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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비 증액 계약' 결국 공사 중단하나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갈등 심화 "사실상 장기 소송전 직면"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3.18 15:25:34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 중단' 사태에 직면했다. ©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프라임경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갈등 심화로 결국 공사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현재 전체 공정 절반 정도 진행된 '둔촌주공 재건축'은 현대건설(000720)을 포함한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대우건설(047040) △롯데건설로 구성된 시공사업단이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완공시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넘어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런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최근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끊이지 않는 갈등으로 일반 분양 연기는 물론, 장기 소송전까지 우려되고 있다. 

갈등 시발점은 2020년 6월 체결된 공사비 증액 계약이다. 당초 해당 사업 공사비는 2조6000억원대였지만,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3조2000억원대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 체결 당시 별다른 잡음이 없었지만, 이후 들어선 조합 집행부가 이전 집행부 '계약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반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계약체결 근거인 총회 결의에서 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 결과를 공지하지 않고, 조합 임원 연대보증도 이뤄지지 않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시공사업단은 '적법 절차를 거친 계약'인 만큼 계약대로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해당 논란으로 조합원 대상 동·호수 추첨 및 일반분양 절차가 중단되면서 자금 조달이 막히고 공사 지연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 조합 집행부는 2020년 체결된 공사비 증액 계약과 관련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반발하고 있는 반면, 시공사업단은 '적법 절차를 거친 계약'인 만큼 계약대로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실착공(2020년 2월) 이후 2년 이상(철거공사 포함 3년) 공사비를 받지 못하고, 1조6000억원 규모 외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 추진을 위해 보증한 7000억원 사업비 대출조차 사업 추진 지연으로 현재 대부분 소진돼 오는 7월 말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마감재 고급화' 명분 아래 △일방적 설계변경 요구 △마감재 승인 거부 및 지연 △특정 자재·업체 선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시공사업단 측 설명이다. 

결국 시공사업단이 꺼내든 카드는 '공사 중단'.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해 지난 2월, 1차 내용증명을 통해 '조합 귀책사유로 인한 공사 중단'을 통지했다. 지난 14일에는 강동구청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공사 중단 예고 공문도 발송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최고 공문을 통해 공사 중단을 통보했으나, 조합이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 없이 공사 근간인 계약을 부정하고 공기 연장에 대해 지체상금을 거론하는 등 정상적 사업 추진 의무와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1차 최고 통보 이후 60일이 경과하는 내달 15일부터 재건축 관련 일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 조합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오는 4월15일 공사 중단과 함께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경우 올해 분양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더군다나 '공사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강동구와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계약 효력에 대한 판단은 법원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론 일련의 사태에 대한 조합 내부 의견도 크게 엇갈리는 눈치다. 제보에 따르면 최근 일부 조합원과 협력업체들이 현 집행부와 자문위원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고발인 측은 "서울시나 강동구청 중재도 모두 소용이 없고 현 집행부와 자문위원들 전횡을 방치하면 감당하지 못할 피해가 일어날 것이 자명하기에 고발에 이르게 됐다"라며 "수사기관 수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나 하루 빨리 사업이 정상화 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공사업단은 이와 별개로 오는 19일부터 조합원 대상으로 공기 지연과 공사중단 등 현 상황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공기지연·공사중단으로 인한 입주 일정 변경 내용을 포함해 △사유 및 근거 △예상 문제점 등을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조합에 전달해 조합원 안내를 요청하고 명부 정보 제공도 요청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불가 답변'을 받았다"며 "이에 조합 측에서 해당 설명회 일정이 조합원들에게 안내가 될 진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수요자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분양 연기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실정. 

과연 사실상 '공사 중단' 사태를 바로 앞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향후 어떤 상황에 직면할 지, 혹은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고 사업 정상화를 꾀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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