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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양현대아파트, 이해할 수 없는 '설계모방' 논란

롯데-저디(JERDE) "왜곡-무책임 주장에 법적 대응"...현산-SMDP "부산에서 사용한 디자인과 유사" 주장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2.01.03 15:17:52

JERDE(저디)측 입장표명 공문. ⓒ 저디

[프라임경제] "입증 어려운 모방 주장, 불리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건설업계와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는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때아닌 '설계 모방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의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 12월2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두 곳이 참여함으로써 2파전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왔다. 

조합은 안양 동안구 관평로 333(관양동) 일대 6만2557㎡를 대상으로 이곳에 지하 3층에서 지상 32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5개동 130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내년 2월에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롯데건설의 제안서에 포함된 설계안에 대해 현대산업개발과 SMDP 측에서 29일 모방을 주장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 롯데건설과 JERDE(저디) 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법적 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조합원을 위한 합리적 경쟁보다 네거티브 경쟁으로 과열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SMDP 측에서는 "지난해 부산의 아파트 설계에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볼 수 없는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이번에 롯데건설이 제출한 설계안이 그것을 모방했다"고 주장했고 이 같은 주장을 담은 공문을 SMDP가 조합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SMDP 측은 "롯데건설 측이 사실확인을 인정하지 않거나 사과문을 조합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MDP 측의 논란 제기에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이 제출한 설계안을 디자인한 회사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글로벌 설계그룹 'JERDE(저디)'.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기념비적인 현대건축물들을 설계하고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는 건대역 스타시티와 쉐라톤 서울 D-Cube시티 설계로 유명하고, 일본 도쿄의 롯본기,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등 전세계 100여개 랜드마크를 설계해 독창적인 건축물로 명성을 쌓은 곳이다. 저디의 독창적인 건축물과 공간은 전세계적으로 약 10억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설계 모방 논란이 벌어지자, JERDE(저디)는 긴급히 입장을 내놓았다. 
입장문은 "현대산업개발과 SMDP에서 발표한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들의 주장은 상당히 왜곡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JERDE(저디) 측에서는 이번 논란이 "JERDE(저디)의 브랜드와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그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롯데건설이 현대산업개발과 SMDP의 억지주장에 즉각적으로 법적 조치를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허위사실 유포 경고 조치 요청 공문. ⓒ 롯데건설

롯데건설도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롯데건설의 재건축 사업 관련 관계자는 "SMDP측이 본인들 주장에 자신이 있다면, 롯데건설에 공문을 보내든가 항의를 하는 것이 정상일텐데, 왜 우리에겐 한마디도 못하고 조합에 공문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명백하게 서로 다른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슷한 각도의 이미지를 근거로 디자인 도용을 주장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조합원들의 정당한 선택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접한 한 도시재생사업 전문가는 "SMDP가 입증하기 어려운 디자인 모방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SMDP가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할 경우 신뢰도에 매우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 펼쳐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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