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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식용유 산화 억제 기술적 한계, 전기장으로 해결" 김의현 이온랩 대표

항산화제 없는 산화 억제…식품 안전성 높이고 원가 절감, 해외 식품업체 진출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2.01.26 16:32:25
[프라임경제] "이온랩은 식품산업의 오랜 기술적 장벽인 산화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합니다." 

김이현 대표는 친환경·신에너지 기술 전파 개척자로 통한다. ⓒ 이온랩

한 남자가 경제성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의현 이온랩 대표는 기존 소상공인들의 고민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의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은 신기술로 산업 전반에 친환경·신에너지 기술을 전파하는 개척자다.

"각종 첨가제 사용의 문제점을 줄이고 식품이 가진 원래의 성질을 이해해 필요한 것을 전기장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의 가치를 발전시켜 이 분야의 리더가 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탕 산업의 고민 '식용유 산화 변성'

식용유는 요리에 근사한 맛과 냄새를 입혀줌과 동시에 빠질 수 없는 존재다. 튀김 음식의 풍미를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 음식의 다양성과 필수 영양소를 공급한다.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라면과 어묵 역시 식용유에서 튀겨서 기본 맛을 낸다. 

그러나 극명한 단점도 존재한다. 신선한 상태로 유지되는 시간이 짧고, 변질되는 성질 탓에 일정한 시간을 사용하면 교체해야 한다. 산화 변성 때문이다.

식용유가 산화되면 튀김 식품의 맛과 냄새, 색깔 같은 관능 품질이 저하된다. 방치할 경우 과산화지질이 만들어져 유해물질이 식품에 배어든다.

이후 조리매연의 일종인 검댕이 섞인 유독성 연기가 발생하고, 튀김 식품의 저장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는 튀김 식품업체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아 왔다.

지난 수십 년간 식용유의 산화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항산화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독성 및 가격 문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 

그뿐만 아니라 항산화제를 만드는 과정에 또 다른 첨가제들이 들어가 비록 작은 양이라도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식품 안전성의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유탕 산업의 기술적 장벽을 넘는 '무첨가 산화 억제'

이온랩의 대두유 산화억제 시험 대조 실험. 오른쪽이 '전기장'으로 산화를 억제한 결과. ⓒ 이온랩


항산화제 첨가로 식용유의 산화 억제 문제를 해결하는 유탕산업계에 새로운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브랜드가 있다.

기존의 산화 억제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법의 '무첨가 산화 억제' 기술로 혁신을 이끄는 '이온랩'이 그 주인공이다.

이온랩의 산화 억제 장치는 '전기장'으로 산화를 억제한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전기장 기술은 이미 의료와 식품 분야에서 기존 기술로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미국 노보큐어(NOVOCURE)의 전자 패치는 많은 국가에서 난치병인 뇌암치료에 임상 적용 중이며 독일의 엘라(elea)는 우유와 쥬스의 상온 살균에 이용된다. 

신선한 식용유 성분들은 전자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식용유는 고온에서 튀김을 하는 동안 구성 성분들이 분해되고 산소와 결합하면서 원래와는 전혀 다른 물질로 바뀌는 것을 '산화 변성'이라고 하는데, 매우 복잡한 화학적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신선한 식용유를 못 쓰게 만드는 변화는 대부분 고온으로 인해 구성 성분들이 조금씩 전자를 잃는 것에서 시작된다. 

튀김이 계속되고 전자의 불균형이 진행되면 산소와의 결합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신선도를 잃고 다른 물질로 바뀔 경우, 식용유에 전기장을 이용·전자를 보충해 전자 이탈로 인한 산화를 억제하는 원리다.

◆식용유 항산화제 역할, 전기장으로 대신하는 기술혁신

이온랩의 산화억제 처리장치 '맥시온'. ⓒ 이온랩

이온랩의 혁신적인 '전기장' 기술은 튀김 식품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던 항산화제 역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항산화제는 전자가 부족해진 식용유 분자에 전자를 내어주는 역할 (전자 공여체, Electron donor)을 통해 산화를 억제한다.

인체의 활성산소를 줄이기 위해 건강보조 식품으로 항산화제를 먹는 것도 비슷한 원리인데, 활성산소 저감 건강보조식품은 자신의 전자를 내어줌으로써 활성산소의 작용을 줄이고 인체를 보호한다.

이온랩은 항산화제의 전자공급 역할을 '전기장으로 대체하는 장치'를 통해 산화를 억제한다. 

김 대표는 "이온랩의 전기장 기술은 지속적으로 첨가해야 하고 고가인 식품 안전성의 우려가 있는 첨가형 항산화제 대신 소모되지 않는 제품"이라며 "경제적이고 안전한 전기장 항산화 장치를 이용해 식용유 항산화 분야의 기술혁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같이 식용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시기에 튀김 식품의 원재료인 식용유를 30% 이상 절감하는 기술은 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온랩의 '맥시온'은 큰 규모(톤 단위)의 튀김 장치에 이용된다. 라면·어묵·과자 등 식품공장의 유탕기에 적용하며 조미김에 사용하는 식용유의 산화 억제 처리에도 쓰인다.

기존 유탕기와 저장 탱크에 적용할 수 있고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어 사용이 간편하다. 긴 내구성이 강점이며 절감되는 식용유 비용으로 단기간에 설비비 회수가 가능하다.

'이노프라이'는 소형 튀김기(1말~2말 단위)에 사용된다. 식용유 관리기술이 부족한 소규모 점포에서는 식용유의 수명을 연장해 비용과 튀김 연기를 줄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능성 천연물 전문가…국내 전자기술 1세대 만나 사업기회 얻어  

이온랩의 산화억제 처리장치 '이노프라'. ⓒ 이온랩


수산식품을 전공한 김 대표는 2001년 에세크리텍을 설립,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초임계기술의 상업화를 시도한 기능성 천연물 분야의 전문가다.

초임계기술은 천연물에 있는 유용한 성분을 자연상태 그대로 고스란히 선택적으로 추출하는 기술로서 자연이 준 유용 성분을 가장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얻을 수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약용자원이 풍부하고 한의과 분야의 임상경험이 풍부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점을 이용했다"며 "약용자원에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능성 성분을 추출하는 사업을 시도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건강식품의 한 분야를 이루는 천연 항산화제를 연구하던 중 우리나라 전자기술 1세대인 김대원 박사를 만나 전기장에서 전자적으로 산화를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접하고 연구에 돌입했다. 김대원 박사는 국내 최초 전기밥솥 대원전자 밥솥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자 항산화에 필요한 전원장치를 만들기가 험난했고 전자의 작용과 식품의 산화 억제를 연결해 줄 이론적 고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생소한 분야인 탓에 자료는 물론 자금과 인력까지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연구가 진행됐다. 

그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수없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실험적 결과가 있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열정이 있어 어려운 과정을 견딜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최근 물의 기능화, 면제품의 탄력성과 퍼짐성에 대한 기초실험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고 음용수에 적용한 대학의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결과가 나와 추가 연구와 상용 장치 개발을 앞두고 있다.

또한 전기장을 활용한 유제품 발효에서 성과를 얻어 연관 실험을 진행 중이다.

끝으로 그는 "이온랩은 '자연과 함께하는 문명'을 지향한다. 친환경적인 전기장 기술을 통해 식품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식품의 첨가제를 없애거나 줄이는 등 전기장을 더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자연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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