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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독점 아냐" 이석우 대표 해명…정치권 "비상식적"

거래량·거래대금·회원수·매출액 4대 지표 압도적 1위…"독점 아니라는 합리적 근거 없다"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21.12.17 10:09:21
[프라임경제] 업비트 독점 논란을 두고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단순히 거래량만으로 독점을 판단하는 건 협소한 시각"이란 의견을 제시한 데 대해, 정치권에선 "합리적 근거 없이 독점이 아니라고 비상식적 주장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지난 14일 이석우 대표는 업비트를 독점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세컨블럭

지난 14일 세컨블럭에서 개최된 두나무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 대표는 업비트를 독점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독과점을 판단하기 위해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단순히 특정 시점의 거래량만으로 독과점을 판단하는 건 너무 협소한 시각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거래소에서 일어나는 거래가 업비트에 비해 두 배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외거래소를 이용하는 국내 고객의 거래를 전체 거래량에 포함하면 업비트 점유율이 독점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힌다.

가상자산 업계의 특성 상 봇을 활용한 거래가 많고, 재정(Arbitrage)거래가 빈번하다는 면을 고려하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주장이긴 하다. 그러나 특금법 이후 해외 거래소의 국내 영업이 막혔고, 글로벌 거래소가 공정거래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상황을 생각하면 업비트에만 유리한 해석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에서 고객 이탈이 발생한다면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거래소로 흡수되지 해외거래소로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며 "업비트의 회원수가 늘고, 시장 점유율이 확대된 건 특금법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거래소 고객이 이동한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관점에서 볼 때 점유율 기준을 국내거래소에 한정해야 하고, 그 기준을 적용하면 업비트가 독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업비트가 독점이 아니라고 해명한 사실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비트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노웅래·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으로부터 수차례 독과점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이석우 대표가 어떤 취지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80%에 육박하는 독보적 거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독점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일갈했다.

업비트는 거래량을 비롯해 거래대금, 회원수, 매출액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업비트

그는 "독점의 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법률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데, 규정 어디에도 거래량을 중요 지표로 판단할 수 없다는 법령적 근거가 없다"면서 "비단 거래량뿐만 아니라 거래대금, 회원수, 매출액을 포함한 4대 지표에서 압도적 1위인 업비트가 독점이란 사실을 부정한다면 뭘 기준으로 이를 판단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상이한 주장이 제기된 원인을 업권법 부재에서 찾는다. 자본시장법, 은행법, 보험법과 같은 업권법이 없는 상황이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한 독점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공정거래법에선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면 독점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시장에 신규 업체의 진입이 어려울 때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영향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은 특금법에 따라 지난 9월부터 '원화마켓'이라는 진입장벽이 생겼다. 원화마켓 운영을 위한 필수조건인 실명계좌 발급이 매우 어려운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신규 업체 진입은 불가능에 가깝다. 업비트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행히 최근 공정거래위가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대한 연구 용역을 수행하는 등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법률과 법령으로 판단하기를 기다려 이를 근거로 해명해야지, 이번 해명은 아무 근거도 없이 독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가상자산 데이터 공시플랫폼 코인힐스에 공개된 17일 한국시간 9시 기준 국내 4대 거래소 거래량(BTC 기준)은 각각 △업비트 7만1245개 △빗썸 2만1517개 △코인원 4410개 △코빗 269개로 나타났다. 업비트의 점유율이 73%에 달한다. 지난 3분기 80%를 육박하던 시점 대비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독점 기준은 크게 상회한다.
 
여러 데이터와 업계 평판은 이미 업비트가 독점적 지위를 가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업비트만 이를 부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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