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동지에서 숙적' 서은숙·장강식…부산 진구청장 맞대결 성사 주목

집행부와 감시기관 '수장'…민주당 출신 4년 내내 불편한 동거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2.04.07 17:15:01

서은숙 부산 진구청장(왼쪽), 장강식 부산 진구의회 의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어디에나 정치적 라이벌은 있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과 장강식 부산진구의회 의장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의 중심 진구청장 자리를 놓고 피할 수 없는 한판이 성사될지에 지역정치권 호사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 사단' 부산 리더 격인 장강식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4일 구청장 출마를 선언하고 일찌감치 선거판에 뛰어 들었다. 양당 합당한 후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된다.

장 예비후보는 출정식에서 서 청장을 겨냥 "여성으로서 섬세함은 있지만 임기 동안 중장기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깎아내리고, "저는 현직의장 경험을 바탕으로 구청의 큰 밑그림을 그려 '부산 1번지' 진구의 명성을 되찾겠다"라고 선공을 폈다. 

두 사람은 민주당 출신으로 과거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한 기수 시차를 두고 나란히 재선 진구 기초의원을 지냈다. 서 청장은 5·6대 구의원을 하고 제39대 부산진구청장 자리에 올랐다. 장 의장은 7·8대 구의원이고 4년째 진구의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같은 여당이지만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부 수장과 예산심의와 삭감하는 감시책임자 관계이다 보니 서로 껄끄러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부산 진구 의전 서열 1, 2위인 둘은 지역행사에 나란히 불려 다니면서 자연스레 경쟁자 관계가 형성됐고, 행정업무 면에서도 서로 스타일이 달라 부딪히면서 잦은 파열음을 내어 왔다. 

한 예로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지난 2020년 4월 집행부가 의회승인 없이 예비비 20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하지만 구매한 마스크 일부를 유통업체의 납기 지연으로 인해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데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의회는 피해액이 3억 정도로 적지 않다고 판단, 진상조사를 위한 '마스크 특위'를 구성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진구는 업체로부터 현물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2기 의장 선출을 높고 자존심 걸린 힘겨루기를 벌였다. 연임 의지가 강했던 장 의장을 민주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서며 막아섰다. 서 청장 입장에서 원활한 행정을 위해 남은 임기 2년은 의회에 발목잡기에서 벗어나 집행부와 합이 맞는 의장이 필요했을 터. 장 의장은 투표에서 야당 국민의힘 의원들 표가 몰리면서 10 대 9로 한 표차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번 일로 '해당 행위자'로 낙인찍혀 민주당에서 방출되는 수모도 겪었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장 의장은 1년여 무소속으로 있다가,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에게 발탁돼 부산공동선대위원장에 중책을 맡고 국민의당으로 옷을 바꿔 입었다. 

서은숙 부산 진구청장(왼쪽), 장강식 부산 진구의회 의장. ⓒ 프라임경제

이번 지선에서 신흥 라이벌 정치인의 맞대결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 청장은 민주당 내 경선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장 예비후보는 험난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서병수·이헌승 국회의원들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재관 전 부산 금정구 부구청장, 김영욱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황규필 전 자유한국당 원내행정국장, 박석동 전 부산시의원 등 쟁쟁한 상대들과 겨뤄야 한다. 

곧 다가올 국민의힘 경선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장악력에 따른 공천지분 영향력과 현역 진구의장 타이틀의 무게와 인지도를 지닌 장 예비후보의 개인기가 빛을 발해야만 자존심을 건 '숙명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