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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트렌드]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 배워보자. 레고로

성인도 충분히 즐거운 코딩 배움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22.01.11 09:30:56
[프라임경제] 트렌디한 사람이 되려면 트렌드에 빠삭해야한다. 그래야 뒤처지지 않는다. 게다가 릿(Lit)한 마인드까지 갖췄다면 바로 트렌트세터가 되는 거다. '쩐다'라는 의미의 릿은 슬랭어(Street Language)다. 즉, 릿한 트렌드라 함은 곧 '쩌는 유행'이라 말할 수 있겠다. 조금 순화해서 '멋진 유행'. 고로 릿트렌드에서는 앞으로 "좀 놀 줄 아는 사람들"이 쓸 법한 멋진 아이템들을 다뤄볼까 한다.
 
디지털 기반 사회로 전환은 기성세대에게 배움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기기의 확장은 프로그래밍의 개념을 깨우칠 것을 강요하는 시대로 넘어간지 오래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폰의 단축어는 기본 제공 기능이지만, 코딩과 기계학습에 대한 이해에 따라 실사용의 격차가 심하게 나타난다. 
 

레고 에듀케이션 앱을 통한 코딩 학습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지 않지만 순서에 따른 정확한 명령을 요구한다. ⓒ 레고에듀케이션

일상 환경에서도 이런 격차는 심각하다. 누군가는 생활 가전 대부분을 스마트워치로 사용한다. 반면 입력장치의 다변화를 사용자가 쫓아가지 못하는 사용자는 손목에 스마트워치를 차고도 주머니속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열어서 스팸전화를 거절한다. STT(음성인식)-TTS(합성음성)와 OCR(화면인식) 등 상용화된 기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신기술이 생활환경에 도입되는 속도가 교육을 앞서가자 코딩교육의 목적은 디지털 기기와 새로운 기능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용 목적에 적합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학습하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배운 세대에게 앞서 예를 들었던 아이폰의 단축어는 보다 쉽고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사실 이런 격차를 보이는 까닭은 개발언어 특성에 대한 이해도 차이다.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는 미리 예정(코딩)된 작업대로 작성해야 한다. 기기를 다루는 과정도 이와 일치한다. 

다만 제조사가 정해놓은 '명령대로만 사용할 것인가'와 사용자가 '원하는 용도대로 사용할 것인가'를 구분하고 후자의 역량을 갖추려면 명령과 실행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코딩을 완성하는 것이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사회적 문제로 확대해 보자. 코딩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더라도 첫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시작한 세대와 통화를 위해 연결원을 거친 세대가 기기를 다루는 수준차이는 크다. 쉽게는 터치 입력 기반의 키오스크 사용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문과 수령'이 이뤄지던 소통 방법의 경로가 달라진 것이다. 

점원 대신 주문 대행 기계와 대화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기를 잘 다루는 '젊은 사람'과 아닌 사람의 소통은 달라졌고, 삶의 질도 격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경험이 연륜을 역전한 현상이 일반화되기 시작했고 이 격차는 점점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사실상 기성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코딩 교육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 직접 경험을 해보니 이처럼 장황한 이유로 레고® 에듀케이션의 코딩 교육 대상은 초등학생부터 성인을 아우른다. 다만 성인에 대한 교육은 수용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배워서 따라갈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분명한건, 정확한 명령만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없다.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 ⓒ 레고 에듀케이션

본론을 시작하며 이 코너의 목적을 상기해본다. 경험을 기반해 제품을 소개하는 목적은 기자와 독자가 모두 '릿'해지는데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으로 가능한 취미활동의 제한이 분명한 시기에 레고는 꽤나 '릿'한 대중의 취미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레고의 캠패인은 '어른이'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시작했고, 최근 30~40대를 겨냥한 제품의 연이은 히트와 실적은 이를 방증한다.
 
그래서 '이 제품과 함께 아이와 조카에게 멋진 어른이 되어줄 수 있다'는 레고 에듀케이션의 의견을 반박해본다. 기존 블럭과 연결할 수 있는 레고® 에듀케이션은 기존의 레고 사용자에게 레고 파워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깨우친다. 

장난감의 재미를 더해주는 특별한 작동 과정을 업계 용어로 ‘기믹’이라 부른다. 기믹의 조건을 사용자가 정한다면? 적어도 성인이 된 레고 유저에게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를 가져다 준다고 본다.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의 주요 부품인 파워업은 이미 재창조의 목적으로 레고를 사랑하는 '어른이'의 놀이수단에 무한한 확장성을 가져다 주는 제품이다. 예를 들어, 기차 형태의 레고를 즐겨온 사용자가 해당 제품을 갖게 된다면, 레고 기차의 경로에 센서를 달아 자동으로 경로를 변경하는 시도를 해 볼 것이다. 이미 파워펑션(이하 파평)을 사용하는 기차시리즈 사용자에게 이 같은 기믹은 흔하지만 재미있는 시도로 읽힐 것이다.  

성인 위주의 제품에 맞춰 가능성을 확장해보자. 각종 성을 조립한 레고 유저라면, 성문 개폐장치를 자동화해 볼 것이다. 또 테크닉 제품을 보유한 레고 유저라면 수동 장치의 대부분을 자동화 해 보거나, 색상을 변수로 하는 코딩을 통해 컬러센서를 통한 반응이 이뤄지도록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조립을 마쳐 장식한 상태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만일 장식장속의 타워브릿지를 조명에 따라 구동하게 할 수 있다면, 아크릴 상자에 보관한 당신의 레고부심(!)은 수십배 상승할 것이다. 그게 가능하도록 하는게 레고 파워업이다. 그리고 이러한 동작을 설계하고 실행하도록 하는 과정을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은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에 그대로 담겨 있다. 
 
