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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샘의 골프 이야기] 골프 예술가 타이거 우즈와 골프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

 

원성연 프로 | press@newsprime.co.kr | 2022.03.03 17:58:36
[프라임경제] 당신이 좋아하는 골프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골퍼들에게 던진다면 각자의 기준에 따라 본인이 좋아하는 스윙을 구사하거나 플레이 스타일, 외모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러 선수들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 최고의 골프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골퍼들은 주저 없이 타이거 우즈를 첫 번째로 꼽는다. 

타이거의 전성기 시절같이 경기했던 선수들은 4라운드 마지막 날 타이거에게 10타를 앞서고 있어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당시 타이거는 20대의 어린 나이였지만 누구보다 강한 우승에 대한 집념과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승부수가 꼭 필요한 순간 발휘되는 창조적인 샷을 구사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어떤 선수보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했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감각적인 플레이를 구사했다. 항상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했으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즐겼다.

타이거 우즈가 벙크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 PGA TOUR 유튜브 채널 캡처

셀 수 없이 많은 타이거의 창조적인 샷들이 있지만, 필자는 그중에서도 2019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WGC 멕시코 챔피언십 2라운드 9번 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트러블 샷(영상 첨부_https://www.youtube.com/watch?v=Rl_oUUQlk24)을 예를 들고 싶다. 

골프 베스트 샷 모음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워낙 유명한 샷이긴 하지만 이 샷을 볼 때마다 매번 전율을 느낀다. 타이거가 아니면 감히 시도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타이거이기 때문에 그리고 타이거만이 시도할 수 있는 타이거의 플레이 스타일을 가장 잘 대변하는 샷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거 우즈와 같은 느낌을 주는 또 다른 스포츠 스타가 있다. 바로 마이클 조던이다. 조던도 타이거처럼 황제의 칭호와 예술가라는 인정을 받는 전설적인 NBA 선수이다. 현재 시점에서 최고의 선수라 인정받는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의 플레이를 보면 전성기 조던과 다를 바 없는 완벽에 가까운 무결점 플레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플레이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기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예술가적인 아우라가 조던에게는 있고 르브론에게는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람들은 조던의 플레이를 보면서 농구 그 이상의 감정과 위대함을 느꼈다. 수많은 포스트 조던이 조던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타이거와 조던은 단순히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의 차원을 넘어 플레이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한 것이다.

위키피디아에 예술가를 검색하면 특징에 ‘창의력(상상력)과 표현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직업이다’라는 글이 맨 첫 줄에 나온다. 즉 아무나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타이거의 골프를 동경하지만 대부분의 골퍼가 타이거의 스윙을 흉내조차 못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한, 타이거가 우리에게 공개하는 골프 레슨을 보면 본인은 샷을 하기 전에 꼭 어떤 샷을 해야 할지를 상상하면서 이미지를 현실화하고, 모든 샷을 요즘의 스윙 트렌드와는 상반되는 손의 감각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스윙한다고 한다. 타이거는 철저히 예술가인 것이다. 

최근 골프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브라이슨 디섐보 선수이다. 필드 위의 물리학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선수는 기존의 골프 이론과 널리 통용되는 상식들을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 그는 철저히 계산된 데이터만을 근거로 한다. 또한 다양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본인에게 먼저 접목하여 성과로 증명해내고 있다. 

프로선수들의 골프 장비는 최신 과학 기술의 집합체지만 반면 그 구성이나 선호하는 디자인을 보면 상당히 보수적이다. 오히려 아마추어 골퍼들의 골프 장비가 소재나 디자인 구성에 있어 더 다양하다. 디섐보의 골프 장비는 보수적인 프로선수들의 장비와 비교하면 기행에 가깝다.

야구 배트보다 두꺼운 그립, 길이와 라이각이 동일한 아이언와 웨지, 라이각이 거의 없는 퍼터와 원플레인 스윙, 거리 증대를 위해 20kg 이상의 체중을 증량하는 등 디섐보는 골프를 위해서라면 신체 개조까지도 서슴없이 도전한다. 그 결과로 현재 PGA 투어 장타 부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이슨 디섐보의 골프 철학은 골프 게임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프로 골퍼는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쉬운 골프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호하거나 이상처럼 느껴지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따라 하고 시도할 수 있는 '이지 골프'를 추구한다. 현실적으로 일반 주말골퍼가 추구해야 할 목표와 잘 어울린다.

이러한 디섐보의 골프 철학에 기반을 이루는 가장 큰 부분은 과학이고, 과학의 가치는 증명으로 완성된다. 그가 골프에 대한 설명을 할 때면 항상 수치를 제시하고 그것을 측정하는 기계가 따라다닌다. 디섐보는 본인이 직접 증명함으로써 본인의 방법이 옳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브라이슨 디섐보 선수는 타이거와는 상반되는 과학자에 가깝다.

두 선수의 골프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그 둘의 공통점은 각자의 게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의 판도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팬들은 이러한 선수들을 동경하고 사랑한다. 필자는 이러한 비범한 능력과 팬들을 사로잡는 매력이 위대한 선수와 뛰어난 선수를 나누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골프 예술가 타이거 우즈와 골프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 둘 중 어떤 선수가 더 끌리는가? 



원성연 프로 / KPGA 회원 / 중앙대학교 체육학 박사 / (현) 휘문중학교 체육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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