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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레스토랑·맛집 메뉴를 집에서"…RMR, 외식업계 '신성장동력'

맛 신뢰도↑·합리적 가격과 간편한 조리 장점…편의점·호텔도 경쟁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2.01.17 02:00:58
[프라임경제]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이 줄면서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RM)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맛집 메뉴로 만든 레스토랑 간편식(RMR)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RMR 관련 매출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RMR은 단순 즉석 가공식품이 아닌, 매장에서 세프(요리사)가 요리해 제공하는 수준의 제품을 위해 기술력과 노하우를 투입해 간편화 한  밀키트 형태다. 맛집의 이름을 내건 만큼 맛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편이고,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한 조리법으로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실제 이마트(139480) HMR 자체 브랜드 '피코크'에서 RMR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42%, 전체 매출 비중은 6%가량 상승했다.
 
또한 이커머스 중 RMR 제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마켓컬리에 따르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약 215%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RMR 제품 매출은 3년 전 대비 46배 급증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진행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대비 59.9%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레스토랑 간편식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20.3% 늘었다. 전체 예약판매 매출 신장률 두 배 수준이다.

CJ프레시웨이 봉추찜닭 RMR 상품. © CJ프레시웨이


이처럼 RMR 시장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업계 역시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2020년 12월부터 전담조직을 꾸리고 사업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RMR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올랐다. 

올해는 빕스 외에도 '더플레이스'와 '계절밥상' 등 보유 외식 브랜드를 총동원하는 한편 밀키트 전문 제조사 '프레시지'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RMR 상품 포트폴리오를 100여개까지 확대하고 매출을 4배(300%) 이상 끌어올리며 시장을 선점해 나겠다는 방침이다.

CJ프레시웨이(051500)도 지난해 11월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와 손잡고 RMR 신제품을 연신 내놓고 있다. '조가네 갑오징어'를 시작으로 '남산 동보성' '봉추찜닭' RMR 등을 선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RMR 사업 매출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리는 등 제2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키울 계획이다.

LF푸드는 자사 일본식 라멘&돈부리 전문점 브랜드 '하코야'를 통해 다양한 RMR 제품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또 수제버거 전문점으로 시작한 '크라제'를 서양식 전문 간편식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도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원할머니 보쌈족발과 협업을 통해 '원할머니 보쌈족발 레스토랑 간편식(RMR)' 2종을 선보였다.

김수빈 세븐일레븐 간편식품팀 MD는 "최근 직접 식당에 가거나 배달을 기다리지 않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간편식 안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당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양한 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 니즈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유명 맛집과의 콜라보레이션 RMR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출시한 PB(자체브랜드) 상품인 '요리하다 다리집 떡볶이'는 부산의 명물인 '다리집 떡볶이'를 그대로 재현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1월 말 진한 양지육수와 푸짐한 고기고명이 일품인 쌀국수 맛집 '미분당'과 콜라보한 '요리하다 X 미분당 쌀국수'를 출시하는 등 올해도 PB브랜드인 '요리하다'를 통해 트렌디한 유명 맛집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RMR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조은비 롯데마트 식품PB개발팀 MD(상품기획자)는 "롯데마트의 유통인프라와 식품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의 유명 맛집과 협업해 다양한 HMR(가정간편식), RMR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편의점 GS25는 지난해 11월 서울 명동의 고깃집 '육통령'과 손잡고 '심플리쿡 육통령목살 도시락'을 선보였다.

신세계그룹 신세계푸드(031440),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린푸드(005440) 등 주요 식품 대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HMR 브랜드 '올반'에서 경양식 전문 식당 '구슬함박'과 협업한 RMR 제품 '구슬함박 스테이크' 2종을 최근 선보였다. 현대그린푸드는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와 손잡고 10개 맛집을 선정해 RMR로 만드는 프로젝트 '모두의 맛집'을 진행 중이다.

우대갈비 세트.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이번 설 선물세트 판매기간 레스토랑 간편식 선물세트를 지난해 보다 3배가량 늘린 총 30여 종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선물세트는 서울 압구정 숙성 한우 맛집 '우미학'과 서울 방배동 떡볶이 맛집 '홍미단' 등 전국 유명 맛집의 대표 메뉴를 레스토랑 간편식 제조·구성한 '원테이블 유명 맛집 간편식 세트, 경기도 안양의 갈비탕 맛집 '정성담'의 전통 노하우와 최상급 소갈비만을 엄선해 끓여낸 '원테이블 정성담 갈비탕 세트' 등이다. 

이외에도 명절 대표 선물 품목인 정육 세트에도 레스토랑 간편식을 선보였다. 20년 전통의 창원 유명 갈비 맛집 '성산명가'의 시그니처 소스인 '벚꽃꿀소스'로 갈비를 재운 '성상명가 벚꽃꿀소스 갈비세트', 서울 삼각지를 대표하는 짚불구이 전문점 '몽탄'의 '몽탄 우대갈비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외식 대신 집에 머물며 근사한 식사를 즐기는 '홈스토랑'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MZ세대 고객들을 중심으로 레스토랑 간편식 선물세트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RMR 출시 열풍은 호텔에서도 거세다. 롯데호텔은 최근 자체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를 론칭하고 첫 상품으로 '허브 양갈비'를 출시했고,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 호경전의 유니짜장·삼선짬뽕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63빌딩 뷔페 '파빌리온' 메뉴들을 밀키트로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레스토랑들은 RMR 진출로 매출을 유지할 수 있고, 외식업체에게도 실적회복의 기회가 되고 있다"라며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유통업계와 레스토랑의 협업이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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