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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DC현산'이 불러온 '돈의 전쟁'

관양현대 이어 월계 동신에도 '파격 제안' 대형사 중심 수주전 심화 우려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3.02 12:47:18

월계동신 조감도. © HDC현대산업개발


[프라임경제] 광주 붕괴 사고 여파로 정비 시장 '퇴출론'까지 거론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294870)이 관양현대에 이어 서울 노원 월계 동신 재건축 정비 시공권까지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변 없는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눈치다. 치열한 수주전에 있어 그야말로 '돈의 전쟁'이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HDC현산은 지난달 27일 열린 월계 동신 아파트 재건축 조합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조합원 800명(전체 887명)이 참여한 해당 투표에서 무려 92.4%에 달하는 득표율로 경쟁사를 제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초 해당 사업은 1차 입찰에서 HDC현산이 단독 참여해 유찰됐지만, 2차 입찰에서 코오롱글로벌(003070)이 뛰어들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광주 붕괴 사고 후폭풍을 감안해 치열한 2파전이 예측된 바 있다. 

물론 대다수 업계 역시 최종 시공사로 HDC현산을 예상했다. 다만 92.4%에 달하는 득표율까진 예측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코오롱글로벌 선방' 의견도 나오기도 했다. 

결국 사업 시공사 선정을 좌우한 건 건설사들이 제시한 '사업 조건'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서 관양현대 수주전에 있어 HDC현산이 꺼내든 '파격 제안 전략'은 이번 월계동신에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어졌다. 

HDC현산 월계동신 제안을 살펴보면, 글로벌 건축설계회사 SMDP와의 협력을 포함해 △추가 부담 없는 확정공사비 △미분양시 100% 대물변제 △안전결함 30년 보증 보장 △사업추진비 4500억원 한도 내 지원(가구당 최대 5억원) △일대 최고 수준 일반 분양가 등 그야말로 출혈을 감수한 사업 조건이다. 

앞서 관양현대의 경우 △사업추진비 가구당 7000만원 △일반분양가 시세(안양 평당 4800만원 기준) 100% 반영 △SPC 2조원 등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일각에서는 HDC현산 파격 제안 전략에 대해 '장기간 영업정지 대책'이라는 분석이다. '광주 붕괴 사고'로 최장 20개월 가량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처분 전 최대한 계약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HDC현산은 당분간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런 출혈 수주는 중견건설사들은 물론, 대형사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시안은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파격적"이라며 "수도권 정비사업 의지는 뚜렷하지만 HDC현산 사업조건을 따라갈 만한 중견건설사가 있을 진 모르겠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결국 조합 눈높이만 높아지면서 대형건설사 중심의 수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 HDC현산 사업장 내 반발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일례로 2016년 계약을 맺은 안양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4월 정기 총회를 통해 시공사 도급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외 사업장 역시 관양현대 및 월계 동신 등과 비슷한 혜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2개 단지 수주를 위해 제시한 금융 혜택 등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기존 사업장에서 동일한 혜택을 요구하는 의견들이 빗발칠 경우 과연 이를 감당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현재 직면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HDC현산이 본격 개시한 '돈의 전쟁'이 과연 향후 도시정비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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