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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메이저리그 매료시킨 오타니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11.23 10:26:00
[프라임경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7)가 지난 19일 아메리칸 리그 MVP에 올랐다. 일본인으로 스즈키 이치로(2001년) 이후 20년 만이다. 

오타니는 타자로 총 15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7 △46홈런(리그 3위) △100타점을 기록하고, 투수 부문 23경기에서 △9승2패 △156탈삼진 △방어율 3.18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이런 오타니는 정규시즌 성적으로 수상자를 결정하는 MVP 투표에서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 30명 전원으로부터 만점(420점)을 받았다. 

'최연소 홈런왕' 게레로 주니어가 2위(269점), 2루수 역대 최다 45홈런을 때린 시미엔이 그 뒤를 따랐다. 프로야구 상식을 뛰어넘은 이도류(二刀流, 투타겸업)에 압도적 지지가 몰렸음을 알 수 있다. 

투수와 타자로 활약하는 오타니 쇼헤이. © 교도통신 캡쳐


오타니는 수상소감에서 "(이도류를) 일본에서 처음 시작할 때보다 미국에서 더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라며 "믿고 지지해준 감독과 코치, 팬에게 감사하다"라는 말을 특별히 전했다. 

오타니 활약 뒤에는 이도류 활약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최소화하고, 아이처럼 보호해준 존 매든 감독과 코치진이 있었다. 

15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타겸업으로 이름을 남긴 선수는 '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베이브루스 한 명뿐이다. 뉴욕 양키스로 이적해 타자로 활약하기 전인 1910년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5년간 특급투수로 활약한 바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에게는 베이브루스에게 없는 무기가 하나 더 있다. 그게 바로 빠른 발을 바탕으로 아메리칸 리그 이번 시즌 도루 5위(26개)를 기록했다(1위 40개). 

이외에도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7년 만에 부활한 커미셔너 특별표창을 수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 선수 최초' 선수들이 뽑는 연간 최우수선수, 실버슬러거 등 크고 작은 7개상을 휩쓸었다. 나아가 메이저리그 베스트 나인인 '올 MLB팀'에도 선발투수와 지명타자 2개 부문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상급 투구실력에 호타준족을 겸비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중이다. 

시애틀 매리너스 회장 특별보좌역 겸 인스트럭터인 스즈키 이치로가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인터뷰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이치로는 "오타니라고 하면 이도류·무한 가능성류·전례 없는 재능 등 애매한 이미지로 묘사된다. 비교 대상이 없다는 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경지에 도전하는 두려움이고, 표준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숙명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수로서 시간은 유한하다.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무리는 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2021년 시즌을 계기로 가능한 한 무리를 하면서 오타니가 아니고는 이룰 수 없는 시대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라는 당부를 덧붙인다. 

'가능한 한 무리를 하면서'라는 이율배반적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오타니 자신밖에 없을 것이다. 

오타니는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2013년부터 5년간 선수 생활을 지낸 후 2018년 LA 에인절스에 등 번호 17을 달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진출 첫해 기록한 22홈런과 4승을 바탕으로 신인상을 받았지만, 2019~2020시즌은 수술과 재활치료를 반복하며 타자로만 뛰었다. 이때는 크게 인상적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4월4일 부상을 털고, 화이트삭스전에 타자 겸 투수로 출장하면서 본격 활약을 예고했다. 

'1994년생' 오타니는 아직 나이가 젊다. 야구선수로서 전성기는 지금부터일 것이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활약과 기록에 세계 야구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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