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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나홀로 'ESG'…롯데케미칼은 경로이탈

기부 줄이고, 친환경 사업 투자만 늘려 "ESG 아니라 그냥 E"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1.09.08 14:55:4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이수영 기자

[프라임경제] "2025년까지 글로벌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고, 건전한 성장으로 기업가치 향상과 함께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021 ESG 경영 선언문 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사적으로 ESG 초행길을 다져가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011170)이 경로를 이탈하고 있다.

2015년부터 ESG 경영을 강조한 신 회장 말이 무색하게 기부금을 매년 줄이며 엇나가는 모양새다.

8일 롯데케미칼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최근 4년 간 롯데케미칼의 기부금액은 2017년 167억원, 2018년 105억원, 2019년 99억원, 2020년 88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룹에서 ESG 경영을 확대하는 것과 달리 오히려 기부금 규모를 절반 가량 축소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공식 홈페이지 대문에 선언문까지 걸어두며 ESG 경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ESG 경영 선언문은 신 회장의 경영 지침과 궤를 같이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ESG 경영이 필수적이라는 신 회장의 의지와 신념을 보다 구체화했다.

롯데그룹 공식홈페이지 대문에 걸린 신동빈 회장의 ESG 경영 선언문. = 홈페이지 캡쳐

당초 신 회장은 2015년부터 계열사 사장단에게 ESG 경영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보여주기식 ESG 경영은 지양하고, ESG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실행을 당부한 신 회장이다. 

그는 ESG 분야 비재무적 성과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 기부금은 신 회장의 공표 다음해에만 바짝 늘었다.

◆올해 'ESG 원년'이라더니

올해를 ESG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와 달리 정작 투자는 친환경(E)에 쏠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투자금액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18년 361억원에서 2019년 586억원, 2020년에는 852억원으로 약 2.7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투자 목표 금액은 1200억원이다.

친환경 투자비용 대비 기부금액은 새발의 피인 셈이다. 화학 사업이 친환경 흐름에 맞서 취약한 분야인 만큼 우선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글로벌 탄소중립에 맞춰 잇달아 ESG 목표를 선언하고 있지만 탄소배출량 제로에 맞추기 위한 친환경 부문마저 현실적으론 관련 기술의 부재 등으로 바로 실현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통상 기업의 ESG 경영 선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성장을 위한 단계일 뿐이지만 표면적으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롯데케미칼은 ESG 경영을 내세워 긍정적인 이미지를 취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은 부족하다는 평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경우 실적 영향에 기부금 규모가 크지 않았다"라며 "ESG 추진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등 기부활동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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