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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민의 경제학] 우크라이나 둘러싼 '천연가스 전쟁'

 

오석민 프리굿 대표 | odolian@nate.com | 2022.02.10 18:07:01

[프라임경제] 세계 경제의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여부가 새해 전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난 6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중국의 동계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 것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그럼 정말 미국 안보보좌관 말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까? 필자도 최근 주위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는데 전쟁이 발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쟁은 최후의 수단이고 대부분의 경우에 전쟁 당사국 모두 손해가 크기 때문에 당사국들도 꺼려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 보다는 평화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의 발발여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있는 미국과 EU, 러시아의 이익 관계를 살펴보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중심에는'천연가스'가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유럽에 약35%의 천연가스를 공급해왔다. 특히 독일에는 약 50%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독일로 가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가 완공돼 마지막 허가만 남은 상황이었다.

러시아로부터 35%라는 비율의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EU 입장에선 전쟁이 발발하면 꼭 필요한 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원활히 공급받기 힘들 것이고,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해 유럽에 손해가 되기 때문에 전쟁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도 천연가스나 원유를 팔아 국가경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만을 위해서라면 러시아도 전쟁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 주변의 군사적 완충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옛 소련의 지위를 되찾고, 동시에 러시아 주변국들에 대해 미국, EU와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고자 하는 군사적 이익이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고 장기집권을 할 수 있다는 정치적 이익도 있다.

이런 군사적 이익과 정치적 이익이 경제적 이익보다 크다면 러시아는 전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난 1월 러시아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몽골을 통과하여 중국에 이르는 가스관을 건설하기로 몽골정부와 계약했는데 천연가스 판매국을 다변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제제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제일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셰일오일 혁명'으로 미국은 현재 세계 1위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으로서 미국은 세계 천연가스시장에서도 패권을 쥐고 싶어하며 큰 시장인 유럽에 천연가스 점유율을 높이고 싶어 했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했던 천연가스의 공급은 중단될 가능성이 크고, 유럽에 공급됐던 러시아의 천연가스의 대부분은 미국산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이 천연가스 패권을 쥐게 돼 최대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리적으로도 우크라이나는 미국과도 멀리 떨어져 있는 동유럽 지역으로 전쟁은 러시아 주변지역의 국지전 일 뿐 미국본토에 직접 피해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전쟁 반대는 원론적인 명분 쌓기일 가능성이 크다.

친환경시대 중요한 에너지인 천연가스의 세계 패권을 노리는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군사적 안전보장을 명분으로 러시아 주변국들의 질서를 재편하고, 러시아 내부 불만세력을 잠재우며 장기집권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이 맞물려 현재로선 미국 안보보좌관인 설리번의 말대로 실제 전쟁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단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라는 군사적인 이유 외에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한 미국, EU, 러시아의 이익관계를 살펴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개연성은 높아진다.

결국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은 천연가스를 둘러싼 에너지 전쟁인 셈이고, 2022년 세계 경제에 변곡점이 될 것이다.

오석민 프리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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