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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아키오 회장의 굴욕, 찰흙으로 만든 전기차 발표회

공개 모델 16종 중 15종 '목업(Mockup)'…전기차 후발 주자 위기감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01.12 00:37:43
[프라임경제]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전기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12월14일 도쿄 메가웹에서 열린 '토요타 배터리 EV 전략발표'에서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은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BEV) 모델을 선보이고, 2035년에는 렉서스의 모든 모델을 100% 전기차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화려한 커튼 쇼와 함께 진행된 행사에서 토요타는 15종의 콘셉트카를 최초 공개,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이에 각종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찬사가 쏟아졌다. 토요타가 이미 전기차 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는 의견과 함께 전기차 시장에 너무 늦게 진출한 것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킨 듯 보였다. 
 
이러한 기대감은 다음날 시장에도 반영돼 토요타자동차를 비롯한 토요타 계열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토요타자동차의 주식이 전날 대비 3.6% 올랐으며, 토요타계열사인 토요타츠쇼와 덴소도 각각 5.8%, 4.2% 급등했다.

토요타가 '토요타 배터리 EV 전략발표'에서 16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 토요타 공식 유튜브 채널

그러나 화려한 전략발표 뒤에는 숨은 이면이 있었다. 행사 당시 토요타 아키오 회장 뒤에 전시된 모델 대부분이 '목업(Mockup)'이었기 때문이다.

목업은 실물과 같은 형태로 만든 모형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공업용 점토 △레진 △스티로폼 등을 통해 제작된다.

즉 행사에 공개된 16종 중 15종이 공업용 점토 등을 이용해 만든 개발 초기 단계 모형이었다는 뜻이다. 특히 일부 모델은 라인테이프 마감 처리도 제대로 돼있지 않아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셌다.

일각에서는 토요타가 마땅한 전기차 모델 없이 찰흙 덩어리를 선보였다며 토요타의 전기차 비전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디자인 유출을 우려해 목업을 공개하는 일은 자동차산업에 이례적인 일이며 토요타의 다급함이 그대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목업 제작은 디자인 개선점을 살펴보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초기 단계로 완전한 모델이 나올 때까지 최소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토요타 첫 번째 전기차 모델 'BZ4X'. ⓒ 토요타 공식 유튜브 채널

업계 관계자는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디자인 유출을 우려해 개발 초기 단계 모델의 디자인을 공개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예외적으로 개발 중인 모델 라인업을 공개할 때 실루엣을 공개하기는 한다"고 말했다. 

토요타가 디자인 유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략발표에 목업을 공개한 이유는 마케팅적인 이유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토요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더불어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훈 오산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한 번에 많은 차량을 선보이는 것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며 "이번 전략발표를 통한 토요타의 마케팅 전략이 잘 들어맞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략발표를 비춰봤을 때 토요타가 단기간 내에 다양한 전기차를 내놓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 주력하기 보다는 아직까지도 기존 판매 전략을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서다. 

이에 대해 문학훈 교수는 "토요타가 실력이 없어서 전기차를 못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기술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전기차 산업인 만큼 현재 판매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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