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배터리 힘주는 삼성·LG·SK...인사 키워드 "믿고 맡긴다"

미래 핵심 사업에 총수 오른팔…미래 먹거리 선점 특명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1.12.09 14:58:01

SK그룹 배터리 계열사 SK온(옛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 이수영 기자

[프라임경제] 최근 발표된 2022년도 삼성·LG·SK그룹 임원인사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은 '미래 핵심 사업'에 입각해 이뤄졌다.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룹 내 핵심 임물들을 전진배치하며 암묵적인 경쟁구도에 돌입한 모습이다. 그룹 총수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는 거물급인 만큼, K배터리의 미래에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배터리 3사는 그룹 오너 일가의 측근 인사를 잇따라 새 경영진으로 내정했다. 전기차 시대 전환으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외 투자 경쟁도 격화하는 등 중요한 국면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K배터리가 선점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특히 내수 중심으로 성장해온 중국 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 투자와 재무 전략을 모두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투자 효과는 바로 드러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경영진의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측근이자 그룹 내 전문가를 새 경영진으로 배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왼쪽부터)최윤호 삼성SDI 사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 각사


◆최윤호 삼성SDI 사장, 배터리 새판짜기…'적기투자' 나오나

삼성SDI(006400)는 이달 7일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SDI는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와 함께 부회장급 인사를 보유한 계열사가 됐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의 주요 경력을 주목하고 있다. 최 사장은 삼성그룹의 전략을 총괄했던 미래전략실 출신(경영지원실장·CFO)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성장에 기여한 바 있는 그룹 내 재무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이 최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앉힌 것은 그동안 쌓은 역량과 신뢰를 토대로 미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재무를 도맡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글로벌 사업 경험과 재무 전문가로서 사업운영 역량을 갖춘 최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함으로써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권영수 LG엔솔 부회장, 배터리 1등 기업 '굳히기'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임원 인사를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LG 권영수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맞았다. 권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며 LG그룹의 실질적 2인자라는 평을 받는다. 

오늘날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업체를 제외하면 점유율 1위 기업이다. LG그룹은 배터리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권 부회장을 새 사령탑에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자, 통신 등 다수의 LG 핵심 계열사에서 최고경영자로서 기업 외연 확장과 내실 성장을 이끌어낸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날이 경쟁이 심화되는 배터리 시장에서 권 부회장의 경력이 빛을 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 부회장에게는 글로벌 배터리 경쟁력 강화와 기업공개(IPO)라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졌다.

외연 성장의 첫걸음인 IPO의 경우 지난 7일 본격적으로 절차 돌입에 들어갔으며 예상 시가총액만 60조~70조원에 달한다. IPO로 마련한 자금은 해외 투자에 사용하기로 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SK온 경영복귀 가닥

SK그룹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은 오는 15일 별도 인사를 앞두고 있다. 업계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SK온의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를 것으로 점친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SK 배터리 사업을 초기부터 챙기며 관련 행사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등 많은 열의를 보여왔다.

최 수석부회장이 SK온 수장으로 오를 경우 오너 경영인이 직접 사업을 맡게 되는 셈이라 그룹 내 위상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현재 전 세계 생산거점에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미국 포드사와 합작법인 투자규모를 기존 60GWh에서 129GWh로 2배 이상 확대하기로 하는 등 성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성장 속도에 불을 붙일 적합한 인물로 최 수석부회장이 거론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 수석부회장은 그룹에 있을 당시 그린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지고 초창기 사업 발굴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그런 방향으로 기여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