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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편드나?" 공정위 지침, 맘스터치 갈등에 '허점' 부각

맘스터치, 국감 전 내부분쟁조정기구 출범 속도…갈등 핵심 가맹점은 외면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1.09.13 18:02:33

2일 서울 동작구 맘스터치 상도역점에 '영업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맘스터치 상도역점은 본사의 원부자재 공급 중단 결정과 계약 해지 통보로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매장 입구에는 고객들의 응원 문구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맘스터치가 가맹점 갈등 해법 찾기를 내세우며 연내 '내부분쟁조정기구' 출범 의지를 다졌지만, 정작 갈등의 중심에 놓인 가맹점은 이 과정에서 소외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만든 '가맹 분쟁 조정 지침'이 사실상 가맹본부에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13일 맘스터치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내부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고 가맹점과의 상생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내부분쟁조정기구는 공정위가 제시한 '가맹본부의 내부자율분쟁조정기구 설치·운영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근간으로 구성·운영된다.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맘스터치 가맹본부와 맘스터치 상도역점주 황성구씨 간 갈등이 부각됐다. 맘스터치는 이같은 분쟁 상황을 우려하는 전국 각지의 가맹점주들 목소리를 반영해 분쟁조정기구 출범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갈등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가맹점과 맘스터치 간 갈등 해소는 요원해 보인다. 맘스터치와 상도역점주 황씨와의 법적 다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서 (가칭)전국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인 황씨가 지난 3월 맘스터치 가맹사업자들에게 서신을 보내 협의회 구성 동참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맘스터치는 그의 표현 중 일부가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이라며 가맹점 물품 공급을 중단하고 계약 해지를 단행했다. 

아울러 맘스터치는 황씨를 경찰과 검찰에 고소 및 고발했다.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는 황씨가 낸 원부재료 공급중단 금지 등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맘스터치는 황씨에게 공급하기로 한 패티 등 원부재료 공급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맘스터치는 "가처분 결정은 종국적인 법적 판단이 아니다"라며 추가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맘스터치 "계약 해지된 상도역점주, 조정기구 참여 자격 없다"

사실 맘스터치와 가맹점주 간 갈등을 세간에 알린 것은 상도역점주 황씨와의 분쟁인데, 이번 맘스터치 내부분쟁조정기구에 황씨는 사실상 참여가 불가능한 모양새다. 

특히 공정위가 마련한 가맹본부의 내부자율분쟁조정기구 설치·운영을 위한 가이드 라인이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내부분쟁조정기구의 가맹점주 대표 위원은 5년 이상 가맹점 운영 경험을 보유해야 한다. 맘스터치는 이 조건을 들어 황씨는 내부자율분쟁조정기구 참여에 제한받을 수 있다는 관점을 전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황씨는 계약이 해지된 사람이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어떻다 말하는 것이 부적절해 이후 상황에 따라 말하겠다"고 에둘렀다.

황씨는 해당 조건에 대해 "가맹업계에서 5년 이상 가맹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가맹점주는 대개 가맹본부와 재계약을 고려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맹점주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황씨는 공정위 가이드 라인에서 제시된 위원장 선임 조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위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위원장은 가맹본부 임직원이나 가맹점주가 아닌 제3자로 한다. 내부분쟁조정기구의 위원장과 위원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또는 가맹점주 단체가 추천한 자들 간 상호 동의로 선정하고 임기는 2년이다.  

황씨는 "2년간 위원장에게 주는 보수는 본부에서 마련될 텐데, 가맹본부의 손을 들어주기 쉬운 구조"라고 주장하며 "공정위에 항의했지만 '양심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이같은 불공정한 지침을 왜 운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내달 올해 정기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맘스터치 등 가맹업계 불공정 행위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맘스터치는 연내 내부자율분쟁조정기구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준비위원회는 최대한 빨리 구성해 가맹점 간 갈등을 봉합한다는 계획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전국 1300여 곳의 맘스터치 가맹점주님들과의 신뢰와 상생협력을 통해 싸이버거의 성공신화가 탄생했고 국내 최대 규모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해왔다"며 "내부분쟁조정기구 설치가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신뢰와 상생을 강화하는데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모범적인 운영모델이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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