따라서 제품의 목적과 효용을 고려할 때 어린이와 같이 즐긴다면 코딩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변화한 시대에 맞는 소통의 방법을 정립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제품의 한계를 정할 필요는 없단 이야기다. 당장 누가 더 큰 행복을 느끼겠는가? 더욱 비싸고 많은 가능성을 가진 여러 제품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 소비자라고 단언할 수 있다.
 
제품 이야기로 넘어가면 기존 레고 유저도 꽤나 만족스러워 할 구성이다.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은 449개의 브릭과 4개의 미니피규어, 2포트 허브. 스몰모터 2개, 라이트 매트릭스, 컬러센서로 조합됐다. 브릭은 레귤러사이즈로 다른 레고와 호환이 가능하다. 

재능있는 일부 유저들은 알고리즘을 만들고 AI학습을 통해 스스로 동작을 결정하고 실행하기도 한다. 레고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더라도 기존 레고와 만날 때 해당 제품의 확장성이 크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컬러센서다. '부스트' 모델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던 컬러센서가 동봉돼 '파평'을 시작하려는 유저라면 구매가 당기는 지점이다. 브릭의 색을 인식하는 컬러센서는 이 제품이 코딩 교육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부품이기도 하다. 에듀케이션 앱을 통한 코딩과정에 가장 많은 변수를 가져다 주며, 조건변수라는 개념을 가장 명확하게 설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컬러센서가 포함된 파워업 부품의 개별 구매비용을 고민한다면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은 충분한 가성비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미 구매가 가능했던 서드파티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주장은 아니다. 

어플을 설치하고 조카의 마음으로 몇가지 예시를 따라가봤다. 눈높이를 낮춘다고 놀이의 방법이 유치해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창작물을 만들때는 가장 유치하고 쉬운것부터 시작하는게 나름의 재미를 잃지 않는 방법이다. 우선 해양수색을 위한 잠수함을 만들어봤다. 크레인 형태의 구조물을 조립하고, 연결된 모터의 방향과 속도를 바꿔가며 동작한다. 명령에 따라 원형운동의 방향과 속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처음 조립은 잠수함이었다. 회전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자 놀이기구로 바뀌었다. ⓒ 프라임경제


삼촌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구동계를 추가할 수 없어서 회전속도의 차이에 따른 추가 기믹을 넣는것은 해당 제품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어른이 유저의 탄식이 터져나온다.

확장성의 한계를 맛보았으니 실행 가능한 몇가지 조건을 추가해 볼 수 있다. 잠수할 수심을 파란색 브릭으로 정한 다음 파란 브릭이 센서에 인식되면 잠수를 시작하도록 설정해봤다. 또 흰색 브릭이 나타나면 수심이 얕아진다는 의미로 잠수정이 올라가도록 해봤다. 현실의 현상을 변수로 특정하고 현상에 적합한 작동이 이뤄지도록 코딩해본 것이다. 

생각보다 레고를 붙들고 노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잠수함이 원형운동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착안하면 상어모양 놀이기구와 같은 동작을 실행해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아이디어의 추가는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의 확장을 선사한다. 또 정확한 명령을 입력하고 검증하고 실행하는동안 코딩에 대한 이해의 확대로 이어진다. 

다시 조카의 시각으로 돌아가 보자. 마치 게임하듯 코딩을 배우는 'Swift Playgrounds'를 모니터 밖으로 끄집어낸 느낌이다. 미취학 아동이라도 충분한 시간을 주면 구동을 시키기까지 누구나 명료하게 코딩을 이해할 수 있다. 정확한 답변을 내놓는 명령은 무엇보다 순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차 깨닫게 하며,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과정을 배울 수 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실패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는데 있다. 보통의 레고와 같이 다시 만들어 보면 된다. 

갖고 놀아봤으니 개인적인 감상을 더해본다. 어느새 기기를 다루는 능력이 뒤처진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기가 버겁다는 느낌은 자주 찾아온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법이 글이 아닌 영상으로 바뀐 것은 여전히 적응이 어렵다. 충분히 적응했다는 생각이 오판임을 알지만, 따라잡기 위한 노력은 지루하고 힘든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레고를 즐겨왔으니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은 다른 교재들에 비해 낮은 허들로 느껴진다. 이왕 배워야 할 필요를 깨달았으니 즐기면서 배워볼 요량이다.

글을 마무리 하며, 어줍잖은 바람을 하나 내놓아 본다. 모든 기업이 DX를 추구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연초, 각 기업들은 신년사를 통해 어떠한 전환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저마다의 솔루션에 특별한 이름을 붙이느라 바쁘게들 보냈다. 

그 와중에 기업과 오너의 정체성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작업(?)도 쉼없이 진행된다. 이른바 PI다. 뉴스가 진실성을 잃어가는 과정에 시대는 기업에게 뉴스를 컨텐츠의 하나로 취급하도록 이끌었다. 기업은 오너를 띄우기 위해 뉴스를 사용할 필요를 점차 잃어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달라진 시대상을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 10년 전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아이패드 개봉기는 시대를 앞선 'PI(President Identity)'로 여겨진다. 스스로를 얼리어댑터이자 트렌드세터로 만들며 유머러스한 소통을 주저하지 않는 인물로 보여준 사례다. 당시의 신문물을 소개하고 사용하며 가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의 기대는 조만간 젊은 대기업 오너의 레고 조립기를 보고 싶다. 모두가 DX를 외치는 시대에, 개발자, 기획자, 건축가, 생산자의 관점에서 창의력을 어필할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설명서를 따르지 않고도 스스로 레고를 조립하고 코딩해서 구동하는 오너라니, 꽤나 멋진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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