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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개론- 현대건설 각론] '불변의 가치' 압구정 現代에서 '하이엔드' THE H까지

건설 '명가' 국내 최초 단지형 시작으로 현대아파트 브랜드 변천사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4.12 18:53:23

완공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불변의 가치'로 인정받고 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 현대건설


[프라임경제] 건설사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일지라도 변화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국내 산업 기틀을 형성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급변하는 시대에 역행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건설강국을 이끌고 있는 건설사들을 탐방해 '건설사개론' 시리즈를 꾸린다. 이번 회에는 현대건설 주거 브랜드 역사에 대해 살펴본다.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은 창립(1947년) 이후 국내 아파트 시대를 개척한 대한민국 건설 '명가'로 꼽힌다. 1970년까지 현대아파트 1기 통해 국내 최초 '단지형 아파트'를 시작으로 △1980년~2000년 현대아파트 2기 중대형 고급아파트 △2000~2006년 가족중심 아파트를 주도한 현대홈타운까지 국내 주거 문화 역사를 기록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2006년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를 도입한 이후 2012년 브랜드 정교화기를 지나 2019년 리뉴얼까지 거듭하면서 단순 주거공간을 뛰어넘는 '라이프스타일 리더'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역사 속으로 '비운의 브랜드' 현대홈타운과 하이페리온

1990년 이전 아파트 브랜드는 마포아파트 및 서빙고 아파트 등 1960~1970년대 '지역명 아파트'와 압구정 현대아파트로 대표되는 1980~1990년대 '지역명+기업명'이나 '기업명 아파트' 수준에 그쳤다. 

현대건설 역시 1973년부터 1975년까지 건설한 이촌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현대그룹 내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별도 브랜드 없이 '現代'라는 한문 사명을 로고로 사용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아파트 건설사업을 확장한 현대건설은 1994년 이후 타원과 빗금 9개로 이뤄진 자체 로고를 새로 만들었다.

현대건설이 2000년 당시 제시한 가족 중심형 아파트 브랜드 간석동 현대홈타운. © 현대건설


하지만 1998년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이후 동시분양제도 시행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 정부 지속된 대단위 주택공급 정책 탓에 200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아파트 시장은 그야말로 포화 상태. 이처럼 치열해진 시장 경쟁 구도는 결국 브랜드 전쟁을 점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즉 브랜드파워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런 변화에 맞춰 2000년 7월 인천지역 2개 단지를 시작으로 가족 중심형 아파트 브랜드 '현대홈타운(Hometown)'을 제시했다. 이때 모습을 드러낸 간석동 현대홈타운(649세대)과 주안동 현대홈타운(443세대)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최적 입지조건으로 분양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 현대건설 및 블로그 캡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브랜드 '하이페리온(Hyperion)'도 등장했다. 특히 2003년 7월 완공한 목동 현대하이페리온(69층 규모)의 경우 당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대홈타운과 하이페리온은 경쟁사 파상공세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히려 2000년대 직후 발발한 유동성 위기와 워크아웃에 직면하면서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수년간에 걸친 자구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현대건설은 아파트 시장 내 명예회복을 위한 전략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힐스테이트(HILLSTATE)'다.

◆온고와 지신 동시 수용 '라이프스타일 리더'

현대건설은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전략에 있어 현대(現代)아파트 가치 키워드 '전통'과 타깃 인식 키워드 '최고급 가치'를 통해 콘셉트를 도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온고(溫故)와 지신(知新)이라는 상호 충돌 가능성마저 내포된 두 가치를 동시에 수용하기 위해 제안된 방법은 'H엠블럼' 제정"이라며 이는 현대건설 역사와 신뢰, '현대(現代)아파트'에 투영된 자부심과 선망을 오버랩하는 중요한 장치로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출발점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아파트 시장 내 명예회복을 위해 꺼내든 카드가 '라이프스타일 리더' 힐스테이트다. 사진은 동탄 힐스테이트. © 현대건설


고급 주거지를 뜻하는 'Hil'은 H엠블럼과 '주거 이상의 가치를 지닌 역사와 문화가 되는 아파트 명품'이라는 브랜드 콘셉트가 합쳐져 탄생한 키워드다. 이를 중심으로 네이밍 작업에 돌입한 현대건설은 2006년 9월 드디어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발표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힐(HILL)'은 베버리힐즈와 같은 고급 주거단지, '스테이트(STATE)'는 높은 지위와 품격을 뜻한다. 즉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라이프스타일 리더'를 의미한다.

