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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으로 소통" 웹드라마·웹예능 콘텐츠 강화 나선 유통업계

브랜드 정체성 콘텐츠, 고객 충성도↑…"소비자와 적극적 소통 가능"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1.12.06 14:53:10
[프라임경제] 국내 유통업계가 웹드라마와 웹예능 등을 자체 제작하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드라마나 예능 속에 제품을 노출하는 간접광고(PPL)와 달리 웹드라마·웹예능은 기획 단계부터 옷이나 제품을 주제로 제작해 주객(主客)을 전도한다. 

특히 과거부터 지적돼왔던 드라마 속 과도한 PPL에 대한 지적과 최근 불거지고 있는 '뒷광고' 논란에 대응해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광고임을 드러내는 '앞광고' 형태로 방식을 새롭게 바꾸고 있는 것. 

이 같은 '앞광고' 형태의 웹드라마와 웹예능은 소비자들이 처음부터 쇼핑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재밌는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섬, 웹드라마 이어 웹예능 선봬

한섬(020000)은 지난해 패션업계 최초로 웹드라마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엔 웹예능을 선보인다.

한섬은 7일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Put Your HANDSOME)에서 웹예능 '푸쳐핸썸 게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푸쳐핸썸 게임은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게임을 통해 패션 관련 지식을 배워가면서 ‘패잘알(패션을 잘 아는 사람)’로 거듭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농구 선수 허훈이 출연할 예정이다. 총 2부작으로 제작됐으며, 오는 7일과 14일에 각각 업로드 될 예정이다. 

한섬이 7일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웹예능 '푸쳐핸썸 게임'을 선보인다. © 현대백화점그룹


특히 눈에 띄는 건 한섬이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명이나, 로고 등을 일체 노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처음부터 쇼핑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재미있는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섬 관계자는 "웹예능을 주로 소비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인위적이고 직접적인 광고를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을 겨냥해 일방적으로 제품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고객이 먼저 찾을 만한 영상 콘텐츠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섬이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는 건 처음이 아니다. 한섬은 지난해 패션업계 최초로 웹드라마를 제작하며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선보인 '핸드메이드 러브'와 지난 10월 공개한 '바이트 시스터즈'의 누적 조회수는 각각 500만회, 1200만회를 넘어서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시도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트 시스터즈 방영 이후 한 달간(10/19~11/18) 한섬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8%가 늘었고, 등장인물이 입고 나온 청바지, 셔츠 등은 완판 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앱 실행 건수도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82.8% 증가했다. 

한섬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잠재적 소비자를 끌어들이는데도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한섬의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가, 웹드라마 마케팅 박차…"소비자와 공감대 형성"

이커머스와 식품업계도 '콘텐트 커머스' 전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티몬은 지난 2월부터 오리지널 콘텐트 브랜드 티몬 플레이를 통해 첫 웹드라마인 '스위트 오피스'를 선보였고 누적 조회수 67만회를 넘었다. 두 번째로 선보인 '수상한 소개팅'도 회당 평균 10만회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했으며 세 번째 웹드라마로 '로코에 진심인 편'을 공개하는 등 활발하게 콘텐트 커머스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에는 티몬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오리지널 웹예능 콘텐츠 '광고천재 씬드롬'을 유튜브 채널 '놈 스튜디오'에서 공개했다. 메인 캐릭터로는 최근 부캐 'MC민지'로 신규 앨범을 발매하고 맹활약 중인 정준하를 캐스팅했다. 

장윤석 티몬 대표는 "콘텐츠에 담은 재미와 스토리로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스럽게 커머스와 어우러지는 생태계가 조성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티몬이 추구하는 이커머스3.0의 핵심은 콘텐츠 차별화에 있는 만큼 관련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써브웨이는 이달 1일 써브웨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남녀 4인방의 로맨스를 담아낸 신규 웹드라마 '하트웨이'를 공개했다.

하트웨이는 교내에서 셀럽 같은 존재인 하진(김현재 분)을 상대로 짝사랑 같은 덕질을 하던 여고생 다빈(김다혜 분)이 절친 지안(허지원 분) 및 남사친 한길(이종혁 분)과 함께 그려내는 '썸남썸녀의 판타지 로맨스'를 담았다. 

써브웨이는 이달 1일 써브웨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남녀 4인방의 로맨스를 담아낸 신규 웹드라마 '하트웨이'를 공개했다. © 써브웨이


여주인공인 시우가 어느 날 갑자기 '써브웨이 메뉴를 나눠 먹으면 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되는'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펼쳐지는 주인공들 사이의 설렘 가득한 '썸'이 핵심 볼거리다. 작품 제목 역시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들린다는 뜻의 영단어 'Hear'와 써브웨이의 'Way'를 조합해 만들었다.

하트웨이는 지난 10월25일 공개된 티저 영상이 조회수 21만 건을 넘어서며 썸웨이에 이어 연달아 썸 맛집으로 등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개돼 편당 100만 건 이상의 평균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 웹드 반열에 오른 썸웨이의 인기를 이어가기에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써브웨이 마케팅 담당자는 "MZ세대가 짧고 가볍게 소비 가능한 스낵컬쳐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해 웹드라마 형식의 두 번째 브랜디드 콘텐츠를 기획했다"며 "하트웨이를 통해 고객에게 한층 다채롭고 풍성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올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체 제작 웹예능 '쓔퍼맨'을 선보였다. 공개 한 달 만에 누적 조회 수 200만회를 기록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가수 겸 예능인인 데프콘이 슈퍼맨 복장을 한 채 CU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맞춤형으로 판매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래퍼 이영지와 화장품 프리메라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피부 민감 지옥을 탈출하는 주인공 '민감성'을 다룬 이야기로, 이영지는 피부가 민감한 사람을 지옥이나 현실 세계로 보내는 지옥 차사(差使) 역할을 맡았다. 이 웹드라마는 누적 조회수 170만을 기록했다. 

G마켓 글로벌샵은 두 번째 웹드라마 '숨은 그 놈 찾기'를 공개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의 협업을 통한 상생 협력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두 번째 웹드라마 '숨은 그 놈 찾기'는 여주인공 순정을 두고 펼쳐지는 4각 관계 연애 속에서 순정에게 집착하는 스토커를 찾는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다.

G마켓 글로벌샵은 지난해 12월 선보인 첫 번째 웹드라마 '들어가도 될까요(Can I Step In)'를 통해 이미 글로벌 MZ세대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5명의 남자들만 살고 있는 집에 여주인공이 함께 살게 되며 펼쳐지는 좌충우돌 동거 스토리를 담은 첫 번째 웹드라마에는 KPOP 아이돌 '온앤오프(ONF)'와 배우 '황보름별'이 출연해 방영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롯데백화점은 유튜브 채널 오떼르(Hauteur the day)에 웹예능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이 문 닫은 저녁 평행 세계가 열리고 가수 '이달의소녀'가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비대면 소비문화·스낵 컬처' 보편화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앞으로 콘텐트 커머스 시장 규모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자를 먹듯 5~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가 보편화된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앞서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실크우드와 스튜디오329 등 드라마 제작사 2곳을 인수한 것도 유통 관련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로 상품을 구매했던 기존의 소비패턴과 달라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미디어와 커머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지금은 소비자와의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한 웹드라마와 웹예능이 주목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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