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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샘의 골프 이야기] 초보자에게 좋은 골프 선생이란?

 

원성연 프로 | press@newsprime.co.kr | 2022.02.02 13:50:38
[프라임경제]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은 골프를 가르치는 것도 잘할까? 이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체로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 이유는 최소한 골프 실력이 뛰어나니 가르침의 기술도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골프를 잘 치는 기준으로 선생님을 선택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적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도 한몫한다. 특히 이러한 선택 속성은 골프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초보자들에게서 많이 일어난다.   
 
2002년 우리나라 사상 최초로 월드컵 4강 진출 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에 히딩크라는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히딩크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선진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합리적인 방법을 통한 선수 선발 등 우리가 왜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완벽한 사례이다. 하지만 히딩크는 본인의 현역 시절 특별한 커리어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만일 선수 생활에서의 커리어를 기준을 중심으로 감독을 선정했다면 월드컵 4강 신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꼭 훌륭한 플레이를 펼치고 화려한 선수 경력을 가진 선생님만 고집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최근 많은 레슨 프로들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하는데 힘쓰고 있다. 본인의 멋진 스윙은 물론 각종 골프 관련 활동, 커리큘럼까지 골프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에 레슨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레슨 프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영향력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SNS가 활발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유명한 스타 레슨 프로를 제외하고는 초보자가 레슨 프로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처럼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다행히도 골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예전보다 좋은 골프 선생님을 만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일방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마케팅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사실 좋은 선생이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누구에게나 좋은 선생이라는 기준은 어찌 생각하면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만큼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한번쯤은 학창 시절 친구들과 좋은 선생의 기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을 때 각자의 선호도와 기준이 달랐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좋은 선생의 기준이란 주관적인 부분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다만 학창 시절 좋은 선생과 그렇지 않은 선생이 나뉘는 건 학생이 선택할 수 없음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골프라는 운동을 시작하기로 본인 스스로 선택했다면 좋은 선생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도 본인에게 있다. 그렇다면 초보자들이 좋은 골프 선생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선택해야 할까?  

골프의 시작은 매너와 에티켓부터

골프는 매너와 에티켓을 중시하는 스포츠이다. 골프의 기원지인 스코틀랜드에는 '그 사람의 됨됨이는 18홀이면 충분히 알 수 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골프는 오랜 세월 동안 룰과 매너 그리고 에티켓을 지키며 플레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부분을 먼저 알려주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골프 선생님을 만나라. 골프를 치는 기술은 그다음이다. 평생 혼자 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라면 골프를 같이 즐기는 데 있어 서로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매너와 에티켓을 먼저 배워야 한다. 물론 과도한 격식이나 규율은 골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이 부분을 경시한다면 본인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다른 골퍼들이 라운드를 같이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부담 없는 비용과 접근성 

아무리 뛰어나고 유명한 골프 선생의 가르침을 받는다 하더라도 본인 기준으로 비용이 부담이 된다면 자주 가르침을 받기가 힘들기 마련이다.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발전하는 속도가 더딘 운동이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연습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과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빈도가 월등히 많다. 또한 집이나 직장 등 가르침을 받는 곳과의 접근성이 좋아야 한 번이라도 더 연습을 할 수 있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이 초보자라면 좋은 선생을 찾았더라도 너무 먼 곳까지 찾아서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면 지양하고 기준 내에서 좋은 골프 선생을 다시 찾는 것을 추천한다.    

본인의 골프 성향과 맞아야 한다

초보자라면 본인의 골프 스타일을 잘 모를 수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골프의 성향은 어느 정도 생각을 가지고 골프를 시작할 것이다. 골프의 성향이란 골프를 추구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 부분이 선생과 맞는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 예를 들면 스윙 메커니즘을 완벽히 이해하고 싶은 골퍼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근데 골프를 가르치는 선생은 스윙 메커니즘과 같은 체계보다 감각적인 스윙을 추구하고 가르친다면 본인의 골프 성향에 대한 갈증이 느껴질 것이다. 이는 골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큰 요인이다. 골프에 대한 우선순위와 재미를 느끼는 요인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의 골프 성향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통해 좋은 골프 선생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멈춰있는 자격보다 활동하는 지식

우리나라의 프로 자격증 제도는 한 번 취득하면 별다른 갱신 절차 없이도 그 자격이 유지된다. 골프 산업 최대국 미국의 대표적인 골프지도자 협회인 PGA CLASS A의 경우 매년 까다로운 갱신 절차를 거쳐야만 자격이 유지된다고 한다. 때문에 매년 협회에서 개최하는 세미나 참석, 보고서 작성 등 골프에 대한 연구 활동을 게을리할 수 없는 구조이다. 물론 자격 갱신 여부와 상관없이 다양한 골프 관련 활동과 지식을 탐구하고 가르치는 훌륭한 골프 선생들도 많지만 자격에만 안주하고 별다른 활동이 없는 골프 지식이 멈춰있는 골프 선생들도 있기 때문에 자격증만 확인하고 골프 선생을 선택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원포인트 레슨의 짜릿함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라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지인의 추천을 통해 여러 기준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크해 볼 수는 있겠지만 좋은 골프 선생을 찾는 데 있어 직접 골프 레슨을 받아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또한 골프는 원포인트 레슨이라는 일회성 레슨이 보편적으로 성행하고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맘에 드는 골프 선생의 레슨을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선생 입장에서 보면 한 번의 레슨으로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골프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자극적이고 성과 위주의 레슨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이러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 원포인트 레슨의 짜릿함보다는 골프의 확고한 이론적 토대를 기반으로 기본에 충실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레슨을 진행하는 골프 선생을 추천한다. 
 
필자는 초보자들이 좋은 골프 선생을 선택하고자 할 때 본인의 무지와 기준이 미흡해서 오는 선택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위의 내용들을 제시하였다. 위의 기준 또한 필자의 주관적인 기준임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골프를 시작하는 모든 분들이 단순히 골프 실력 향상만을 추구하는 골프가 아닌 궁극적으로 골프라는 위대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골프 선생을 만나기를 기원한다.



원성연 프로 / KPGA 회원 / 중앙대학교 체육학 박사 / (현) 휘문중학교 체육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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