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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증시 결산①] "3600 간다더니?"…어림없이 빗나간 장밋빛 전망

믿고 투자한 개미는 '전전긍긍'…증권사는 최대실적 '아이러니'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1.12.29 11:51:39
[프라임경제] 올해 증시마감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대부분 증권사의 예상이 크게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 전문가의 장밋빛 전망을 믿고 투자한 개인은 큰 손실을 기록했는데, 모순적으로 증권사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하반기에 최대 37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지난달 30일 2839.01로 마감 이후 줄곧 3000선 안팎을 횡보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상반기 코스피가 전고점을 뚫고 '3300시대'에 돌입할 때 증권사들은 앞 다퉈 하반기 지수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그 중 일부는 "최대 3700선에 다다를 수 있다"며 투자 열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막상 올해 장 마감을 6거래일 앞둔 현재, 그들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반기 각 사가 제시한 코스피 예상밴드를 종합해 보면 △신한금융투자가 3000선~3700선으로 가장 높았고 △대신증권(003540) 3050~3630 △하나금융투자 3050~3600 △한국투자증권 3000~3550 △NH투자증권(005940) 3100~3500 △메리츠증권(008560) 3000~3500 △KB증권·한화투자증권(003530) 2900~3500 △유안타증권(003470) 2700~3350 △삼성증권(016360) 3000~3300 등이다.

올 초 개장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증권업계 예상처럼 '꽃길'을 걸을 것처럼 보였다. 지난 7월6일엔 3305.21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지난 8월부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코스피는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미크론 신종 변이바이러스 출현으로 지난달 30일 코스피 지수는 2839.0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뒤 반등에 성공했지만 3000선에 안착하진 못하고 있다.

증권사별 하반기 코스피 예상밴드. ⓒ 프라임경제

지난 21일 종가(2975.03) 기준으로 지수예상에 성공한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으로 세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예상밴드 하단에 턱걸이하고 있다.

물론 30일 폐장까지는 6거래일이 남아있어 전문가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속단하기엔 이른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은 하반기 물가와 금리 상승 등 대내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의 강력한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상승추세가 꺽이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즉, 국내 증시가 악재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펀더멘털을 확보했다는 의미의 주장인데, 그들의 기대와 달리 코로나19 변이 이슈 앞에선 맥없이 무너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과 주식시장 추세를 가늠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라며 "올해는 펀더멘털 모멘텀이 강하고, 시장전망치가 상향조정되는 국면으로 주식시장 상승추세는 지속돼 3630선까지 상승하는 것은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어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 방향에 악재로 작용될 변수는 물가와 금리"라며 "물가,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할인율 부담으로 인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펀더멘털 모멘텀이 존재해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물론 최근 국내증시 하향세의 배경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전 세계로 가파르게 확산 중인 오미크론 등 대외요인이 대부분이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도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치솟자 이달 18일부터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했다.

더불어 코스피 호황이 △백신접종에 따른 리오프닝(경기재개) 기대감과 △지난 3월 미국의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책 등 각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 비춰 볼 때 현재는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호황을 예상하며 근거로 내세웠던 '펀더멘털론'이 그들만의 희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오미크론 확산세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리스크들이 잔존한 상황에서, 코스피 지수가 반등해 최소한 시장 전문가의 예상밴드 하단에라도 들어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직 6일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남은 현재, 증시에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마감일 종가가 예상밴드에서 벗어날 경우 이를 두고 증권사를 비난할 투자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 증권사가 틀린 시장상황 예측을 제시했음에도 올해 증권업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익과 이자수익 급증이 영업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개미의 투자 열기가 증권사 수익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증권사가 개인에게 틀린 예측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긴 힘들어 보인다. 

한편, 미래에셋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1조원 이상 달성하는 등 일찍이 '1조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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