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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국제거래 결제수단 '기축통화' 한국 가능성 '글쎄'

경상수지 흑자 추구 '트리핀 딜레마' 무역적자 감당도 어려워

이창희 기자 | lch@newsprime.co.kr | 2022.02.22 17:00:26
[프라임경제] 지난 21일 여야 대선후보 4인 법정 TV 토론회에서 '기축통화' 논쟁이 뜨거운 감자에 올랐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죠. 

이 후보는 이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원화 편입을 희망한다는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라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설명이 일반적인 의미의 기축통화 반열에 오른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축통화 기능·수행 조건과 '트리핀 딜레마'를 살펴볼 경우 아직 한국의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명동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보여주고 있다. ⓒ 연합뉴스


기축통화는 국제결제의 중심으로 사용되는 화폐인 만큼, 그 중요도는 매우 높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상에는 250개국 이상의 국가들이 존재하며, 이들 국가 대부분은 자국 화폐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축통화는 1960년대 미국 예일대의 로버트 트리핀 교수가 주장했던 용어로 통상적인 국제외환시장에서 금융거래 또는 국제결제에 사용되는 화폐를 지칭합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화가 이에 속하죠.

다시 말해 국제적으로 △계산 단위 △교환의 매개 △가치 저장이라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화폐만이 국제거래에서 통용될 수 있으며, 세계 각국 중 매우 한정된 국가 화폐만이 국제거래에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죠.  

19세기 중반 이후 국제금융 중심지를 담당하며, 기축통화 역할을 담당한 화폐는 영국 파운드화였습니다. 하지만 제 1차, 2차 세계대전으로 영국 파운드화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유럽 각국들이 쑥대밭으로 변하며 경제가 피폐해진 반면, 미국은 전쟁 특수로 경제가 급성장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결국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치솟은 경제력과 국력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며, 세계 외환거래 및 외환보유액 상당 부분에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의 입지를 굳건히 하게 된 것이죠. 

기축통화로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군사적으로 지도적인 입장에 위치하고, 외교적 영향력을 갖춰 '전쟁'과 같은 위험한 상황 발생으로 국가 존립에 문제가 제기되지 않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는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안정적인 통화 가치를 지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도로 발달된 외환시장‧금융시장‧자본시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대외거래에 대한 규제는 없어야 하죠. 아울러 기축통화의 역할수행을 위해 대외거래에서 적자를 발생시켜 국외에 끊임없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도 담당해야 합니다. 

이처럼 대외거래에서 장기간 적자상태가 지속되면 유동성 과잉으로 가치가 흔들리는 상황을 초래하며, 반면 흑자상태를 지속하면 가치를 안정시킬 수 있겠지만 국제무역의 자본거래를 제약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순을 '트리핀 딜레마'라고 하죠.

전문가들은 트리핀 딜레마의 무역적자 상황에서 한국 원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은 더욱 멀었다고 평가하는 상황이죠.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를 원하는 한, 기축통화에서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간단한 논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앞서 기축통화에 대해 살펴본 결과와 트리핀 딜레마의 '무역적자'를 살피다보면, 현재 한국의 기축통화 가능성이 요원한 상황이라는 의견에 한 표를 던질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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