. 전력소모량이 큰 대형 선박·기차·건물 등에 공급된다.

레스큐 드론. ⓒ 현대자동차그룹


마찬가지로 이 시스템이 적용될 플랫형 연료전지시스템은 두께가 25㎝ 정도에 불과해 평평하고 높이가 낮은 공간에 유용하게 쓰일 예정이다. 차량 상부나 하부에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어 실내공간 확보에 유리하며, 향후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MPV(다목적 차량) △버스 △트램 △소형 선박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차그룹은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그룹이 개발 중인 새로운 수소모빌리티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수소모빌리티는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아 환경친화적인 것은 물론이고, 짧은 충전시간과 긴 주행거리 등이 주요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수소차에 전기차 강점을 융합한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에는 연료전지와 고성능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이 결합해 있고,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목표는 600㎞다. 출력은 500㎾ 이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초 미만으로 수소차로도 고성능차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트레일러 드론과 정의선 회장. ⓒ 현대자동차그룹


레스큐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이-보기에 비행 드론과 소방용 방수총이 결합된 모빌리티다. 드론을 띄워 재난현장을 촬영하면서 방수총을 가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며, 원격주행과 자율주행이 모두 가능하다. 또 제자리에서 돌거나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크랩워크를 구현할 예정이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50~500㎞다.

수소차 고객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는 H 무빙 스테이션은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충전하는 설비가 장착된 이동형 수소충전소다.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충전하거나 외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수소모빌리티 중 하나다.

이밖에 재난구호차량은 연료전지와 전기충전기가 사륜구동이 가능한 험로 주행용 차량에 결합한 모빌리티이며, 수소로 발전을 한 뒤 재난지역 및 험지 등에 전력을 지원한다. 긴급하게 전기차를 충전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수소 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시스템. ⓒ 현대자동차그룹


한편, 하이드로젠 웨이브 발표행사 이후 '수소모빌리티+쇼'와 연계해서 열리는 킨텍스 전시행사에는 현대차를 포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제철 △현대위아 △현대케피코까지 현대차그룹의 7개 그룹사가 함께 참여해 총 18개의 전시물을 선보인다.

그룹사의 다양한 전시물들은 총 4872㎡ 면적의 전시장에 △수소시대로의 개막 △수소차와 환경 △모빌리티로의 확장 △수소 비전 등 주제별 구역에 맞게 배치될 계획이다. 특히 전장 15.3m에 달하는 트레일러 드론이 자율주행으로 전시장 내 직선로를 지난 후 선회용 로터리를 회전해 다시 출발점으로 복귀하는 광경은 관람객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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