로고는 '현대(HYUNDAI)'와 '힐스테이트(HILLSTATE)' 머리글자 'H'를 상징하며, 메인 색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내는 '와인색(Wine Color)'이다. 

힐스테이트 특징은 지역 경관 특성에 따라 △전원 지역 클래식(classic) 타입 △중간 성격을 띠는 도심 외곽 세미 클래식(semi-classic) 타입 △도심 모던(modern) 타입 등으로 나눠 외관 디자인을 적용한다. 
실제 2006년 5월에 공개된 '첫 번째 힐스테이트'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명품 아파트 면모를 잘 드러냈다. 특히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끈 건 마치 한강을 떠가기라도 하듯 큰 돛을 펼친 요트 형태의 역동적 외관이다. 

한편 기존 엠코타운 브랜드를 사용하던 현대엔지니어링도 2014년부터 사용료를 지급하면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하이엔드 '프레스티지 라이프 위한 단 하나의 이름' 디에이치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2015년 4월 '남다른 삶을 만드는 다른 아파트' 프리미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선보였다. 

이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H엠블럼'을 계승한 동시에 정관사(定冠詞) 'THE'를 통해 완벽한 '프레스티지 라이프(Prestige Life)를 위한 단 하나의 이름'이라는 오리지널리티와 희소성을 표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 강남 지역 등 이른바 '프라임 로케이션(Prime Location)'에 거주하는 고객들이 추구하는 주거에 대한 니즈는 다르다"라며 "디에이치는 차별화된 주거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런 '다름'을 전달하기 위해 탄생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2015년 4월 '남다른 삶을 만드는 다른 아파트' 프리미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선보였다. 사진은 자난해 입주한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 © 현대건설


현대건설에 따르면, 디에이치에는 세 개 이상의 △최대 △최소 △유일 아이템이 적용된다. 같은 디에이치 브랜드 안에서도 각 단지마다 70% 이상 차별화한 디자인과 설계가 사용된다. 

'최초 디에이치 단지'는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로, 일반 분양 당시(2016년) 아파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40㎜ 슬라브를 적용해 입주민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강남 최대(6.6㎡)' 통합 커뮤니티 공간, '강남 최초' 단독형 테라스하우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다. 

본격적인 디에이치 가치가 녹아든 건 2015년 디에이치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한 '디에이치 라클라스(삼호가든 3차 재건축)'다. 

강남 아파트 처음으로 단지 외관을 비정형으로 구현한 동시에 에너지하이세이브시스템(Enregy High Save System)을 적용해 획기적인 관리비 절감을 실현했다. 여기에 폐열환기시스템 HERV(Hyundai Energy Recovery System)와 에너지환경관리시스템 TEEMS(Total Energy & Environment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해 친환경성도 크게 높였다.

현대건설은 '입지'와 단지 '상품성' 등을 고려해 디에이치 브랜드를 선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잇는 '강남 H라인' △여의도·용산·성동을 잇는 '한강변 H라인' △6대 광역시 중 지역별로 가장 우수한 입지를 심사한다. 아울러 상품성에 있어 △브랜드관점 △사업관점 △상품관점 △서비스관점 △시공품질관점 △A/S 및 고객관리관점 △분양관점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디에이치 브랜드 도입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위원회를 통해 엄격한 심의 기준을 계속 적용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디에이치가 가진 희소성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그것에 걸맞은 프리미엄 주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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