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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Cue②] 보험업계, 대세와 현실 사이 '뜨뜻미지근'

'차별화'된 서비스?…의료데이터 없인 메리트도 'NO'

김기영 기자 | kky@newsprime.co.kr | 2022.01.11 10:35:03
[프라임경제] 빅데이터 시대, 과거 기관 중심의 데이터 활용 주체가 이제는 스스로가 설정하고 관리하는 개인으로 주체가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수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산업. 국내의 경우 금융을 시작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에서는 은행산업을 비롯해, 증권, 보험·카드 등 금융업권의 변화를 살펴봤다.

올해 초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화되며 각 금융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마이데이터 사업이 전면 시행된 가운데, 서비스에 돌입한 33개 사업자 중 보험사는 전무한 모양새다.

본허가를 획득한 교보생명의 경우 1월중, KB손해보험은 3월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은 본허가 심사를 통과한 뒤, 하반기부터 서비스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매트라이프생명, NH농협생명 등은 내부적으로 사업 진출을 고려하는 상태다.

교보생명, KB손보 '자산관리·헬스케어' 집중

우선 교보생명은 보험 보장분석, 의료비 예측 서비스 등 보험 부문을 비롯해 부동산 및 자동차 시세 관리, 신용점수 올리기와 같은 금융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1월중 제공할 예정이다. 

KB손보와 교보생명은 자산관리와 헬스케어에 집중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각 사 제공

특히 교보생명은 유망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지난 5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포마이닝'과 군 장병 커뮤니티 서비스 'The Camp'를 개발∙운영 중인 '인에이블다온소프트'와 MOU를 체결했다. 

인포마이닝과는 건강데이터 활용∙분석을 통해, 고객 건강증진 동기부여 및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공동 발굴하고 사업화할 예정이며, 인에이블다온소프트와는 군 장병을 위한 금융교육 콘텐츠 개발 및 장병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 등을 함께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에 운영하던 금융마이데이터 파트를 금융마이데이터팀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마이데이터 부서를 신설했으며, 오는 3월 마이데이터 출시를 목표로 △개인 자산관리 △오픈 인슈어런스 △헬스케어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과 달리 헬스케어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5일 KB손해보험은 종합식품기업 아워홈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공동 기획 및 개발 등의 출진을 위한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자회사인 KB헬스케어와의 전략적 시너지 감안하면, 이또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명확한 수익모델 부재…의료데이터 공유 필수조건

마이데이터 시장 진입을 망설이는 업체들도 부지기수다. 업계 고위 한 관계자는 "명확한 수익모델이 없을뿐더러 보험상품으로 활용할 만한 데이터 수집도 어렵다"며 "은행·카드 등 타 금융권과 경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보험사들이 명확한 수익모델이 없는 마이데이터 사업 개시를 망설이고 있다. ⓒ 픽사베이

지난해 각각 예비허가를 신청한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은 사실상 진출을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금융감독원장-손해보험사 CEO 간담회'에 앞서 기자와 만나 "마이데이터 투자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일부 보험사들은 마이데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소비패턴 정보 등이 보험업과 큰 시너지가 없다고 전망하고 있는 형국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건강보험공단에서 보유한 의료데이터 등이 포함되지 않는 한,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와중에 중소형 보험사 또한 눈치를 봐야 하는 대외적인 상황에 놓였다.  

업계에선 내년 예고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를 통한 건전성 규제 강화 상황에서 사업모델, 수익성이 명확하지 않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이에 마이데이터가 대세로 자리 잡더라도 업권 전반적으로 사업 진출이 느리기 때문에 경쟁력이 크게 갈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명·손해보험 업계 1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제재 이슈로 신사업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보험업계 마이데이터 사업 분위기가 미지근한 이유기도 하다"며 "보험사들은 시장을 관망하면서 어느 정도 여건이 마련된 후 진입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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