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업계와 소비자도 외면한 하림 '더 미식 장인라면'

판매량에 비해 부정적인 소비자 반응…네거티브 마케팅으로 업계도 싸늘

윤수현 기자 | ysh@newsprime.co.kr | 2021.12.03 16:36:36
[프라임경제] 최근 하림이 내놓은 프리미엄 라면 'The 미식 장인라면'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동시에 경쟁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는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업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달 14일 장인라면 출시 기자회견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장인라면을 소개하고 있다. ⓒ 하림


◆장인라면 판매량 높지만…소비자 여론 "맛에 비해 미친 가격"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봉을 돌파했지만 판매량에 비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하림은 지난 10월 신개념 육수라면인 장인라면 2종을 출시했다. 장인라면은 봉지면, 컵라면이 각각 2200원, 2800원으로 기존의 라면보다 2배 이상 높은 값으로 라면 중 최고가다. 이에 따라 가격을 높게 받기 위한 무분별한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림 측은 가격이 적당하다는 입장이다. 하림 관계자는 "The미식장인라면은 몸에 안 좋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인식되는 라면을 장인과 셰프가 제대로 만들어 기존의 라면과는 다른 제대로 된 라면으로 새로운 선택지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장인라면 출시 기자회견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라면을 직접 조리해 제공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장인라면은 대형마트는 이마트와 편의점 3사,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특히 하림은 출시 첫 달에는 주요 편의점에 입점하기 위해 점주들에게 '발주장려금'을 박스(12개입)당 1만2000원을 제공했다. 2800원인 장인라면 컵라면 하나를 주문할 때마다 점주에게 1000원을 지급한다. 

기존 라면 업체들도 신제품을 출시하면 판매 채널에 10% 가량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하림은 이보다 훨씬 높은 30% 이상의 장려금을 주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간 것이다.

출시 한 달여 만에 300만 봉이 판매된 만큼, 편의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반응이다. 자양동 인근의 장인라면을 판매하는 편의점주는 "발주를 하면 장려금을 주기 때문에 신청했다"며 "젊은 손님들이 신상품을 많이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면을 실제로 먹은 먹어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 등의 리뷰를 보면 '맛에 비해 가격이 미쳤다' '면과 국물이 따로 논다' '이걸 먹느니 그냥 육개장을 사 먹겠다' '특별함을 느끼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림에서 판매하는 즉석밥 순밥. ⓒ 하림


◆즉석 밥 이어 라면까지…'경쟁사 도발' 공격적 마케팅으로 동종업계 논란

장인라면이 300만 봉이라는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편의점에 장려금을 지급하고 몸값이 높은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농심 신라면 건면, 신라면 블랙, 짜왕의 경우는 출시 한 달 만에 600만봉 이상이 판매됐다. 오뚜기의 참깨라면과 동일한 성적을 거뒀지만, 참깨라면은 별다른 마케팅이 없이 300만봉이라는 수확을 거뒀다.

하림은 "최고급 재료를 준비해 만든 기존 라면들과는 다르게 제대로 된 라면"을 내세워 다른 라면보다 우위에 있다는 '네거티브 방식'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동종 업계는 불쾌한 기색을 내보이고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잘 먹고 있는 라면이 마치 질이 떨어진다는 것처럼 마케팅을 해 동종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하림은 지난 3월 산도조절제, 보존제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을 전면으로 내세워 프리미엄 즉석밥 '순밥'을 선보였다.

이는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오뚜기의 오뚜기밥에는 첨가물이 들어갔다는 듯한 '네거티브 방식'의 마케팅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순밥은 경쟁사 제품 대비 고가로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해져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찾아볼 수 없다. 시장 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하림의 순밥 시장 점유율은 0.1% 수준이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어떠한 마케팅을 하더라도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은 타사의 제품을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다"이라며 "무조건 비싼 제품이 좋다는 식의 방식은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을 흐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가정책'으로 차별화를 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감성에 맞춘,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