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현대산업개발 광주서 퇴출…市, 모든 현장 공사중지 명령

봐주기 수사, 공무원들 해태 행위, 형식적 안전 점검 등 학동 참사와 판박이

김성태 기자 | kst@newsprime.co.kr | 2022.01.12 16:17:15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학동참사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광주에서 또다시 건설 중인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원청 책임자의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1일 광주에서 공사 중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한 신축 아파트의 시공사가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학동 참사'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확인되면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광주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인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의 외벽이 붕괴했다.

해당 아파트의 23층부터 34층 사이 11개층의 외벽이 떨어져 나가면서 3명이 부상을 입었고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 10여대가 건물에서 떨어진 잔해물로 파손됐다.

특히 건물 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 작업자 6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고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으며 1단지와 2단지로 나눠 건축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4월 착공했으며 올해 11월 준공예정이었다.

학동참사의 주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지역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참여자치21은 12일 성명을 내고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참사 이후에도 안전은 도외시한 채 오직 이윤과 효율만을 외쳐 왔다. 이번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그런데도 현대산업개발은 뻔뻔하게 관계기관과 협력 하에 이 사건을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들은 단죄받아야 할 범죄자일 뿐이다"라고 분노했다.

또, 지난 학동사고에서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던 경찰의 책임도 짚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2일 광주시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 수습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단체는 "학동 참사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과 재개발조합의 불법 정황들에 대한 부실 수사, 원청의 책임 규명 실패와 솜방망이 처벌이 다시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되풀이한 원인 중 하나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경찰은 이번에야말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부실 수사의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는 사고가 있기 전, 주민들의 제보가 있었지만 관계 공무원이 이를 묵살한 것이 알려지자 "관계 공무원들의 해태 행위,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안전 점검 역시 학동 참사와 판박이로 닮아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안전을 도외시한 현대산업개발을 지금 당장 광주에서 퇴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치권은 자본의 눈치를 보며, 원청의 책임을 분명히 물을 수 없게 누더기로 만들어진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을 즉각 개정하라"며 "재해 발생시 원청 책임자의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온전한 법안이 만들어졌다면, 이와 같은 비극적 사건은 되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시, 현대산업개발 모든 건축·건설현장 공사중지 명령

광주시는 12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을 포함해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건축·건설현장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이용섭 본부장을 주재로 광주 서구 화정동 사고 현장에서 구청·소방·경찰·전문가 등이 참석한 긴급 현장 대책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박남언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대책 회의 직후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건축·건설 현장의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며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과 협력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모든 법적·행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발본색원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사 과정에서 민원인들의 적법한 민원 제기에 대해 행정공무원들의 해태 행위가 확인될 시에도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시공 중인 건설현장은 △계림동 I'PARK SK VIEW(1750 세대, 20~25층) △화정동 I'PARK 1블럭(316세대, 39층)  △  화정동 I'PARK 2블럭(389세대, 39층) △학동 4구역 재개발(미착공) △운암3단지 재건축(미착공) 등이다.

앞서 지난해 6월9일에도 현대산업개발이 재개발 시공사로 있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