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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술 불가능한 의료기구 납품" 포항 A병원 논란…"철저히 조사해야"

 

권영대 기자 | sph9000@newsprime.co.kr | 2021.11.23 09:12:07
[프라임경제] 일부 의료업체가 재수술이 불가능한 의료기구를 마구잡이로 판매하고, 이를 알면서도 병원이 환자에게 이 의료기구를 이용해 수술을 진행하는 등 환자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포항 A병원에서 무릎수술을 받은 환자의 다리에 삽입된 의료기구의 엑스레이. = 제보자

포항시에 거주하는 김 모 씨의 모친은 무릎에 계속 물이 차 거동이 힘들어지자 3년 전 포항 A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후 수술 부위가 세균에 감염됐고, 지난해 같은 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 모친은 수술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균 감염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기로 하고 포항시 B병원을 찾아 세 번째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환자 측은 B병원에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수술을 집도하기로 한 B병원 의사가 환자의 무릎수술에 사용된 삽입물을 몸에서 제거하기 위한 장비를 구하기 위해 해당 의료기구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제거하는 장비가 원래부터 없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수술 후 문제가 생기면 몸에 삽입한 삽입물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빼내는 장비는 당연히 있어야 함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환자와 B병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다. 
수술을 위해서는 환자의 무릎에 있는 삽입물을 빼내야 했기 때문에 B병원에 있는 다른 기구를 변형해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술을 어렵사리 마쳤다.  
환자의 보호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모친에게 사용됐던 보조기구가 수술에 쓰였을 수도 있을텐데, 참으로 끔찍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빨리 바로 잡아 더는 고생하는 피해자가 없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도 "관절 수술에 삽입하는 이 회사의 삽입물은 포항을 비롯해 전국에 많이 사용되는 걸로 아는데 이 삽입물을 빼내는 장비가 없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관계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의료기구를 사용한 A병원 측은 환자와 B병원의 걱정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도, 의료기구를 판매한 업체를 알려주지 않았다.     

A병원 관계자는 "인공관절용 장치는 영구히 설치되는 것으로 빼는 기구가 없다. 이를 제거 해야 하는 경우는 염증이나 장치에 이완, 장기간 사용, 충격으로 인한 손상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제거 시 기존 뼈 손상이 많아 정 같은 장비로 조금씩 수작업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삽입물을 빼는 장비는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있지도 않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문제의 관절수술용 장치를 판매한 의료기구 업체의 정체와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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